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踰月節)


유월절(踰月節)


유월절이란 한마디로 ‘재앙이 넘어간다’라는 뜻으로 정의할 수 있다.
영어로는 Passover(패스오버),
히브리어로는 פֶּסַח(페사흐),
헬라어로는 πασχα(파스카)라고 하며 모두 동일한 뜻을 가지고 있다.

출애굽기 12:11
~13

이것이 여호와의 유월절이니라 ∙∙∙
내가 애굽 땅을 칠 때에 그 피가 너희의 거하는 집에 있어서 너희를 위하여 표적이 될지라
내가 피를 볼 때에 너희를 넘어가리니 재앙이 너희에게 내려 멸하지 아니하리라.


유월절이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절기다.
430년 동안 애굽의 종살이를 하며 비참한 삶을 보냈던 이스라엘 백성이 유월절을 통해 ‘해방’의 빛을 보게 되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유월절이란 희망 그 자체이자 구원의 절기인 것이다.

유월절이란 단어는 구약과 신약성경에 수차례 등장한다. 특히 출애굽기 12장 13절에서 “내가 피를 볼 때에 너희를 넘어가리니 재앙이 너희에게 내려 멸하지 아니하리라”고 기록된 말씀을 통해 유월절이 가진 뜻을 이해할 수 있다. 공동번역에는 “내가 (유월절 어린양의) 피를 보면 너희를 넘어가겠다. 내가 이집트를 벌할 때에 너희에게는 아무 해가 미치지 않을 것이다”고 기록되어 있다.


주전 1498년경 애굽 전역에 통곡과 비명소리가 가득했던 날, 오직 유월절을 지킨 이스라엘 백성에게만 무서운 재앙이 넘어갔다. 그날 이스라엘 백성들은 ‘재앙에서 넘김’을 받는 유월절의 참뜻을 체감하며 그 중요성을 마음 깊이 새겼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유월절’을 지키도록 명령하셨다.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은 1년 된 어린양의 고기를 구워먹고 그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발라 유월절을 지켰다. 유월절 어린양의 피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표시였기 때문에 재앙을 내리는 천사들이 보고서 그 집을 넘어간 것이다.

열 번째 재앙이 내리던 날, 애굽의 온 나라는 통곡과 애곡으로 가득했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재앙에서 보호받았고 애굽에서의 완전한 해방을 누릴 수 있었다.

유월절을 통해 여호와 하나님의 권능을 체험한 것이다.
이 역사는 이스라엘이 최초로 지켰던 유월절이었으며, 성경이 증거하는 유월절의 유래가 되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유월절이란 기쁨의 절기이자 희망의 절기인 것이다.

세계 고대역사를 살펴보면, 강국이 약국을 지배하여 포로로 삼은 후 온갖 학대와 노동력을 착취하는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이스라엘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금으로부터 3500년 전 이스라엘은 애굽의 식민지가 되어 무려 430년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박해와 서러움을 당했다.
하나님께서는 고통에 허덕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해방시켜주시기 위해 모세를 택하셨다.
당시 모세의 나이는 80세였다.

모세는 하나님의 명을 받고 애굽 왕 바로에게 이스라엘 백성들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바로는 모세의 요구를 거절했고, 오히려 마음이 강퍅해져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더욱 고된 노동을 시켰다.
이에 진노하신 하나님께서는 애굽에 갖가지 재앙을 내리셨다.

첫 번째 재앙은 모든 물을 피로 변하게 한 재앙이었다.

이어서 개구리, 이, 파리, 가축 돌림병, 악성종기, 우박, 메뚜기, 흑암에 이르기까지 아홉 가지 재앙을 애굽에 내리셨다. 애
굽은 순식간에 사람이 살기 힘든 땅이 되었다.
그러나 바로의 마음은 여전히 강퍅하여 이스라엘의 해방을 허락하지 않았다.

열 번째 재앙이 애굽에 내렸다.

모든 장자들과 가축의 초태생이 일시에 죽음을 당했다.
애굽 왕 바로의 첫째 아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강퍅했던 바로의 마음이 맥없이 무너져내렸다(출애굽기 12:29~30 참조).
하나님의 능력에 놀란 그는 실성한 듯 패물과 의복까지 내어주며 모세에게 애굽을 떠나라고 재촉했다.

신기한 것은 이스라엘 백성만큼은 장자를 멸하는 재앙에서 모두 구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열 번째 재앙이 내리기 전, 특별한 하나님의 명령을 지켰기 때문이다.


유월절과 부활절은 관련이 깊다.

실제로 많은 포털사이트에서는 유월절의 연관 검색어로 ‘부활절’을 추천한다.
많은 교회에서 유월절과 부활절을 구별하지 않는 탓이다.
유월절과 부활절은 정말 같은 절기일까?
성경을 통해 이 두 절기를 어떻게 지키는 것이 옳은지 살펴보자.

유월절과 부활절 예식

유월절 예식

유월절은 성력 1월 14일 저녁에 지킨다.
구약의 유월절에는 양이나 염소를 제물로 드렸다.
예수님께서는 이 유월절을 떡과 포도주로 예배를 드리는 새 언약으로 변역시켜 주셨다.
또한 운명하시기 전날 밤, 유월절 예식을 친히 본보이시며 제자들에게 그대로 지킬 것을 명하셨다.

제자들이 예수의 시키신 대로 하여 유월절을 예비하였더라 …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 이것이 내 몸이니라 하시고 … 잔을 가지사 사례하시고 …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마태복음 26:19~28)

이제는 예수님의 약속을 믿고 유월절의 떡과 포도주에 참예하면 하늘에서 지은 죄를 용서받게 된다.
그래서 제자들은 예수님의 승천 이후에도 새 언약  유월절을 소중히 지켰다.
그뿐 아니라 이 기쁜 소식을 세상에도 부지런히 전파했다(고린도전서 11:23~26).

부활절 예식

유월절과 부활절은 그 날짜부터 다르다.
유월절은 성력 1월 14일이며 그 다음날인 15일은 무교절이다.

그렇다면 부활절은 언제일까?
부활절은 ‘무교절 후 첫 안식일의 다음날’이다.

2021년 유월절
2021년 3월 27일 ~ 4월 4일

2022년 4월15일 - 23일

2023년 4월 5일 ~ 13일

2024년 4월 22일-30일

2025년 4월 12일-20일




흔히 부활절을 ‘춘분 후 첫 만월 뒤의 첫 번째 일요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니케아 공의회에서 황제에 의해 결정된 내용으로 성경과는 거리가 멀다.

부활절에는 축사한 떡을 먹는 의식을 진행한다.
이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에 있었던 사건에서 유래했다.
2천 년 전,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들은 두 제자가 엠마오로 가고 있었다.
그들은 길을 가던 중 예수님을 만났다.
그러나 예수님과 동행하면서도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식사하시는 자리에서 친히 축복하신 떡을 떼어 주셨다.
이 떡을 먹은 제자들은 그제야 눈이 밝아져 예수님을 알아보게 되었다(누가복음 24:13~35).

이후 제자들은 매년 부활절에 모여 떡을 떼며 이날을 기념했다.
부활절에 계란을 먹는 의식 등은 성경에 근거하지 않은 이교의 풍습이다.

우리는 무교절 후에 빌립보에서 배로 떠나 닷새 만에 드로아에 있는 그들에게 가서 이레를 머무니라 안식 후 첫날(일요일)에 우리가 떡을 떼려 하여 모였더니 … (사도행전 20:6~7)

유월절과 부활절의 의미
유월절의 의미

성경에 따르면, 피를 흘리지 않고는 죄를 용서받을 수 없다(히브리서 9:22).
죄 사함에는 희생이 따른다는 이야기다.
모세 시대부터 1,500년 동안은 짐승이 그 역할을 감당했다.
짐승의 피로 죄 사함을 받았던 역사는 장차 예수님께서 희생하실 것에 대한 예언이다.

유월절은 예수님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절기다.
예수님께서는 온 인류를 살리시려 당신의 살과 피를 기꺼이 내어주셨다.
죄 사함의 길인 유월절을 꼭 기억하여 지키는 것은 성도의 당연한 의무이다.

부활절의 의미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인류가 감당해야 할 죗값을 대신 치르셨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로 부활하셔서 인류에게 부활의 소망까지 주셨다(고린도전서 15:20).
부활은 초대교회 성도들이 수모와 핍박을 견딜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었다.

부활절은 사망의 권세를 깨뜨리신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절기다.
우리도 부활절을 기억하여 지키면 부활의 소망을 가지게 된다.

유월절과 부활절은 다른 절기
부활절은 유월절을 대신할 수 없다

‘죽음’과 ‘부활’은 서로 상반된 개념을 지닌 단어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날을 생신으로 대신할 수는 없다.
이 두 날은 서로 구별하여 기념하는 것이 상식이다.
우리 죄로 인해 죽임을 당하신 예수님께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이유로도 부활절은 유월절을 대체할 수 없다.
유월절과 부활절은 각각 다른 예수님의 명령을 담고 있는 절기들이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하나님의 계명을 올바로 지켜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유대인의 유월절

오늘날 유대인의 유월절에도 3,500년 전처럼 어린 양을 잡고 그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바를까. 아니다. AD 70년, 로마에 의해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고 유대인들이 전 세계 각지로 흩어지면서 양을 잡는 풍습은 사라졌다. 대신 가족 단위로 각 가정마다 유월절을 기념하는 음식을 먹도록 바뀌었다. 다만, 일부 사마리아 공동체에서는 그리심(Gerizim)산에서 여전히 양을 잡는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히브리어로 유월절은 페사흐(פֶּסַח)라고 부른다. 페사흐의 또 다른 이름은 ‘무교병의 절기’다. 그래서인지 유대인들은 유월절과 무교절을 하나의 절기로 여긴다.

유월절은 니산월(유대력 1월) 14일 저녁에 시작된다. 이스라엘에 사는 유대인들은 7일, 그 외 디아스포라(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들은 8일간 유월절을 지킨다. 디아스포라 유대인의 유월절이 8일인 이유는, 그들이 정확한 유대력을 알지 못해 니산월 14일을 잘못 계산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탓이다. 유월절 기간의 첫째날과 마지막 날은 신성한 휴식의 날이다.

이 시기에 거의 모든 이스라엘 가게들은 문을 닫는다. 많은 사무실과 사업체는 주로 오전에만 근무한다. 이 기간은 휴교 기간이기 때문에 많은 여행지가 당일 여행을 하는 유대인 가족들로 붐빈다. 대부분의 이스라엘 레스토랑은 평상시 음식을 대신하여 유월절을 위한 코셔(כָּשֵׁר‎, 정결한 음식)를 제공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까지 엄격하게 요구되었던 유월절 엄수는 최근 완화되어, 빵이나 케이크 혹은 파스타를 파는 음식점들도 있다.

유대인의 유월절 준비

하메츠(חָמֵץ) 태우기

유대인의 유월절은 하메츠를 태우는 의식으로부터 시작된다. 하메츠란 일상적인 음식을 가리킨다. 즉 유월절을 앞두고 인공적 또는 자연적으로 발효된 밀, 호밀, 맥아, 보리, 귀리 등으로 만든 음식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다. 이 의식은 유대인들이 애굽을 급히 떠나느라 누룩 넣은 빵을 만들 시간조차 없었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함이다.

누룩을 제거하는 행위는 부정을 제거하고 악을 말살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각 가정에서는 누룩 성분이 든 음식이 집에 남아 있지 않도록 깨끗이 청소한다. 어린이들도 빵 부스러기, 과자 부스러기들을 치운다. 유월절 몇 주 전부터 유월절 정오까지,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은 동네 공터마다 모여서 빵이나 비스킷을 태운다. 절기 기간 동안에 유월절 음식이 아닌 것은 집에 둘 수 없다.

하메츠(일상적인 음식)를 불태우는 유대인들

누룩이 제거되면 유월절에만 사용하는 특별한 접시들과 그릇, 포크, 나이프, 요리 도구들을 창고에서 꺼낸다. 일상에 쓰던 그릇들과 요리 도구들은 모두 자취를 감춘다. 가정에 따라서는 유월절에만 사용하도록 가장 좋은 그릇들을 가보로 남겨 대대로 물려준다.

하메츠를 불태우지 않고 파는 경우도 있다. 랍비들은 멀쩡한 음식을 버리지 않기 위해 새로운 법을 만들었다. 유대인 가정이 이웃의 이방인들에게 하메츠를 팔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 역시 이방인에게 하메츠를 상징적인 가격에 판 적이 있다. 몇 해 전 재무장관 베냐민 네타야후와 최고 랍비 2명의 입회하에, 이스라엘 안의 모든 하메츠를 2만 세겔(약 550만 원)에 팔았다. 이렇게 판 하메츠들은 절기가 끝나면 곧바로 다시 구입할 수 있다.

맛짜(מַצָּה) 만들기

유대인의 유월절, 무교절에는 물과 밀가루로만 만든 맛짜(무교병)를 쓴나물과 함께 먹는다. 맛짜를 만들기 전에는 곡식을 완전히 삶는다. 곡식에서 효모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만든 곡식으로 가루를 내서 물과 함께 반죽한다. 반죽을 불에 넣고 구워 내면 맛짜가 완성된다.

고대의 맛짜는 직경 30센티미터의 원형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길이 25센티미터 정도인 정사각형 모양으로 바뀌었다. 맛짜를 굽는 풍경도 제각각이다. 원래는 성인 남성들이 즐겁게 노래를 부르면서 맛짜를 구웠다. 현대에는 맛짜를 기계로 굽기도 한다. 일부 율법학자들은 기계로 맛짜 굽기를 반대하기도 한다. 일부 정통파 집단에는 1년에 한 번 맛짜 굽는 것 외에는 문을 열지 않는 빵집도 있다.

유대인의 유월절 만찬, 세데르(סֵדֶר)

맛짜를 굽는 유대인 남성. ChameleonsEye / Shutterstock.com

유대인의 유월절 만찬은 히브리어로 세데르(סֵדֶר)라 한다. 세데르는 질서, 장치라는 뜻이다. 그 말대로 유대인들은 유월절 축제를 철저히 지키기 위해 규칙과 관습을 중요시한다.

세데르에 참여하는 이들은 흰색 계열의 옷을 입어야 한다. 또한 유월절 만찬상에는 여섯 가지의 특별한 음식들이 올라온다. 각 음식들은 출애굽 당시의 긴박한 상황과 430년간 종살이하던 애굽에서의 고통을 상기시킨다. 과거 조상들의 고통을 기억하며 현재 누리는 자유의 소중함에 감사하고, 나아가 장차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유대인들은 쓰고 맛없는 거친 음식들을 먹는다.

세데르 음식들

일 년 된 숫양의 고기와 정강이뼈 – 고대의 성전 예배 시 유대인들이 희생 제물로 드린 유월절 양을 나타낸다.

구운 달걀 – 고대의 축제 희생물을 나타내는 것이며 1, 2차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것을 기억하고 애도한다

세 장의 맛초트(맛짜의 복수형) – 출애굽의 긴박성을 상징한다. 또한 유대인의 세 종교적 집단인 제사장, 레위인, 이스라엘인을 나타낸다.

마로르(מָרוֹר‎‎) – 서양 고추냉이처럼 맵고 쓴맛이 나는 허브다. 조상들이 애굽에서 겪은 노예 생활을 상기시킨다. 또한 유대인들이 신앙에 따라 사는 것을 존중받지 못했던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하로셋(חֲרֽוֹסֶת‎) – 사과, 호두, 잣 등을 으깬 것에 꿀, 포도주를 붓고 계피 등을 섞어 만든 일종의 잼. 유대인들이 애굽인을 위해 빚었던 회반죽을 나타낸다. 앞서 소개한 마로르를 찍어 먹는다. 잼은 단 맛을 내므로 한편으로는 자유의 달콤함을 의미한다.

카르파스(כַּרְפַּס‎‎) – 보통 파슬리나 샐러리 또는 양상추를 가리킨다. 애굽에서 포로 생활을 할 때의 빈약한 식단을 나타낸다.

소금과 소금물 – 카르파스 조각을 담가 먹기 위해 준비한다. 노예로 지배를 받을 때 유대인들이 흘렸던 눈물을 나타낸다.

세데르 음식들

유월절 만찬은 율법서인 하가다(הַגָּדָה)에 적힌 단계별로 진행한다. 위의 음식 가운데 구운 달걀, 마로르, 하로셋, 카르파스, 소금물은 성경에 등장하지 않는다. 탈무드에 기록된 유대인의 전승이다. 음식을 먹을 때는 비스듬히 기대어 먹는다. 이 자세는 더 이상 노예가 아니라 자유인임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무교병과 쓴 나물은 유월절 양의 고기를 먹기 전에 먹는다. 딱딱한 무교병과 쓴 나물은 아주 곤혹스러운 맛이다. 그러나 이 경험이 과거 못 먹고 못 살았던 쓰디쓴 노예 생활을 잊지 않게끔 한다.

그 외의 준비물

페사흐 하가다(Pesach Haggadah) – 유월절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담고있는 율법서

시편이 들어있는 성경책

찬송가나 페사흐 노래집

포도주와 포도주 잔

축제용 촛대

꽃과 꽃병

손 씻을 물과 물잔

출애굽 그림이 그려진 어린이용 색칠하기 책

크레용이나 색연필

유대인의 유월절 만찬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유대인의 유월절 만찬(페사흐 세데르)는 각 가정의 가장이 주관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순서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출애굽 사건을 재연하는 시간이다. 성경에는 총 네 번에 걸쳐 반드시 자녀에게 출애굽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후에 너희 자녀가 묻기를 이 예식이 무슨 뜻이냐 하거든 너희는 이르기를 이는 여호와의 유월절 제사라 (출애굽기 12:26~27)

너는 그 날에 네 아들에게 뵈어 이르기를 이 예식은 내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여호와께서 나를 위하여 행하신 일을 인함이라 하고 (출애굽기 13:8)

장래에 네 아들이 네게 묻기를 이것이 어찜이냐 하거든 너는 그에게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그 손의 권능으로 우리를 애굽에서 곧 종이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내실새 (출애굽기 13:14)

후일에 네 아들이 네게 묻기를 우리 하나님 여호와의 명하신 증거와 말씀과 규례와 법도가 무슨 뜻이뇨 하거든 (신명기 6:20)

전통에 따라 가장 어린 자녀에게 네 개의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들은 이스라엘의 과거를 기억하도록 고안되었다. 이를 통해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계승한다.

왜 이 밤에 우리는 맛짜를 먹습니까?

왜 이 밤에 우리는 쓴 나물을 먹습니까?

왜 우리는 이 밤에 파슬리를 소금물에 두 번 찍어 먹습니까? 또 쓴 나물을 왜 하로셋에 찍어 먹습니까?

왜 우리는 유월절 음식을 비스듬히 기대어 먹습니까?

이 질문들에 아버지들은 선조들이 애굽에서 겪었던 노예 생활을 시작으로 답변한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행하신 기적들과 이스라엘 민족이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과정 또한 질문 순서에 따라 하가다를 읽음으로 답한다.

유월절을 지키는 유대인 가정. ChameleonsEye / Shutterstock.com

3,500년 전의 출애굽 사건은 유월절 만찬을 지키는 유대인들에 의해 해마다 재연되고 있다. 그들은 고통스러웠던 조상들의 과거를 잊지 않고 그 날을 기억하고 있다. 더욱이 자녀들에게 적극적으로 전승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온 인류에게 평화와 자유를 가져다 줄 메시아가 올 때까지 유월절을 지키려 할 것이다.



유월절. 이스라엘 민족에게 중대한 규례이자 영원한 절기다. 하나님께서 최초로 유월절을 제정해주실 때 “영원한 규례로 대대히 지켜야 하는 절기”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에서 해방되기 직전부터 약속의 땅 가나안에 도착하기까지 세 번의 유월절을 지킨 역사가 있다.

첫 번째 유월절 지킨 이스라엘 백성들

지금으로부터 3500년 전,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1월 14일 저녁에 유월절을 지켰다. 집집마다 어린양의 피를 문지방에 바르고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쥔 채 서둘러 고기를 불에 구워 먹었다.

여호와의 유월절 제사라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을 치실 때에 애굽에 있는 이스라엘 자손의 집을 넘으사 우리의 집을 구원하셨느니라 하라 하매 백성이 머리 숙여 경배하니라 (출애굽기 12:27)

유월절 밤, 이스라엘 백성은 장자를 멸하는 재앙에서 보호하심을 얻었다. 반면 유월절을 지키지 않은 애굽의 모든 장자들은 죽음을 당했다. 심지어 애굽 소유의 가축의 첫 새끼까지 죽음을 당했다. 하나님의 권능에 놀란 애굽 왕은 그제야 모세의 요구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해방시켜주었다. 패물과 의복까지 내어주면서 애굽을 떠나라고 재촉했다. 단 한 명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희생 없이 절대권력자의 무릎을 끓게 만든 역사였다.

두 번째 유월절 지킨 이스라엘 백성들

니콜라 푸생 作 홍해 건너기

애굽을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 앞에는 광활한 바다가 가로막고 있었다. 최대 수심이 3,040m에 달하는 홍해바다가 떡하니 이스라엘 백성 앞에 펼쳐진 것이다. 다행히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홍해바다가 양쪽으로 갈라지는 기적을 체험했고, 깊은 바다 한가운데를 안전하게 건널 수 있었다.

애굽 땅에서 나온 다음 해 정월에 여호와께서 시내 광야에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스라엘 자손으로 유월절을 그 정기에 지키게 하라 ··· 정월 십사일 해 질 때에 시내 광야에서 유월절을 지켰으되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것을 다 좇아 행하였더라 (민수기 9:1~5)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떠나온 지 2년째 되는 해, 그들은 시내 광야에 도착했다. 1월 14일이 다가오자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불러 유월절 지킬 것을 당부하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명하신 대로 1월 14일 저녁에 시내광야에서 유월절을 지켰다. 유월절을 지킨 이스라엘 백성들은 정결함과 죄 사함을 받을 수 있었다(역대하 30:17~18 참조).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들과 하나님 사이에 무척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유월절을 영원한 규례로 명하시고 출애굽 이듬해에도 지키라고 거듭 말씀하신 것이다.

세 번째 유월절 지킨 이스라엘 백성들

니콜라 푸생 作 가나안의 포도

40년 동안의 광야생활을 이어갔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리고 평야에서 세 번째 유월절을 지켰다. 가나안 입성을 코앞에 두고 지킨 유월절이었다.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너는 부싯돌로 칼을 만들어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다시 할례를 행하라 ··· 이스라엘 자손들이 길갈에 진 쳤고 그 달 십사일 저녁에는 여리고 평지에서 유월절을 지켰고 ··· 그 해에 가나안 땅의 열매를 먹었더라 (여호수아 5:2~12)

할례를 행하라는 의미는 유월절을 지키라는 의미와 상통된다. 유월절은 할례를 행하지 않고서는 지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출애굽기 12:48 참조). 이스라엘 백성들 중 광야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할례를 받지 못했다. 이는 곧 유월절을 지키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유월절을 지키기에 앞서 할례부터 행하라고 명하셨던 것이다.

하나님의 명령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리고 평야의 ‘길갈’이라는 곳에서 유월절을 지켰다. 그리고 다음날 드디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 가나안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에 도착하기까지 세 번의 유월절을 지킨 역사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