기독교 전통의 7대 죄악



 

 

기독교 전통에는 일곱 가지 대죄(大罪)라는 것이 있습니다.
교만, 분노, 나태, 시기, 탐욕, 탐색, 탐식입니다.
일종의 칠거지악(七去之惡)입니다.
"칠거지악"은 한자 뜻 그대로 “제거되어야 할 일곱 가지 악”이란 뜻이지요.
신세대한글학회 회장 류 박사에게 전통적인 용어들을 현대적 감각을 살려 번역해 달라고 했더니 아래와 같이 보내왔습니다.

1.  교만(Superbia, Pride):                           공작새                   “잘난체”

2.  분노(Ira, Wrath):                                    사자                       “죽을래”

3.  나태(Socordia, Sloth):                           달팽이                    “귀찮아”

4. 질투(Invidia, Envy):                                뱀                           “배아파”

5.  탐욕(Avaritia, Greed):                            두꺼비                     “더더더”

6.  탐색(Luxuria, Lust):                               염소                        “밝힘증”

7.  탐식(Gula, Gluttony):                              돼지                       “배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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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오는 '7대 죄악'

- 탐, 탐, 나, 정, 교, 시, 분(탐나 탐정 분교시)

탐식(Gluttony), 탐욕(Greed), 나태(Sloth), 정욕(Lust), 교만(Pride ), 시기(Envy), 분노(Wrath)

 


그리스도교의 윤리관에서 비롯된 이 일곱 가지 죄는 단테의 <신곡>과 밀턴의 <실락원>에도 등장합니다.

중세 사람들은 인간을 영원한 파멸로 이끄는 이런 악덕들 마다 각기 대응하는 동물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탐식은 돼지나 염소,
탐욕은 늑대,
교만은 박쥐나 공작새,
시기는 여우,
나태는 당나귀에 해당합니다.

더욱이 이 시대에는 주요한 고대 서사시의 신과 영웅들이 각각 특정한 윤리적 의미를 내포한다고 보는 알레고리적 해석으로 판이나 디오니소스, 에로스와 같은 신들과 사티로스나, 켄타우로스와 같은 잡종 생물들, 세이렌이나 고르곤 자매들과 같은 괴물들은 인간에게 악영향을 준다고 여겨졌습니다.

 

 

 

LORENZETTI, Ambrogio
Allegory of Bad Government (detail)
1338-40

 

이 일곱가지 죄는 초기 기독교 시대에 그리스의 수도자 에바그리오 도 폰토에 의해 처음 체계화되었다고 합니다.
당시만 해도 여덟 가지였으며 인간이 그르치기 쉬운 부정적 성향들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에바그리오가 꼽은 목록에서 가장 심각한 죄악이 탐식이라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죄악들 모두 우리를 지옥에 떨어뜨릴 수 있는 것들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16세기에 이르러 그레고리우스 교황은 이 목록에 '시기' 를 포함시키고, 기존의 '교만'과 '허영'을 하나로 합쳤습니다.

17세기에 이 목록은 다시 수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리하여 '멜랑콜리' 를 더 이상 죄에 포함시키지 않는 대신 '나태'가 새로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BOSCH, Hieronymus
The Seven Deadly Sins (detail)
c. 1480


◆ 탐식(Gluttony)

탐식은 과다한 식욕으로서 음식에 지나치게 탐닉해 있거나,
육신이 음식에 점령당한 상태를 말합니다.

중세에는 탐식을 5가지 형태로 분류했는데요,

너무 빨리 먹는 탐식(praepropere), 너무 비싼 음식을 먹는 탐식(laute), 너무 많이 먹는 탐식(nimis), 너무 오래 먹는 탐식(ardenter), 너무 거하게 먹는 탐식(studiose) 이 바로 그것입니다.

현대인들은 중세인들보다는 신에서 벗어나 속세의 삶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음식과의 관계에서만큼은 어찌보면 더큰 사회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나 몸매에 대한 우리의 비이성적이고도 열정적인 태도는 '탐식'에 대해 어찌보면 중세인들보다 더 엄격한 심판을 내리고 있는 것같습니다.

 

  

 BRUEGEL, Pieter the Elder
The Land of Cockaigne  1567

농부와 목사, 병사가 나무아래 누워있습니다.
이들은 당시의 사회 계급, 즉 평민 계급과 성직자 계급, 귀족 계급을 나타냅니다.
브뤼겔은 종이 그림에 우의적인 사물들을 등장시키곤 했는데요,
탐식에 빠져 늘어져 있는 사람들 사이로 깨진 달걀, 스스로 접시위에 올라가 있는 칠면조, 옆구리에 칼을 꽂은 채 돌아다니는 돼지가 보입니다.

왼쪽 위에는 지붕이 파이로 뒤덮인 헛간 속에서 한 기사가 입을 벌린 채 자신의 모든 욕망이 채워지기를 기다리며 앉아 있습니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처음 '일곱가지 죄악'을 체계화한 그리스의 수도자 에바그리오는 '탐식'을 가장 심한 죄악으로 꼽았습니다.

당시는 먹을 것이 늘 부족하던 시기였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또한 배가 부르면 게으르고 나태해져 다른 악덕들이 침투하기 쉬운 상태가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겠지요.

 

 MASSYS, Quentin
The Moneylender and his Wife 1514

 

◆ 탐욕(Greed)

 

때로는 욕심으로도 일컬어지는 '탐욕' 은 치사하고 인색한 노랭이 같은 구두쇠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기에 환전상과 고리대금업자는 탐욕의 의인화로 주로 등장하는 인물들이지요.
이들은 테이블에 앉아 금화들을 살펴보며 무척 만족스러워합니다.
손가락으로 그것들을 만지작거리며 그토록 많은 물질적 재산을 소유하고 있음에 대단한 기쁨을 느끼는 것입니다.
들고 있는 저울은 황금이 지닌 선한 가치와 악한 가치의 이중적 성격을 가리킵니다.

  

 

 MASSYS, Quentin
The Moneylender and his Wife (detail) 1514

'소유'와 '탐욕'은 엄연히 다릅니다.

전통적인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탐욕은 물질에 대한 사랑, 즉 소유한 물건을 즐기는 것이라기 보다는 단지 소유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필요하지도 않은 차를 한 대 더 사거나 거실에 좋은 텔레비전을 두고도 안방에 한 대 더 들여놓는 것은 '소유'를 즐기는 것입니다.

또한 탐욕스러워지는 것, 즉 욕심을 부린다는 것은 소유물을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직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소유의 욕망을 품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남이 소유한 물건에 대한 욕망을 말하는 것이죠.

 

 DURER, Albrecht
The Temptation of the Idler; or The Dream of the Doctor  c. 1498

 

 ◆ 나태(Sloth)

 상적으로 나태는 일하기 싫어하거나 능력 발휘를 꺼리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왜 교회가 나태를 '7가지 죄악'의 목록에 집어넣기 위해

그토록 애썼는지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중세의 유럽은 모든 사회가 교회 통치를 받던 시절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들에게 시간을 주었고,

당시 성직자들은 사람들의 이 소중한 시간을

충실한 노동에 바치도록 만들 필요가 있었죠.

바로 교회 성전을 짓는 데 필요한 세금과 노동력을

헌납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성직자들은 조금의 게으름도 엄청난 죄라며

과장하여 표현해야 했습니다.

이들은 게으름에 대해 '정신과 감정,

영혼을 마비시키는 상태'라고 정의를 내렸습니다.

 

 

뒤러의 작품속에는 한 의사가 졸고 있습니다.

나태의 의인화된 모습이죠.

악마는 확성기를 이용하여 게으른 주인공의 귀에

죄스러운 생각들을 밀어 넣고 있습니다.

이는 '나태는 악마의 귀' 라는 중세의 격언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반라의 비너스 여신은 육욕의 상징이며,

여기서는 잠든 이에게 초대의 손길을 내밀며 유혹하고 있습니다.

  

 

 

VERONESE, Paolo
Temptation of St Anthony
1552-53

 

◆ 정욕(Lust)

 

 

왜 성경이 그토록 '정욕의 죄'에 매달리는지를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정욕은 이기심에서 비롯된 죄로서,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자신의 만족만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아침이 되기 전에 잠자리에 은밀히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다시 깨어나죠.

정욕은 음란, 외설, 호색, 음탕함이며 난잡함을 말합니다.

정욕에 대한 종교적 해석은 한마디로 '육체의 성적 욕구'입니다.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대개 바지 속에 감추어진

육체의 일부가 느끼는 욕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순진한 소녀들이나 나이 든 아주머니들이 그렇듯이

선량한 종교는 육체의 일부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도 원치 않습니는다.

 

종교의 눈으로 보았을 때 정욕은 '더러운 마음의 표출' 인 것입니다.

그래서 신부들은 대대로 '정욕의 죄'는

우리를 영원한 지옥의 불구덩이에 빠뜨린다고 설교해 왔습니다.

당시에는 수백 년 동안 지저분한 성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속에서 죽어갔으니...

이해도 할 만합니다. 

 

<성 안토니의 유혹>은 극단으로 검약한 생활을 추구하며

사막에서 수행을 하는 성 안토니의 이야기입니다.

사탄이 그를 타락하게 만들기 위해 아름다운 반라의 아가씨로 변해 찾아와

유혹아였지만 안토니는 육신의 유혹을 물리쳤죠.

그는 수도원을 건립, 수많은 행적을 쌓았고 성인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BRONZINO, Agnolo
Venus, Cupide and the Time (Allegory of Lust)
1540-45

 

 

이탈리아 매너리즘 계열의 화가 브론치노의 유명한 작품입니다.

<시간과 사랑의 알레고리>라는 이름의 이 작품을 보면

야릇한 장면이 묘사되어 있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벌거벗은 어머니 아프로디테가 유혹적인 자태로

아레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큐피트와 함께 있는 모습입니다.

세월은 진실의 도움을 받아 비너스 여신과 큐피트의 근친상간의

 만행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나체로 그려진 육욕은 죄악에 빠지면 정신적 자산과

세속적 자산 모두를 잃게 된다는 교훈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비너스 뒤에 보이는 시기는 천사같은 얼굴에 스핑크스의 몸과 뱀의 꼬리,

좌우가 뒤바뀐 손을 가진 어린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네요.

 

상징과 우의로 가득찬 이 미스테리한 작품은

많은 미술사 학자들의 골머리를 앓게 했습니다.

특히 아프로디테가 에로스에게 축축한 붉은 혀를 내밀어

농도 짙은 키스를 하는 근친상간의 태도는 두고두고 학자들을 괴롭힌 부분입니다.

지금은 육체적 정욕에 대한 경고를 담은 그림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BOSCH, Hieronymus
The Seven Deadly Sins (detail)
c. 1480

 

 

◆ 교만(Pride)

 

중세의 종교적 관점에서 '교만'은 도를 넘어선,  신에 대한 사랑보다도 우위에 서고자 하는 거만함, 무례함을 의미합니다.

오만하고 자만심에 대한 열망이 천사들의 반란을 부추기고  루시퍼의 몰락을 가져왔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교만의 죄는 치명적인 죄악의 목록 중에서도 최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교만한 자는 자신의 재능과 아름다움, 부와 권력, 지식에 대한 우월감으로 남을 깔보거나 불손한 태도를 지닙니다.

보쉬의 그림에서 자만심은 오만하고 부유한 젊은 여성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자만의 도상은 부분적으로 허영의 도상과 겹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궤짝에는 황금과 보석이 담겨있습니다.
자만함에 가득찬 여인은 늑대의 머리와 두꺼비의 발을 가진 악마가 들고 있는 거울을 보고 있습니다.

 

 

BRUEGEL, Pieter the Elder
The Tower of Babel  1563 

사람이 교만하면 낮아지게 되겠고 마음이 겸손하면 영예를 얻으리라" - 잠언 29:23 -

'바벨탑'에 대한 이야기는 인간의 교만함에 대한 신의 경고의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홍수 심판 후 번성해진 노아의 후손들은 동방으로 옮겨 가다가 시날땅에서 마음을 합하여 큰 도시를 이루고 하늘까지 닿는 탑을 쌓아서 '인본주의 사회의 나라'를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신의 심판이 다가올지라도 탑의 꼭대기가 하늘에 닿아 있으면 심판을 면할 수 있을 것이란 교만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결국 바벨탑은 인간 교만의 상징이요, 탐욕의 징표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분노한 신은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였고,  하루아침에 말이 통하지 않게 된 이들은 더 이상  탑을 세울 수 없게 되었던 것입니다.

 

 

 BELLINI, Giovanni
Four Allegories  c. 1490

 

 ◆ 시기(Envy)

 

'시기'의 죄는 대개의 경우 시샘하거나 감탄하는 불만족의 감정으로 묘사됩니다.

이것은 다른 누군가의 소유물이나 업적, 또는 개인적 자질에 대해 시샘하거나

감탄하는 마음에서 생기는 불만이죠.

이런 시기심 때문에 사람들은 결국 남이 가진 것을 손에 넣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시기의 죄를 성경에서는 '비열하고 졸렬한 죄악'이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질투하는 사람들처럼 갈라지고 독이 있는 혓바닥을 지닌 뱀은

질투의 전형적인 상징물입니다.

소라껍질은 시기하는 사람들의 뒤틀리고 현혹하는 행동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DOSSI, Dosso
Anger or the Tussle
1515-16

 

 ◆ 분노(Wrath)

 

'분노'가 무엇인지에 관해 사람들은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분노는 반사적인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는 분노를 불과 연관지어 설명합니다.

연기가 나고, 이글이글 타오르죠. 분노는 사탄과 연관됩니다.

지옥의 불구덩이처럼 분노는 한번 타오르면 모든 것을 태워버릴만큼 강렬합니다. 하지만 분노란 통제된 감정일 뿐 사람의 어깨 위에 앉아

성질만 내는 사탄은 아닙니다.

 

 

'도소 도시'의 작품에서 분노는 두 여인 사이에 벌어진

난투 장면으로 나타납니다. 입가의 거품과 붉게 충혈된 눈, 부어오른 얼굴은

분노의 전형적인 표현이죠. 왼쪽아래의 남자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스스로의 분노를 표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