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프롤로그
제1장 의학으로 증명하는 플러스 발상의 효과
제2장 근육이 붙으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
제3장 항상 뇌를 젊게 보존하는 식생활
제4장 뇌가 젊으면 125살까지 살 수 있다
머리말
현재 우리 의사들이 의료 활동을 통해서 실제로 고칠 수 있는 병은 전체의 약 20%에 지나지 않으며, 나머지 80%는
의료비만 물쓰듯 낭비하고 있는 실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의료비는 머지않아 200조원을
상회하게 될 것이며, 2010년에는 700조원에 달할 것이라 예상된다. 그 중 80%가 잘못 쓰인다면 이 얼마나 무의미한
낭비란 말인가.
의료 행위란 도대체 무엇인가? 나는 어려서부터 동양의학과 접해왔으며 성장해서는 서양의학을 공부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은 전혀 다른 분야이며 서로 상반되는 존재로 인식되어 왔으나, 뇌 생리학이나 분자생리학의 발달에 힘입어 이제
현대의학의 과학적인 방식으로 동양의학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동양의학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침술이 뇌에서 마약 모르핀과 비슷한 형태의 호르몬을 분비하게 만드는 의술의 하나라는 사실이
현대 과학에 의해 밝혀진 것이 좋은 사례이다 (뇌에서 분비하는 이 호르몬이야말로 이 책의 주제라 할 수 있는데, 나는 이
호르몬을 ‘뇌내 모르핀’이라 명명하겠다). 뿐만 아니라 분자 생리학 분야에서는 기공이나 명상과 같은 동양고유의 건강법이 호르몬
분비를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을 증명하여 현대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처럼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이 결합하여 의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자, 지금까지 병을 치료하는 데 초점을 맞추던 의사들 역시
환자들이 병에 걸리기 전, 즉 ‘미병’의 단계에서 병을 미연에 방지하여 건강과 장수를 유지하게 하는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정말 바람직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나 또한 병원을 경영하고 있는데, 내가 설정한 궁극의 목표 역시 ‘병을 미리 예방하는 의술 행위’이다. 병을 미연에
방지하면 의료비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며, 병원에서 산더미처럼 약을 받아오는 일도 사라질 것이다. 동양의학에 ‘의사는 자신을
찾아온 환자에게 두 손 모아 사죄하라’는 말이 있다. 건강한 사람을 병들게 방치한 것 자체가 의사의 책임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이런 정신에 비추어 볼 때, 의사가 거만한 자세로 환자를 진단하는 태도는 현재의 의료가 뭔가 크게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양의학이 발달함에 따라 새로운 약이나 치료법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으나, 그로 인해 파생되는 부작용 역시 커다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본래 인간은 자신의 체내에 모든 질환에 대한 방어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이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면 암이나
심장병 또는 뇌혈관 장해 등의 질병은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이 이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대체로 평소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식생활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른 식생활을 하면서 호르몬이나 면역체를 효과적으로 조절한다면 우리 인간은 의약품 등의 인공적 물질에
의존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인간의 건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은 뇌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을 잘 활용하면 우리는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나는 바로 이것을 이 책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동양의학에 뿌리를 두고 서양의학의 과학적인 방식에 근거하여 인간의
건강과 장수, 행복한 삶, 나아가 인류의 존재 목적까지 새로운 시각에서 규명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의료를 사상 혁명으로 유도해
가려는 목적을 갖는 것이다.
고령화 추세가 날로 심화되어 가고 스트레스가 곳곳에 널려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인류가 건강하고 바람직하게 삶을 살아가는 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덧붙여 이 책을 쓰는 데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특히 나의 삶의
태도나 인생관 교정에 큰 도움을 준 후나이 종합 연구소의 후나이 회장을 비롯하여 출판사 임직원 일동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저자 씀.
프롤로그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접점에서 치료한다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의학
내가 의사가 된 동기는 일조의 아쉬움 때문이었다. 나는 대대로 동양의학을 가업으로 하는 가정에서 태어나, 네 살 때부터
할아버지에게 침구, 지압술을 배웠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나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 결과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가문의 비법을
전수받아 여덟 살 때 침술사 자격을 획득하게 되었다. 그 후 나는 할아버지가 환자를 치료할 때 보조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는데,
그 경험은 나로 하여금 동양의학이 인간의 병을 치료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서 서양의학을 많이 접하게 되었고, 서양의학이 아주 논리적이고 이해하기 쉽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서양의학은 기본적으로 ‘병리학’이므로 병의 원인과 치료 방법은 물론 치료 과정까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 있다. 게다가 X-레이를
찍거나 기타 검사 방식을 통해 데이터를 뽑아서 정확한 수치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동양의학과 달리 대단한 설득력을 갖는다.
반면에 동양의학은 허와 실, 음과 양이라는 말로 설명하는 탓에 왠지 모르게 고리타분하고 진부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뭔가
철학적인 냄새까지 풍겨 일반인은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성인 병이나 피로성 어깨결림,
요통 등은 동양의학이 단연 우세한 효능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다. 나로선 정말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었다. 동양의학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효능을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설명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 문제가 나에게 늘
무거운 과제처럼 남아 있었다. 그래서 결국 동경대 의학과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고, 그 후 서양의학이라는 과학적인 표현 방식으로
동양의학을 설명해내는 방법에 관해 오랫동안 모색하게 되었다.
서양의학을 공부하면 할수록 나는 동양의학의 효능에 관해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의학부를 졸업하자마자
병원을 만들어서 내가 생각하는 의술을 실천에 옮기고자 했다. 그러나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면 안 되니까 단념하라는 선배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개업의로서의 경험이나 병원 경영의 노하우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커다란 장애
요인이었다. 좀더 경험을 쌓아 훌륭한 의사로 인정받은 후에 해도 늦지 않다는 선배의 충고에 따라 나는 몇몇 병원에서 소화기
계통의 외과의로 수업을 쌓은 후에 드디어 내 병원을 개업하게 되었다. 그때가 8년전으로 ‘전원도시 후생병원’이 바로 그
병원이다. 현재 이 병원은 입원실 260개실에 내과, 외과, 소아과를 갖춘 종합병원이다.
동양의학에 ‘미병’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병이 나기 일보직전의 상태를 말하는데, 이러한 상태에 있는 사람을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 동양의학의 목표이며 동시에 우리 병원의 목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날의 병원은 병에 걸리지 않으면
진료조차 해주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병은 미연의 방지하는 것인데도 거의 모든 병원이 이 사실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결혼을 앞둔 28세의 남성이 우리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103킬로그램의 비만 체질인 이 남성은 약혼녀에게 ‘너무
뚱뚱해서 싫다’라는 말을 듣고 그저 단순히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입원하게 되었다. 환자도 아닌 사람이 입원하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을 궁극의 목표로 세운 나는 그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는 입원
후, 40일에 걸친 치료를 통해 약 15킬로그램을 빼고 80킬로그램 정도의 체중으로 퇴원할 수 있었다.
살이 빠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본인은 물론 약혼자도 크게 기뻐했다. 물론 체중이 줄어들었다는 건 아주 만족할 일이다.
그러나 본인에게 얘기하지 않았지만, 그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비만 상태가 지나쳐 대단히 위험한 발병 상태에 놓여 있었다.
간 기능이 나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다. 중성 지방도 과대한 상태였다. 간염,만성췌장염,고 콜레스테롤혈중,고 지혈증 등
그럴싸한 병명을 얼마든지 붙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처럼 위험한 상태가 다이어트 입원 중에 모두 정상으로 회복된 것이다. 본인은 자신이 그렇게 위험한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도, 완전히 치료받아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사실도 모르는 채 단지 살이 빠졌다는 결과만 만족스러워하며 퇴원했다. 이것은
내가 이상으로 삼는 의료의 한 단면이다. ‘미병’ 상태에 있는 사람을 병에 걸리지 않는 정상인 상태로 되돌려 퇴원시키는 것이
내가 의사로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이기 때문이다.
뇌에서 모르핀을 분비시키자
도대체 우리 병원에서 이 남자를 어떻게 치료했길래 이러한 결과를 얻었는지 몹시 궁금하게 여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나는 이 사람에게 ‘식사’와 ‘운동’ 그리고 ‘명상’이라는 세 가지 치료 방식을 제시했다. 식사는
고단백·저칼로리에 초점을 맞추고, 운동은 근육을 붙이고 지방을 없애는 데 주력했으며, 명상은 플러스 발상을 생활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플러스 발상이란 모든 것을 긍정적·발전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데, 처음부터 본격적인 명상에 들어가는 것은
무리이므로 우선 명상실 에 차분히 앉아서 플러스 발상을 하도록 만들면서 뇌파를 측정한 것이다. 여기서 덧붙여 동양의학의 지압법을
응용한 메디컬 마사지를 적절히 사용했다.
나는 위와 같은 방법만으로도 성인병 발병 위기에 있는 사람을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 불면과 환청,
우울증으로 정신병에 걸리기 일보직전에 있던 58세의 한 여성도 거의 같은 치료법으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간 기능 장해가
있던 46세의 여성은 비만체질이 아닌데도 고혈압과 지방간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근육질이 없고 지방만 많은 야윈
체형이었으나, 이 여성 역시 4주간의 통원 치료를 통해 지방간과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 상태로 되돌릴 수 있었다.
당뇨병과 고혈압 증상으로 입원한 63세 남성은 의식까지 몽롱한 상태였다. 처음에는 하는 수 없이 인슐린을 사용했으나, 곧
약으로 바꾸었으며 이제 둘 다 사용하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로 회복했다. 이 환자 역시 앞에서 말한 똑같은 방법으로 치료했다.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치료 사례에는 공통적인 비밀 하나가 있다.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한 ‘뇌내 모르핀’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의 뇌는 모르핀과 비슷한 물질을 분비하는데, 이것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 뿐만 아니라 노화를 방지하고 자연
치유력을 높여 주는 아주 뛰어난 약리 효과를 갖고 있다. 나는 이것을 ‘뇌내 모르핀’이라 부르고 있는데, 이 호르몬을 계속
분비시키면 그 효과가 뇌뿐만 아니라 몸 전체에 확산되어 신체의 여러 기관을 건강하게 만든다. 즉 우리 인간은 그 어떤 약보다
우수한 제약 공장을 몸 속에 지니고 있으며, 나는 바로 이 제약 공장을 철저하게 이용하려 한 것이다.
뇌내 모르핀의 존재는 이전부터 알려져 왔으나, 진통 효과 이외의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생각되어 오랫동안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이에 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여 굉장한 효력이 감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밝히게 되었다. 인간은
화를 내거나 강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강력한 혈압 상승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 물질)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 이 물질은 호르몬의 일종으로 대단히 극렬한 독성을 갖고 있다. 자연계에 있는 독으로는 뱀
다음으로 그 독성이 강하다고 한다. 물론 뇌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은 극히 소량에 지나지 않지만, 항상 화를 내거나 스트레스를
자주 받으면 이 호르몬의 독성 때문에 노화가 촉진되어 오래 살수 없다.
우리 병원을 찾아온 환자는 물론, 인간이 질병에 걸리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뇌에서 분비하는 노르아드레날린 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이 물질은 우리 인간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뇌는 β-엔돌핀(β-endorphin)이라는 호르몬도 분비한다. 이 호르몬은 뇌에서 분비하는 호르몬 가운데 가장
긍정적인 효력을 발휘하는 물질인데, 현대 과학이 밝힌 바에 의하면 노르아드레날린과 β-엔돌핀은 아주 기묘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한다. 다른 사람에게 어떤 말을 듣고 ‘기분이 나쁘다’고 생각하면 뇌는 독성이 있는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하지만 ‘기분이
좋다’고 생각하면 β-엔돌핀을 분비한다.
뇌에서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β-엔돌핀을 분비하는 것이 좋은지는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아무리 불쾌한 일을 겪더라도 사태를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뇌는 신체에 이로운 호르몬을 분비한다. 그러나 반대로
아무리 행복한 환경에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화를 내거나 누군가를 증오하는 불쾌한 감정을 가지면 몸에 해로운 물질을 분비한다.
따라서 모든 것을 플러스 발상으로 받아들여 늘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항상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면서 질병 없이 편안하게
일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담배도 ‘건강에 나쁜데……’ 라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피우면 좋지 않지만,담배를 즐기는 사람이
작업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며 ‘아 – 좋다’라는 기분으로 피우면 뇌내 모르핀이 분비된다. 인간은 대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성관계를 할 때 쾌감을 느낀다. 어떤 일이든 마음가짐 하나에 따라 몸이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뇌내 모르핀은 성인병도 막아준다
뇌내 모르핀은 뛰어난 효능을 많이 가지고 있다. 특히, 앞에서 언급한 β-엔돌핀은 면역력을 높여 효과가 뛰어나다.
세균에 의해 감염된 질병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은 아무리 마음가짐으로 노력한다 해도 소용없으리라 생각할지 모르나, 뇌내
모르핀은 면역 세포를 강하게 만들기 때문에 심지어 에이즈와 같은 병에도 강한 저항력을 발휘하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에이즈라는
병은 감염자와 접촉해도 어떤 사람은 감염되고 어떤 사람은 감염되지 않는다. 또한 감염 초기에 의사를 찾아가서 호들갑을 떨어도
흐지부지한 치료를 받아 결국 죽음에 이르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각오를 단단히 굳히고 명상이나 기공에 열중하여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발병되지 않고 감염 초기 상태를 유지 하는 경우도 있다. 후자는 뇌내 모르핀에 의한 면역력 향상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에이즈라는 병은 누구나 걸리는 병이라고 할 수 없으나, 혈관이나 심장 계열의 질환은 성인병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사람이
질병에 걸릴 위험을 안고 있다. 하지만 뇌에서 분비하는 뇌내 모르핀은 이 같은 성인병에도 경이적인 플러스 효과를 발휘해 준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스트레스가 곳곳에 널려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강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뇌는 앞에서 말한
아드레날린(adrenalin/ 척추동물의 부신 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교감신경 흥분제.혈관 수축제.혈압 상승제 따위로 작용)
계열의 독성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호르몬은 적정량이 분비되면 신체에 긴장과 활기를 주어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과잉 분비되면
혈관을 수축시킨다. 혈관이 수축되면 혈압이 오르고 혈액 흐름에 장해가 일어난다. 뇌에 있는 굵은 혈관이 막히면
뇌경색(cerebralinfarct/뇌의 동맥이나 정맥의 폐색으로 인해 허혈성 괴사가 일어나는 현상)을, 가는 혈관이 막히면
기억 상실 및 치매 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뇌내 모르핀은 수축된 혈관을 원상태로 되돌리고 혈액의 흐름을 순조롭게
도와주는 작용을 한다. 성인병 발병은 대부분 혈관이 막히는 데서 시작하는데, 뇌내 모르핀은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작용을 하므로 결국 성인병을 예방 혹은 치유하는 효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또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악성 산소 중에 활성 산소라는 것이 있다. 활성 산소 가운데는 우리가 호흡한 산소가 그렇게
바뀌는 경우도 있고, 자연계에 그대로 산재해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체내에 들어가서 노화 물질을 만들거나 유전자를
해치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최대의 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활성 산소는 달리기를 하는 등 인체가
에너지를 사용할 때 반드시 분비되어 나오기 때문에, 인체에는 산소독(활성 산소)을 중화시키는 기능이 갖추어져
있다. SOD 효소(supe-roxide dismutase/ 유해 산소 중화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가 바로 활성 산소 중화에
관여하는 물질이며 이것은 인체 내에서 합성된다. 따라서 활성 산소가 발생한다 해도 그것을 중화시킬 만한 SOD가 만들어지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뇌 운동이 저하되면 SOD를 생성하는 능력도 저하된다 따라서 해로운 활성 산소가 점차
확산되어 노화와 성인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노르아드레날린과 같은 아드레날린 계열의 호르몬의 분비는 활성 산소의 발생을 촉진시키므로 가급적이면 이런 물질이
분비되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 뇌를 젊게 유지하는 관건이 된다. 뇌세포가 젊으면 활성 산소의 해악 역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그런데 뇌세포의 젊음을 유지시키는 물질이 바로 뇌내 모르핀이므로 늘 이 뇌내 모르핀을 분비할 수
생활 방식, 즉 플러스 발상을 한다면 우리 인간은 노화와 질병이라는 인류 최대의 적을 물리칠 수 있게 될 것이다.
덧붙여 기억력을 향상시키거나 인간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것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인내력 및 창조적 사고 역시
뇌내 모르핀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인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는 그 사람이 분비하는 뇌내 모르핀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나는 자신의 체험에 근거하여
뇌내 모르핀이 가지고 있는 여러 기지 효능과 뇌내 모르핀을 효율적으로 분비시키는 방법 등을 이 책에서 정리하고자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모르핀은 일종의 마약으로 독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뇌내 모르핀은 독성이 없다. 반면에 효력은
마약 모르핀의 5-6배나 된다. 개중에는 법을 어기고 폐인이 될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마약 모르핀에 손을 대는 사람이 있는데, 그
이유는 기분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물주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충분한 쾌락을 즐길 수 있도록
우리 인간에게 뇌내 모르핀이라는 선물을 주셨다. 조물주는 이 선물을 통해 우리 인간에게 ‘인생을 유쾌하게 살아라. 유쾌하게
살면 병에 걸리지 않으며,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 준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조물주가 내려 주신
최대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이제부터 조물주가 내려 주신 최대의 선물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겠다.
제1장 의학으로 증명하는 플러스 발상의 효과
마이너스 발상은 왜 병이 되는가
최근 플러스 발상법이나 긍정적 발상 등의 개념이 많이 논의되고 있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수용하면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다’.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 결과도 좋다’는 정도의 의미로 사회 일반에서 이해되고 있는 것
같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의학계에도 널리 퍼지고 있다. 육체와 마음은 늘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은
추상적인 관념 상태에서 그치지 않고 반드시 구체적인 물질로 변화되어 ‘육체에 작용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남에게 어떤 말을
듣고 ‘기분이 나쁘다’고 생각하면 체내에서는 노화를 촉진하고 암을 유발시키는 물질이 생성된다. 반대로 ‘고맙다’고 생각하면
젊음을 유지하고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물질이 만들어진다.
인간의 체내에서 이러한 메커니즘(mechanism)이 작용한다는 사실은 의학적으로 이미 충분히 밝혀졌다. 따라서 무엇이든
플러스 발상을 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면역성이 강하여 좀처럼 병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늘 마이너스 발상만 하는 사람은
한심스러울 정도로 쉽게 병에 걸리고 만다. 똑같은 라이프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생기 있고 건강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늘
기운이 없고 병약한 사람이 있다.
이같이 차이는 모두 다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게
생성되는 체내 물질이란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호르몬으로 알려진 물질이 바로 그것인데 이 가운데에서 마음가짐에 따라 좌우되는
주요 호르몬으로는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 그리고 β-엔돌핀 등을 들 수 있다.
인간이 화를 내거나 긴장하면 뇌에서는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공포감을 느끼면 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호르몬이란
세포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물질이다. 다시 말해 이것은 뇌에서 내린 지령을 세포에 전달하는 물질이다. 분노라는 정보가
전달되면 육체는 경계 상태에 들어가 매우 활동적인 상태가 된다.
이렇게만 작용한다면 살아가는 데 별 지장이 없을 터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불행하게도 이 물질은
대단한 독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화를 자주 내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그로 인해 발생되는 노르아드레날린의 독성으로 인해
병에 걸리거나 노화가 촉진되어 그만큼 빨리 죽게 된다. 반대로 늘 미소를 띤 얼굴로 사물을 바라보며 긍정적인 쪽으로
생각한다면 뇌 안에서는 뇌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육체를 이롭게 만드는 유익한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들 호르몬은 인체를 젊게 만들 뿐
아니라 암세포를 파괴하고 인간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따라서 인생을 즐겁고 건강하게 그리고 암이나 성인병에도 걸리지 않고
장수하기를 바란다면 뇌에서 좋은 호르몬을 많이 분비하는 삶의 내용을 꾸려나가야 할 것이다.
사람에게 유익한 이 호르몬이 바로 내가 말하는 ‘뇌내 모르핀’인데, 이런 명칭을 붙인 이유는 물질의 구조식이 마약
모르핀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쾌감을 주는 호르몬은 약 20종 정도가 알려져 있는데, 그 작용이나 강약의 차이는
있으나 약리 작용은 거의 같다. 우리 인간은 나쁜 것을 생각하고 실제로 그것을 행동에 옮기는 경우가 많다. 가령 ‘다른
사람을 곤경에 빠뜨려서라도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래서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하자. 또는 지위나
명예를 얻었다고 하자. 그러한 소망을 실현하면 그 사람은 큰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행복을 느끼고 기쁨을 맛보면 뇌에서는 몸에
이로운 호르몬이 분비된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그러한 기쁨은 오래 가지 않는다. 반드시 어디선가 이상하게 꼬이게 된다.
이웃이나 사회에 해를 끼치거나 남에게 원망을 사는 행동을 하면 무슨 까닭인지 잘 알 수 없으나, 뇌는 그 사람을 서서히
멸망의 방향으로 유도해 간다. 나는 이것을 조물주가 바람직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남고 그것에 역행하는 사람은 소멸되는
메커니즘을 만들어 유전자라는 형태로 인간의 몸 안에 심어놓았기 때문이라 해석하고 싶다. 사실 뇌 속에는 선조의 선행이나 악행에
관한 기억까지 모두 입력되어 대대손손 누적된다. 따라서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일는지도
모르겠다.
일벌레가 일찍 죽는 이유는?
인류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갖가지 종교나 철학사상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자연계를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와 ‘공생’하자는 사고를 가진 사람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미래 사회를 생각할 때 이것은 매우 발전적이고 바람직한 경향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의사로서 새로운 사회를 위해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웃이나 사회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뇌는 그 인간을 멸망으로 유도해 가기 때문이다.
내가 존경하는 EM (electorn microscope/ 전자 현미경) 발견자인 후나이 사치오 씨는 ‘우주 전체에
창조주의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 고 말하고 있는데, 나는 그 의지가 유전자라는 형태로 우리 몸 안에 새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창조주의 의지에 합당한 사람은 살아남고 합당하지 않은 자는 소멸하는 메커니즘이 인간의 몸 안에 장치되어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인간이 의욕적으로 일을 할 때는 뇌가 매우 활성화되어 도파민(dopamine / norpinephcine합성의
중간 단계로 중추 신경에서 신경전달 물질의 기능을 한다)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도파민이라는 물질은 인간에게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호르몬이지만, 분비가 과다할 경우는 에너지가 필요 이상으로 소비되어 그만큼 일찍 죽게 된다. 죽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신분열증이나 간질병 같은 증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다. 반면에 이 호르몬이 적게 분비되면 파킨슨병(parkinsonism
/운동기능 감소증.전진.근육 경직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나 치매 현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지만 과다한 분비 역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옛날부터 천재로 일컬어 오던 사람이 일찍 사망하거나 뇌 질환 계통의 병에 많이 걸렸던 이유도 도파민 과잉 분비와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이나 실적을 쭉쭉 올리는 사업가 가운데에서도 도파민 분비 과잉 현상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 사업에 성공하려면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경쟁에서 이기려면 투쟁심에 불타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악착스럽게
일해서 성공한다 해도 뇌내 모르핀을 잘 활용하지 못해 일찍 죽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치계나 경제계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둔 유능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일찍 죽는 사람 역시 뇌 분비 호르몬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투쟁
호르몬의 과잉 분비가 명을 재촉한 것이다. 그러나 남보다 뛰어난 능력을 키워 큰일을 하려면 거기에 상응하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에너지가 부족하면 큰일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에너지 출력을 너무 높이면 질병이나 단명이 찾아온다. 이것은 극히
이율배반적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차차 밝히겠지만,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굉장한 비법이 있다. 뇌내 모르핀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바로 그 비법이다. 도파민을 많이 분비하면 에너지가 소멸되어 녹초가 된다. 하지만 이럴 때 뇌내 모르핀을 분비시키면, 적은
양의 도파민으로 10-20배나 되는 양의 도파민이 분비된 것과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뇌내 모르핀은 지렛대의 원리와
비슷한 에너지 증폭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한 의욕을 가지고 있다 해도 도파민을 과다 분비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도파민이나 노르아드레날린은 활성 산소를 대량으로 방출시키는 특징이 있다. 반면에 뇌내 모르핀은 몸에 해로운 활성
산소를 방출하지 않기 때문에 소량의 도파민에 뇌내 모르핀을 결합시키면 별다른 부작용 없이 그 효과를 증폭시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이상적인 뇌 활용법이라 할 수 있다
옛 부터 이름있는 고승들은 높은 식견으로 세상을 관망하고 사람을 감화시키는 힘을 갖고 있었으며 통계적으로 볼 때 질병 없이
장수했다. 득도한 고승들이 대부분 질병 없이 장수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들이 질병에 강한 면역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 이들의 생활 방식이나 사고방식을 가만히 살펴보면 결국 뇌내 모르핀을 유용하게 활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악성 에이즈에 감염되더라도 보통 사람처럼 쉽게 발병하지 않을 것이다. 면역력이 높고 자연 치유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암세포를 불러오는 스트레스, 모든 악의 근원
업무로 긴장하면 아무래도 스트레스가 쌓이기 마련이다. 이것 또한 병의 원인이 된다. 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쥐를
이용한 유명한 실험이 있는데, 그 데이터를 보면 스트레스의 강약에 따라 암 발병율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발암
물질로 인한 암의 발병률이 10%라면, 발암 물질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발암률은 50%까지 높아진다.
득도한 사람들은 일반인이 스트레스를 받는 일에 동요하지 않고, 오히려 뇌내 모르핀을 분비시킬 수 있다. 뇌내 모르핀은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작용을 하며 발암율을 극단적으로 감소시킨다. 암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질병에도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성인병은 신진대사 장해가 그 원인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간단히 말해서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뇌내 모르핀에는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효능도 있다.
혈액 흐름이 방해 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받아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혈관이 수축되어 혈액의 흐름을 막는다. 이러한 변화 자체도 마이너스이지만, 이로 인해 활성 산소가 대량으로
발생되어 유전자를 손상시키거나 과산화지질을 생성시켜 성인병 발병률을 더욱 높이게 된다. 혈액 순환 장해의 또 다른 원인은
콜레스테롤이나 중성 지방 등에 의한 혈관 막힘이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 보면 혈관이 막히는 물리적 이유 역시 결국에는
스트레스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성인병 계통의 거의 모든 질환은 스트레스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옛날 고승들의 깨달음의 높은 경지는 병을 물리치는 데 큰 힘이 되었음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많든 적든 때때로 긴장을 강요당하는 경우가 생기며, 그로 인해 강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누구나 노르아드레날린
계의 호르몬을 분비한다. 적절한 양을 분비하면 나름대로 우리 몸에 자극을 주어 긍정적인 효능을 발휘하지만, 그 한도를 넘게
되면 몸에 해를 끼치게 된다. 혈압이 상승하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의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이 죽음에 임박한 급박한
상황에는 심장 속에 노르아드레날린을 주입시켜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던 혈압을 급격히 상승시킨다. 긴급 상태에 한하여 독으로
그 위기를 모면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높은 혈압이 몸에 좋을 까닭이 없다. 혈압이 오르면 피의 흐름이
나빠진다. 뇌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산소와 영양분을 각 세포에 효과적으로 공급해야
하는데,혈압이 높다는 것은 혈관이 수축되거나 막혀서 피의 흐름이 정체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만큼 건강을 해치게 된다.
그리고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혈액 성분 가운데 하나인 혈소판이 파괴되고, 혈소판이 깨지면 혈병이라는 부스럼딱지 같은
것이 생기게 되는데, 바로 이 부스럼딱지가 혈관을 막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혈관 수축은 뇌의 건강을 해치는 적신호이기도
하다. 뇌혈관을 수축시키는 가장 커다란 원인 가운데 하나가 노르아드레날린 호르몬인데, 이 호르몬은 마음가짐이나 감정 상태에
따라 분비량이 결정된다. 이것만으로도 플러스 발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꾸중을 들어 화가 난다. 사업에 실패하여 좌절감에 빠진다. 부인과 다투어 혈압이 오른다. 아이의 성적표를
보니 어이가 없다. 이런 상황들은 강한 스트레스를 동반하게 되는데, 이 모든 상황을 전부 마이너스 발상법으로만 받아들인다면
노르아드레날린은 그만큼 과다하게 분비될 것이다. 하루 중 우리가 깨어 있는 시간은 15-16시간인데 이 깨어있는 동안에 계속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혈압은 점점 높아지고 혈관도 막히게 될 것이다. 더구나 이것은 뇌만이 아니라 인체 각
기관에 영향을 미쳐 노화를 촉진하고 성인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다른 방법이
없다. 뇌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무슨 일이든 한 번 경험한 기억은 전부 뇌에 축적되므로 같은 상황이나 경험을 당하게 되면 뇌는 과거의 기억을 끌어내 과거와
동일한 대응을 하게 된다. ‘사장님이 부르십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경우, 전에 야단 맞은 일이 있는 회사원은 ‘또 야단
맞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칭찬 받으리라’는 생각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머리 속에서는 우선 나쁜 상상이 일어나 가슴이 두근거리게 되고 그와 동시에 뇌에서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하게 된다. 이럴 때는
되도록 정반대로 발상하도록 애써야 한다. 우선 ‘이번에는 칭찬 받을 거야’라고 생각해 보라. 그러면 쾌감을 촉발하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불쾌한 생각을 중화시키기 때문에 수축된 혈관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든다. 실제로 사장실에
불려가 꾸중을 듣게 된다 하더라도 사장이 자신을 위해 꾸중하는 것이니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하며 플러스 발상으로 전환시킨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인간이라면 무시당하는 일은 있어도 꾸중 듣는 일은 없을 터이니 말이다.
어쨌든 인간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뇌내 모르핀이 분비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위에서 언급한 간단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거의 지각이나 기억에 따라 주어진 자극에 대한 반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길거리에서 개와 마주쳤을 경우, 개를 키우거나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개에게 말이라도 건네려 할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뇌내 모르핀이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과거에 개에게 물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극도의 경계심이 일어나면서
교감신경이 최고도로 활성화되고, 하수체는 면역체에 영향을 주게 되어 스트레스 호르몬을 방출하게 된다. 그러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동공이 흐릿해지며 좀더 많은 공기를 들이마시기 위해 기관지가 확대된다.
또한 혈액이 근육으로 흐르고 공격과 도피 상황에 대비하여 아드레날린 계 호르몬이 혈관 속에 다량 투입된다. 이렇듯 개와
마주친 상황은 같아도 개에 대한 과거의 기억이나 경험에 따라 그 반응이 전혀 다르게 나타나고 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도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과거의 나쁜 기억에만 집착하지 않고, 개는 온순해서 결코 사람을 물거나 공격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몇
번이고 주입시키려 노력한다면 부정적인 결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실 그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욱 중요한 법이다. 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이나 자극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을 플러스 발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그러면 몸과 마음의 반응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활성 산소의 독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인간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그와 동시에 갖가지 욕망을 품고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건강과 장수에 대한소망과 욕망의 만족은 대부분 이율배반적인 경우가 많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기분 좋게
적당량의 알코올을 섭취한다면 뇌에서 모르핀을 분비하겠지만, 늘 적당량만 마실 수 없는 법이다. 과음이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담배도 마찬가지다. 최근 세계적으로 금연 운동이 확산되고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나, 담배를 즐기는 사람이 일에 몰두하다가
모처럼 찾아온 휴식 시간에 즐거운 마음으로 담배를 피운다면 뇌에서는 β-엔돌핀을 분비한다. 이 β-엔돌핀은 기분을 좋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체 각 기관의 노화를 막고 암세포를 파괴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담배가 인체에 해롭다고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담배를 좋아하고 흡연으로 인해 즐거움을 느낀다 하더라도 하루에 몇 십 개피를 피워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젊은 나이에 흡연을 시작한 사람의 사망률은 비흡연자의 약 2배에 달한다.
성행위도 마찬가지다. 섹스의 쾌감이 뇌 활동을 좋게 한다는 이야기를 가끔 접하게 되는데, 단순한 속설에 불과하다고 외면할
수만은 없다.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은 뇌내 모르핀이 분비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젊음이나 건강에 플러스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운동량으로 따져 보면 섹스는 상당히 격렬한 운동에 속한다. 그런데 격렬한
운동은 활성 산소를 대량으로 발생시킨다. 활성 산소는 건강에 매우 해로운 물질이다. 따라서 나이가 지긋한 사람은 과도한
섹스를 삼가는 것이 좋다.
활성 산소라는 물질은 우리가 호흡할 때 들이마신 산소가 분자 상태로 변해 활성화된 것으로서 모든 질병이나 노화를
유발하는 인류 최대의 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활성 산소는 언제 가장 많이 생겨나는 것일까? 우선 피의 흐름이
나빠질 때 활성 산소가 다량으로 만들어 진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일단 혈액의 흐름이 나빠졌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때
활성 산소가 분비되는 것이다. 바로 이때 활성 산소에 의해 혈관의 내피가 상하거나 조직 또는 유전자가 다치게 된다. 따라서
인간의 몸은 언제나 적정 수준의 혈류량을 유지해야 한다. 내피가 상하면 염증을 일으키며 유전자가 상하면 암을 유발시킨다.
또한 활성 산소가 지방과 만나면 몸을 노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두 번째로 노르아드레날린이나 아드레날린을 분비할
때에도 활성 산소가 다량 발생된다. 따라서 마이너스 발상을 피해 이런 호르몬이 가급적 적게 분비되도록 하는 것이 뇌를 젊게
유지하는 지름길이다. 뇌세포를 젊게 유지할 때 활성 산소의 해를 최소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로 밝혀졌다. 따라서
항상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사물을 받아들이고 지나치거나 무리한 생각을 피한다면 활성 산소의 해는 거의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활성 산소가 인체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몸 안에 침투한 병균을 퇴치하는 무기로 활용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활성 산소는 인간이 갖고 있는 면역 시스템의 일부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너무 많아지면
곤란하다. 그래서 이럴 때는 인체 내부에서 SOD라는 해독 효소를 만들어 산소독을 중화시킨다. 따라서 인체의 자연 정화
기능에 이상이 없으면 활성 산소 때문에 해를 입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리고 성장기에 해당 필요가 없다. 그러나 중년기 이후에는
SOD가 활발하게 생성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중년기 이후에는 SOD를 생성하는 능력이 쇠퇴하기 때문에 활성
산소의 해가 점차 확대되어 노화나 성인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이것은 나이가 들수록 플러스 발상이 한층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술이나 담배에 죄의식을 갖지 말자
시원하게 트인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폭주족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 스피드를 내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이다.
앞차도 보이지 않고 뒤따라오는 차도 없다. ‘안심하고 마음껏 달려볼까’하고 엑셀레이터를 밟으면 어디선가 갑자기 순찰차가
뒤쫓아온다. 아마 이런 경험을 겪어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규정 속도를 위반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스피드를
내게 되는가. 그것은 마음껏 엑셀러이터를 밟아 속도를 올리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면 뇌에서 β-엔돌핀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 예에 불과하지만, 뇌를 잘 활용하려면 우선 ‘인간은 쾌감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확실히 머리 속에
넣어둘 필요가 있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연가는 도저히 담배를 끊을 수
없다. 흡연을 통해 커다란 쾌감을 얻기 때문이다. 또한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직접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저녁 무렵 술집의
네온사인만 보아도 뇌내 모르핀이 분비된다. 이런 습관이 붙으면 쉽게 술을 끊을 수 없다. 술을 끊는다는 것은 쾌락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는 간장 계통의 전문의로도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소위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람과 많이 접촉해 왔다. 그들에게
알코올이 해롭다는 사실에 대해 입이 닳도록 떠들어 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그렇게 계속 마시면 당신은 곧 죽는다’고
말해도 ‘내가 좋아하는 술이니 마시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하니 별 도리가 없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과식하면 비만
체질이 되고 그러면 성인병에 걸릴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그런데도 맛있는 음식만 찾아 다니며 배가 터지도록 먹어대는 미식가가
허다하다.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끊지 못하는 이유 역시 대부분 뇌내 모르핀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진화된 인간에게서도 동물과 같은 본능적 행동 양상이 많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의 본능이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욕구는 무엇인가. 심리학자 A.H.마즈로 박사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5 F’라는 말로 설명하고 있다. ‘5 F’란
F로 시작하는 다섯 가지 단어를 의미한다. 퍼킹(fucking/성욕), 피딩(feeding/식욕),
플로킹(flocking/집단의식 욕구), 파이팅(fighting/공격.정복 욕구), 프리잉(fleeing/도피욕구) 등 다섯
가지가 본능적인 행동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본능적인 행동이란 ‘의지력으로 억제하지 못하는 원시적 충동’이라 정의하는데, 최근 연구 발표에 의하면 이것도
결국 뇌내 모르핀을 분비시켜 기분을 좋게 만드는 행위들이라는 것이다. 식사는 성행위 등을 통해 쾌감을 얻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물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집단을 형성하는 행위 역시 인간에게 쾌감을 준다. 그리고
파이팅은 상대방을 공격하고 정복하여 자신에게 복종하게 만들려는 욕구인데, 이것이 쾌감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인류사가 투쟁의
역사였다는 사실만 상기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처럼 싫증을 느끼지 않고 전쟁을 되풀이해 온 것은 승리라는 결과를
포함해 근원적으로 그것이 쾌감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도피.도주의 욕구를 들 수 있다. ‘도망치는 것이 어째서
쾌감을 일으키는가’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도피나 도주는 반드시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어 뇌내 모르핀을 분비한다는 사실이
이미 실험으로 밝혀졌다.
이상이 마즈로 박사가 말하는 ‘5 F’ 이론인데 인간의 원뇌(원시적 뇌)는 이 같은 본능적 욕구를 부정하지 않는다. 담배를
좋아하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면 된다. 물론 정도에 지나치면 건강에 해롭지만 좋아하는 것을
무리하게 끊을 필요도 없다. 단 적당량을 유지하는 동시에 한가지 덧붙여 당부하고 싶은 것은 술이나 담배에 죄의식을 갖지 말라는
것이다.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담배와 술에 포함된 독의 영향도 해롭지만, 죄의식으로 인해
발생되는 활성 산소는 인체에 더욱 해롭기 때문이다. 반면에 애연가가 작업을 마친 후나 식사 후에 즐거운 마음으로 담배 한
대를 피운다면 뇌내 모르핀을 분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술도 적절하게 마신다면 ‘백약의 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담배나
술을 접할 때마다 꺼림직해 하거나 죄의식을 갖는다면 플러스 효과는 사라지고 마이너스 결과만 나타나게 된다. 즐거운 마음으로
적당히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면 뇌내 모르핀을 분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 또 피웠군. 폐암에 걸릴지도 모르는데’
혹은 ‘또 술을 마셨어. 이러다가 알코올 중독이 되면’ 이라고 걱정하면 실제로 인간의 뇌는 병에 걸리게 만드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연애를 할 대도 마찬가지다. ‘실연 당하지 않을까’하고 늘 걱정하는 마음으로 만나면 실제로 실연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결과를 초래하는 이유는 걱정할 때마다 실연 당하는 쪽으로 작용하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불안이나 걱정 혹은 죄의식을 느끼며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한 뇌 활동법이라 할 수 없다. 그것은 불행과 죽음을 부르는 전주곡이기
때문이다.
마즈로 박사의 5단계설과 뇌의 활동
마즈로 박사가 말하는 ‘5 F’ 이론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욕구가 없으면 우리
인간은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뇌는 ‘5 F’ 이론에 관계되는 모든 활동에 중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서 뇌 구조에
관해 간단히 설명하기로 하자. 인간의 뇌는 3중 구조로 되어 있다. 첫 번째는 ‘5 F’를 관장하는 뇌이다. 이 뇌는 모든
동물이 소유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 뇌를 원뇌라고 한다. 뇌간-연수, 시상하부 그리고 시상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원뇌를 감싸는 듯한 형태의 뇌가 있다. 이것은 개나 고양이 정도 이상의 지능 동물이 가지고 있으며, 동물뇌(대뇌변연계)라고
한다. 세 번째는 제일 바깥쪽에 있는 대뇌신피질 이다. 인간이 자신을 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대뇌신피질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뇌 전체의 활용 측면에서 볼 때, 대뇌신피질의 활동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아무리 대뇌신피질을 잘 활용한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없으며 인생의 즐거움 역시 제대로
맛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뇌의 활동을 논할 때 우리는 자칫하면 인간 특유의 대뇌신피질에만 관심을 갖기 쉽다.
그러나 ‘생각하는 갈대’라고 불리는 인간의 고상한 사고는 뇌 전체 활동 중에서 고작 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95%는 ‘무엇을 먹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저 사람과 사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와 같은 본능적
욕구를 충적시키기 위한 사고를 하며, 바로 이것이 인간 본래의 모습인 것이다.
파충류는 원뇌만으로 살아가는 동물이다. 먹이를 보면 덤벼들고 암컷을 보면 생식 활동을 한다. 거의 조건 반사적인 행위가
지배하는 세계인데 우리 인간 역시 이와 똑같은 뇌를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개나 고양이는 좀더 발달된 대뇌변연계라는 동물뇌를
갖고 있다. 그래서 주인을 알아보고 자기집을 찾아오며 이름을 부으면 알아듣는 정도의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것은 분명히 대뇌신피질 덕분이다. 하지만 뇌의 활동이나 욕구라는 측면에서 생각할 때 파충류나 개와 고양이의 뇌도
염두해주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본질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도대체 어떤 욕구를 갖고 있는 동물일까. 쾌감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한 인간은 다른 동물과 별반
차이가 없는 존재인가. 파충류 차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버둥친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단 말인가. 마즈로 박사는
‘욕구 단계설’이란 설득력 있는 이론을 통해 인간의 욕구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마즈로 박사는 인간의 욕구를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한다. (1)생리 욕구 (2)안전 욕구 (3)소속감과 사랑에 대한
욕구 (4)인정(승인)을 받으려는 욕구 (5)자기 실현의 욕구 . 이 다섯 가지 욕구는 계단을 오르듯 낮은 차원의 욕구에서 점차
높은 차원의 욕구를 향해 단계적으로 상승한다. 가장 낮은 단계는 ‘생리 욕구’ 이다. 성욕.식욕.수면욕 등이 바로 이것인데,
생존하는데 절실하게 필요한 가장 본능적인 욕구이기도 하다. 인간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이 욕구를 절대적으로 충족시켜야
하는데, 의학계에서는 이 생리 욕구가 나오는 곳을 파충류뇌라 추측하고 있다.
기본적인 생리 욕구가 충족되면 그 다음에는 ‘안전 욕구’가 나타난다. 배가 고플 때는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남의 말에 귀
기울일 틈도 없이 먹을 것만 찾게 된다. 먹을 것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기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충족되고 나면
그때 비로소 자신의 안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욕구가 충족되면 그 다음으로 ‘소속감과 사랑에 대한 욕구’가 나타난다. 이것은 어떤 형태로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욕구이다. 사회 귀속 욕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상을 필요로 하는 사랑의 행위도 여기에
속한다. 공복도 채우고 안전도 보장받고 사회의 일원이 되어 집단에 소속되었다고 해서 만족할 인간은 아마 없을 것이다.
마즈로 박사는 세 가지가 충족된 다음에 네 번째로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가 등장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자존심을 지키고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여기에 해당한다. 자기가 남보다 뛰어나다는 우월감,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
뛰어난 업무 실적, 높은 자립도 바로 이런 요소를 통해 자존심을 만족시키고 동시에 그런 자신을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것이다.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았다는 증거로 표창을 받거나 지위,명성을 높이거나 좋은 평판을 받고 싶어하는데, 이런
것들이 바로 네 번째 욕구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표출된다. 인간은 단지 사회적 집단의 일원이 되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타인에게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 정도의 욕구만 채워진다 해도 상당한 수준의 인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여기에서도 만족하지 못한다. 다섯 번째 욕구인 ‘자기 실현의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 욕구를
달성한 사람은 그 다음으로 최고의 존재가 되고 싶다는 소망(마즈로 박사)을 가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자기 실현의
욕구’라는 것이다. 자기 실현의 욕구는 신의 영역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공자가 말하는 ‘나이 칠십이면 마음이 가는 대로 따르고 한계에 도전하지 않는다’라는 세계가 바로 이것을 말한다. 자신과
타인 사이에 경계를 두지 않고 마음이 가는 대로 살다 보니 세상과 이웃을 위해 바람직한 행동이 되었다는 뜻이다.
이런 이상향의 세계는 없을까. 마즈로 박사는 ‘자기 실현의 욕구’를 포함한 위의 다섯 가지 욕구가 인간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욕구라 말하고 있다. 이것을 ‘욕구 단계설’이라 명명한 이유는 첫 번째 욕구를 충족시킨 다음 두 번째 욕구로, 다시 세
번째 욕구로 나아가듯 반드시 앞 단계의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된 다음에 비로소 그 다음 욕구로 발전되어 가기 때문이라 한다.
현재 여러분은 어느 단계의 욕구를 추구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여기서 설명한 마즈로의 이론은 20여년 전부터 널리 알려진 욕구 이론인데, 여기에서 이것을 인용한 이유는 최근에 밝혀진
뇌의 활동과 이 욕구 이론이 상당히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즈로 박사가 이 이론을 생각할 당시는 아직 뇌의 활동에 관한
상세한 정보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까지 밝혀진 연구를 볼 때, 이 이론은 뇌생리학 측면에서 인간의 기본 욕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욕구 수준이 높을수록 쾌감도 크다
현대 사회에서 다섯 번째 단계의 욕구까지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세 번째 단계의 욕구인 ‘소속감과
사랑에 대한 욕구’까지 도달하는 사람은 많지만 대부분 여기에서 멈추거나 아니면 네 번째 욕구인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에서
멈추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뇌의 활동 특히 뇌내 모르핀은 인간에게 다섯 번째 욕구, 즉 ‘자기 실현의 욕구’까지 달성하기
위해 도전하라고 촉구한다.
이 부분은 이 책을 읽고 나서 자신의 뇌를 유용하게 활용하려고 시도할 여러분에게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다.
자기 실현의 욕구라고 하면 왠지 깨달음의 경지와 같은 생각이 들어 ‘너무 어려운 일이다’ 혹은 ‘나는 그렇게 대단한 존재가 안
돼도 상관없다’라며 겁부터 집어먹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뇌내 모르핀은 자기 실현을 목표로
살아가는 것이 인간 최고의 기쁨이며 동시에 항상 마르지 않는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열쇠임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여러 욕구가 병렬적으로 놓여 있으며 서로 상치되는 관계에 있다고 오해해 왔다. 그러나 욕구는
나름대로 단계가 있는 법이다. 어떤 인간이든 식욕과 성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권력욕과 명예욕도 있다. 남을 위해 봉사하거나
자신을 바르게 성장시켜야 한다는 숭고한 차원의 욕구도 있다. 그러나 인간욕구의 상당 부분은 숭고한 차원의 욕구가 아닌 저
차원적 욕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낮은 수준에서 만족하기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욕구로 자신을 끌어올리는 것은 극히
바람직한 일이나, 낮은 차원의 욕구를 추구할 때 만족도나 쾌감의 정도가 훨씬 높다. 그렇기 때문에 자칫 방심하면 우리 인간은
끝도 없이 낮은 차원으로 곤두박질치게 된다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욕구 단계 이동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였다. 그러나 최근의 뇌내
모르핀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러한 일반적 견해가 잘못된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인간은 병렬적으로 나열된 욕구 가운데서 몇 개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마즈로가 말한 대로 욕구는 낮은 차원에서 높은
쪽으로 단계적으로 이동하는 것이며, 욕구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뇌내 모르핀이 많이 분비되며 그만큼 쾌감도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단계를 거쳐 높은 수준의 욕구에 도달하면 인간은 좀처럼 병에 걸리지 않고 행복한 마음으로 오래 살 수 있게 된다. 마르고
훌륭하게 살아가는 사람, 타인에게 도움을 부는 사람은 항상 젊고 건강하게 질병 없이 오래 살 수 있다는 사실이 뇌내 모르핀
연구를 통해 증명된 것이다.
이것을 물질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인체는 호메오스타시스(homeostasis/ 항상성, 생체 항상 상태)라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항상성이라고 하는 조정 시스템이 바로 이것인데, 추우면 피부의 숨구멍이 수축하여 체열의 발산을 막고
더우면 숨구멍을 열어 땀을 흘려 체온의 상승을 막아주는 등의 작용을 하는 것을 말한다. 호메오스타시스라는 메커니즘은 인간 신체
곳곳에 분포되어 있으며 이것으로 인해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게 된다.
그런데 호르몬 역시 이같은 메커니즘의 적용을 받는다. 노르아드레날린이나 아드레날린이 나오면 반드시 그것을 억제하는
세로토닌 (serotoni/ 호르몬이자 신경전달 물질)이라는 호르몬이 나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네가티브
피드백(negative feedback/ 한쪽 많아지면 그것을 억제하는 현상)이라 부르고 있다. 전기 난로에 자동 온도 조절장치가
있어 과열을 방지하는 것과 비슷한 장치가 인간의 육체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뇌내 모르핀에도 역시 이러한 억제
물질0이 작용한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예외 현상이 있다. 인간의 뇌 가운데에서 가장 진화된 전두연합야가 자극을 받아 뇌내모르핀이 분비될
경우에 한해서는 이 네거티브 피드백이 작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뇌내 모르핀은 아무런 장애 없이 얼마든지 분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억제 물질이 반드시 분비된다는 네거티브 피드백의 원리가 어째서 이 경우에는 작용되지 않는가?
유감스럽게도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아니,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라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어쨌던 나는 인간이 가장 진보된 뇌를 사용하여 어떤 일을 할 때 β-엔돌핀이 아무런 제한 없이 분비되어 점점 기분이
좋아지는 현상은 ‘그런 세계를 지향하라’는 조물주의 메시지라 해석하고 싶다. 성욕이나 식욕에서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식욕이 충족되지 않으면 배고픔을 채우려는 욕구가 강하게 나타나지만 일단 배가 부르면 만사가 귀찮고 음식을 쳐다보기도 싫어진다.
성욕 역시 강한 욕구 가운데 하나지만 충족되면 그것으로 끝이다. 또한 이런 욕구는 너무 집착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따르는
공통점이 있다. 과식은 비만과 성인병을 유발시키고 과도한 섹스는 활성 산소를 발생하는 요인이 되어 생명을 단축시킨다.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 욕구는 강한 만족을 누릴 수 있는 반면 너무 집착하면 반드시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네거티브
피드백은 바로 그런 결과를 막기 위한 장치 가운데 하나라 볼 수 있다. 그러한 인간이 사회와 이웃을 위해 살아가며 상위뇌를
활용하면 아무런 제지도 없고 부작용도 없다. 아니, 뇌내 모르핀이 더 많이 분비되어 기분을 최고로 만들어 준다.
나는 이 같은 생리 현상 속에서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려는 창조주의 강한 의지를 느낀다. 마즈로 박사는 고차원적인 자기
실현의 욕구를 달성한 사람들이 느끼는 최고의 정신적 상태를 ‘지고경험’이란 말로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뇌에서 β-엔돌핀을 끊임
없이 분비하는 상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뇌를 잘 활용하면 누구나 ‘지고경험’의 세계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약이 되는 것과 독이 되는 것
외부의 자극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든 이것은 단순한 추상적 사고에 지나지 않으므로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사람들은 흔히 ‘단지 생각만 그렇게 했을 뿐인데…..’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인간은 아무 한계 없이
얼마든지 자유자재로 사고할 수 있다는 잘못된 견해에서 비롯된 착각이다. 하지만 뇌가 활동하고 판단하는 사고의 결과물은 모두
물질화되어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생각하는 데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보통 이 같은 사실을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가까운 예로 공부라는 행위는 뇌에서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다. ‘싫다.’ 혹은 ‘좋다’ 고 생각하는 데도
기본적인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죄가 에너지를 사용할 때는 POMC라는 단백질 분해 현상이 반드시 일어난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사고할 때와 부정적으로 사고할 때의 단백질 분해 방법은 서로 다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이것은 하나의 시련이다,좋은 경험이다’라고 받아들이면 단백질이 부신피질 호르몬과
β-엔돌핀으로 분해된다. 부신피질 호르몬은 육체적인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β-엔돌핀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작용을 한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는 β-엔돌핀과 신체적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부신피질이 분비 되지만, 부정적으로 사고하는 경우에는 신기하게도 β-엔돌핀이나 부신피질이 전혀 다른 물질로 변한다.
노르아드레날린과 아드레날린이 바로 그것인데, 이 물질 자체도 독상 물질이지만, 이 물질로 인해 더욱 강한 독성 물질인 활성
산소가 발생한다.
이제 여러분도 외부의 어떤 자극에 대해 마이너스 발상을 하는 것이 얼마나 건강에 해가 되는지 충분히 이해했으리라
믿는다. 스트레스라는 자국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뇌의 생성 물질이 상이하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 두기 바란다. 플러스
발상을 하여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인체에 좋은 약으로 작용하는 물질이 체내에 생성되지만, 마이너스 발상을 하여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약 대신 독으로 작용하는 물질이 생성된다. 인간의 사고는 습관의 지배를 받는 경향이 있다. 플러스 발상을 하는
사람은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마이너스 발상을 하는 사람은 매사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므로 동일한 상황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본인의 컨트롤 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가령 지갑에 있는 돈을 세어보고 ‘이것밖에 남지 않았다’라고도 ‘아직 이 만큼이나 남았다’라고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쪽으로 생각하든 지갑에 들어 있는 돈의 액수, 즉 현실 상황 그 자체는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은 자칫하면 마이너스 발상을 하기 쉽다. 긍정적으로 사고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한 통계적으로 70∼80%는
마이너스 발상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것은 ‘안정을 바라는 본능적인 사고 태도(마즈로)’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뇌내 모르핀의 효과를 알고 난 지금부터는 매사를 플러스 발상으로 수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곧 당신의 건강과
진정한 행복을 보장해 주는 최고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호르몬은 뇌 안의 정보 전달자
뇌는 호르몬 덩어리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뇌는 신경 덩어리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신경 세포로 가득
찬 뇌는 전기 회로처럼 얽히고 설켜 있으며,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전선 같은 돌기가 뻗쳐 있어 거기에 미약한 전류를 흘려서
뇌의 명령을 전달한다고 이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뇌는 신경 세포가 가득한 전기 회로와 전선 같은 돌기만으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다.
호르몬이 없으면 뇌는 아무런 활동도 할 수 없다. 신경 세포가 전기 배선처럼 얽혀 있다는 것만으로는 신경 세포가 어떤
표적 세포에 명령을 전달하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이 될 수 없다. 신경 세포와 신경세포 사이에는 틈새가 잇기 때문이다. 그
틈새를 연결하여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호르몬의 역할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지역에서 B라는 지역으로 전보를 쳤다고 하자. 물론 그 내용은 C라는 전보국으로 송신되지만 최종적으로
수신자가 그 전보를 받을 수 잇는 것은 우편 배달부가 전보를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호르몬이 바로 이 전보 전달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호르몬이란 뇌 안에 있는 정보 전달자이다. 뇌가 몸 전체에 명령을 보낼 수 있는 것 역시 뇌의 각 부분이 적절한
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인체 각 기관에서도 동일한 호르몬이 분비되고 거기에서 정보를 전달받은 세포가 그 명령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 호르몬은 이처럼 정보 전달자 역할을 하고 잇다. 다시 말해 인간이 생각하거나 행동하거나 느끼는 모든
행위는 호르몬 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호르몬은 백 수십 종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알려지지 않은 호르몬도 상당히 많다. 그것을 모두 알게 되면 뇌의
메커니즘도 보다 확실하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뇌내 모르핀 역시 호르몬의 일종이다. 호르몬은 아미노산으로 만들어진다. 뇌내
모르핀을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성분은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이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을 합성하는 기본 요소로서 그
종류는 전부 20종이 있다. 이중 8종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필수 아미노산이라 부른다는 사실은 이미 학창시절에 배운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복습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필수 아미노산 8종은 이소류신, 류신,
발린, 리신, 페닐알라닌, 트레오닌등이다. 티로신은 체내 합성이 가능한 아미노산으로 나머지 12종 안에 들어 있다. 뇌내 모르핀은
현재까지 20종 정도가 알려져 있다. 이중에서 구조식이 가장 간단한 뇌내 모르핀은 엔케팔린(강력한 모르핀과 비슷한 효과를 갖고
있으며 신경전달 역할을 하는 물질)으로, 티로신을 비롯한 5종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티로신은 중요한 신경전달 물질
가운데 하나인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그리고 아드레날린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물질이며 실제로 이러한 물질은 티로신이 중심이 되어
합성된다. 그리고 각성제로 쓰이는 메탄페타민(이른바 히로뽕)과 안페타민도 티로신 구조를 가지고 있다.
좀더 전문적으로 설명하면, 뇌내 모르핀 가운데에서 가장 강력한 쾌감을 주는 β-엔돌핀은 티로신을 포함한 아미노산
31종으로 구성된다. 또한 뇌내 모르핀에 해당하는 호르몬은 반드시 티로신을 포함하고 잇다. 그리고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
분자가 두 개 모이면 마약 모르핀이 된다. 이 정도 설명이면 뇌내 모르핀과 마약 모르핀이 얼마나 유사한 화학 방정식을 가지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은 원래 마약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단독으로 존재하면 곧
산화해버리므로 분자량이 약간 큰 펩티드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β-엔돌핀의 분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뇌내 모르핀에 관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β-엔돌핀은
아미노산 31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미노산 5종 정도가 각각 다른 단위를 형성하여 서로 상이한 역할을 수행한다. 제일 먼저
발견한 한 단위는 앞에서 말한 뇌내 모르핀과 동일한 구조로 모르핀(엔케팔린) 역할을 하는 부분이고, 그 다음은 α-헤릭스
구조를 띄고 있어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 주는 부분이다. 그 다음 단위는 β-엔돌핀을 안정시켜 활력을 잃지 않도록 작용하고
있으며 그 나머지 부분은 아직 잘 밝혀지지 않았으나, 뇌내 모르핀을 활동시키는 리셉터(receptor/수용기관.생물체 내에서
자극을 수용하는 기관·세포 등)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미국 체스터 대학의 신경 생리학 교수 테이비드 펠톤의 ‘뇌와 면역계에 관한 연구 논문’에 의하면 이 뇌내 모르핀은
뇌의 리셉터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체내 곳곳에 리셉터가 존재하며 사람의 면역체 가운데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내추럴 킬러(NKcell,natural killer cell / 임파구 중의 하나로써 특정한 암세포나
바이러스에 전염된 정상 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 세포) 세포의 표면에도 리셉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바로
여기에도 뇌내 모르핀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펠톤 교수는 뇌 안에서 β-엔돌핀을 분비하면 내추럴 킬러 세포의 활동이
좋아져서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β-엔돌핀의 분비가 우리를 질병으로부터 지켜 주는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또한 최근 의학 잡지에 실린 논문에서 리셉터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많은 세포에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논문이 많다. 특히 정소세포에 많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많이 볼 수 있다.
우리는 이 같은 최근 연구 결과를 통해, 뇌내 모르핀은 단순히 사고의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신체 각
기관의 반응에 밀접하게 관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뇌내 모르핀은 몸과 마음을 이어주는 화학물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처럼 뇌내 모르핀은 여러 가지 역할을 담당하고 잇는데, 과거에 대한 기억 등의 정보도 호르몬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β-엔돌핀 역시 단순히 쾌감을 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면역력 향상이나 기억력의 강화, 인내력 향상 등에 관여하고
있다. 인간의 사고방식을 ‘단지 생각만 그렇게 했을 뿐인데……’라며 간과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서 설명한 β-엔돌핀 역할
하나만 보더라도 쉽게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뇌 내 모르핀에는 뛰어난 진통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것에 근거하여 한의학 침술의 효능도 증명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수술을 할 때 마취약 대신 침술을 사용했다.
그러나 침술이 어떻게 진통 효과를 내는지는 최근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뇌내 모르핀이 발견됨으로써 비로소
동양의학의 침술이 가지고 있는 치료 효과를 물리적으로 해명할 수 있게 되었다.
좋은 호르몬을 방출할 것인가, 나쁜 호르몬을 방출할 것인가
앞에서 설명한 대로 뇌내 모르핀은 면역력을 높이는 구조식을 갖고 있다. 그런데 말초 호르몬계는 뇌가 컨트롤하고 있기
때문에 뇌에서 면역력을 높이는 호르몬이 나오면 몸 전체의 면역력이 높아지게 된다.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질병이 스트레스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상식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병이라 불리는 질환 가운데 약 70∼80%는 스트레스가 그 원인이며,
특히 성인병은 거의 100%가 스트레스 때문이라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몸과 마음은 별개의 존재가 아니며 마음가짐
여하에 따라 체내의 POMC라는 단백질 분해 현상이 상이하게 달라지며 이에 따라 화학 반응도 달라지는 것이다. 가령 ‘나는 쓸모
없는 인간이다’라고 생각하면 몸은 점점 나쁜 상태로 변화하고 ‘위험한 사태가 벌어질 거야’라고 생각하면 정말 그런 결과를 맞게
될 가능성이 그 만큼 높아진다.
‘병은 마음에서 생겨난다’는 옛사람의 격언은 뇌내 모르핀의 물리적 작용을 한 마디로 설명하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정도를 나타낸 것의 예로, 졸업 시험을 보는 동안과 시험을 마친 후를 살펴보면 앞서
말한 내추럴 킬러 세포, 즉 NK세포의 활성이 현저하게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시험 중에는 면역력이 현격히
떨어진다. 이런 면역력 저하 현상은 시험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 생활이나 연애 등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인생의 모든
상황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다. 육체적인 스트레스가 면역 세포에 미치는 영향은, 학생에게 전력 질주를 시킨 결과 70분
동안 달린 후에는 달리기 전에 비해 NK세포의 활성이 크게 저하되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것은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싫어하는 사람을 억지로 달리게 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예로 우리는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스트레스가 얼마나 면역력을 저하시키는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각 여하에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구도 있다는 사실이다. 졸업시험을
준비하거나 전력 질주를 하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을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된다.
졸업시험을 앞두고 ‘합격 못하면 어떻게 하나’하고 걱정하는 것과 ‘이젠 취직도 결정되었으니 시험을 잘못 치르더라도 졸업이야
시켜주겠지’하고 생각하는 것은 결과가 현저히 다르게 나타난다. 이점에 주의해 주기 바란다.
NK세포에는 암세포를 죽이는 효능도 있다. 퍼포린(perforin/세포막 안에 구멍을 형성하여 세포를 융해시키게
만드는 단백질)이라는 물질을 분비하여 암세포에 구멍을 뚫는데, 그 구멍으로 수분과 염분이 들어가면 암세포가 몇 분 안에
죽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NK세포 한 개가 몇 개의 암세포를 파괴시킬 구 있다. 일정한 시간에 암세포를 얼마나 파괴시킬 수
있는가에 따라 활성도를 측정하는데, 인체가 가지고 있는 이처럼 강력한 기능은 우리의 마음가짐 여하에 따라 더욱 높일 수도
있고 약화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한 우리는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 학생은 아무리 지긋지긋하게 싫더라도 시험을 치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시험 때마다 ‘싫다, 싫어’하고 과민 반응을 보이며 불안과 걱정에 휩싸이게 되면 면역력은 계속 떨어지게 된다.
반면에 똑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이더라도 ‘뭐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느긋하게 생각하면 면역력이 심하게 떨어지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사고방식의 차이는 이처럼 인생살이에 상상 이상으로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다. 불안 초조 증세가 있는 사람은 항상 불안과
초조의 스트레스를 느낀다. 그런 사람은 늘 노르아드레날린이나 아드레날린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낙천적인 사람은
똑같은 상황에서도 β-엔돌핀의 세계에 있을 수 있다. 긴 안목으로 볼 때, 이러한 플러스 발상과 마이너스 발상의 차이는 건강과
인생의 성공, 실패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다양한 부분에 깊게 관여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 사회를 풍미하고 있는 ‘소망실현 성공법칙’의 기본 원리는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기고, 나쁜 생각을 하면
나쁜 일이 생긴다’는 내용이다. 이것을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좋은 생각을 하면 뇌에서 좋은 호르몬이 분비되고 나쁜
생각을 하면 뇌에서 나쁜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내용이 될 것이다.
소망실현 이론에서는 잠재의식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잠재의식은 인간의 상념으로 구체화되어 인생을 결정짓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과학적 근거를 명확히 밝히지 못 했었다. 왜냐하면 이제까지는 마음이란 것을 불질로 해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잠재의식 또는 잠재능력이 발휘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은 추상적일 수밖에 없었다. ‘마음 속으로 좋은 생각을 하면
어째서 실제로 좋은 결과가 나오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과학적 설명은 무리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것이 가능해졌다. 좋은
생각을 하면 뇌에서 좋은 호르몬을 갖게 할 뿐 아니라 잠재뇌를 활용시켜 자신도 상상하지 못했던 능력을 발휘하게 만든다.
게다가 견디기 힘든 상황에 닥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강한 인내력도 길러 준다. 이렇게 된다면 자신이
바라는 소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확률은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인간의 마음을 과학으로 해명한다
인간은 뛰어난 자연 치유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심을 이루는 것이 면역 기능이라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는 마음과 면역 기능은 전혀 아무 상관도 없는 존재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의
육체와 마음은 하나의 개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매사를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그
자체가 효력이 극히 뛰어난 약’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인체 내부에 그 어떤 제약 회사에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제약공장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플러스 발상을 하면 체내에 있는 제약 공장은 순식간에 몸에 이로운 약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약은 인체를 괴롭히는 모든 질병을 물리친다. 그러나 자칫 잘못해서 마이너스 발상을 하게 되면 체내의 제약
공장은 곧바로 몸에 해로운 약을 만들어낸다. 이 점을 확실히 명심하여 매사를 플러스 발상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인간은 누구나 나름대로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소박한 신앙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 한 예로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
영양 상태에 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이 생각은 일정 정도 타당성을 가진다. 몸이 건강할
때는 먹고 싶은 음식만 먹어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의 육체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선량한 존재가 아니다. 한
발짝만 잘못 디디면 자신의 목을 조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 증거가 바로 호르몬이다.
시종 초조해하고 화만 내는 사람에게 호르몬은 아무런 경고도 하지 않는다. 호르몬은 바보스러울 정도로 충실한 하인이
되어 노르아드레날린이나 아드레날린을 묵묵히 분비할 뿐이다. 그로 인해 주인이 암에 걸리든 말든 ‘알 바 아니다’라는 것이 신체
메커니즘의 특징이다. 단,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노르아드레날린이나 아드레날린이 결코 해로운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체 기관에서 발생하는 물질은 반드시 그 나름의 긍정적인 목적과 필연성을 갖는다. 노르아드레날린이나 아드레날린은
도파민의 친척으로 인간에게 의욕과 활력을 일으켜 주는 원천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체 안에서 어떻게 이런 강한 독을
분비할 수 있을까 의아스러울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따라서 항상 불안·초조의 세계에 틀어박혀서 살아가는 사람은 뱀의 독에
필적할 만큼 강한 이 독으로 인해 인생을 원만하게 보낼 수 없을 뿐 아니라 오래 살수도 없다.
뇌내 모르핀은 1983년에 처음 발견되어 그 해에 영국의 과학 잡지 <네이쳐>를 통해 최초로 소개되었다.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이 발견으로 인해 인간의 마음이라는 추상적인 존재를 과학의 눈이라는 구체적인 틀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정말 커다란 진보가 아닐 수 없다. 사람 가운데에는 근성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있다. 그 차이는 과연
무엇 때문일까. 지금까지는 대부분 정신력의 차이로 여기고 질타하거나 격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뇌내 모르핀을
이끌어내는 보다 합리적인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체내 지방량이 수명을 결정한다
뇌내 모르핀을 많이 분비하고 독성 호르몬을 분비하지 않으면 뇌세포를 항상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가?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좀더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뇌의 무게는 대개 1.4킬로그램 정도다. 체중이 60킬로그램인
사람이라면 전체 체중의 2.3%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 작은 생김새에 비해 혈액과 산소를 몇 배 혹은 몇 십 배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혈액과 산소의 원활한 공급은 뇌의 활동에 그만큼 커다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뇌세포가 활달하게 움직여서 인체 각 기관으로 하여금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명령하려면 뇌내 모르핀을 많이 분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소와 혈액을 항상 충분하게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다. 산소와 혈액 가운데 어느 하나만 부족해도 그 영향이
곧바로 나타난다. 따라서 혈관이 막히는 현상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혈관이 막혀 혈액 흐름을 방해하게 되는 이유 가운데에서 가장 커다란 원인은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소판을 파괴시켜 부스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하지만 지방 역시 또 다른 커다란 원인으로 작용한다. 지방은 인간이 먹는
음식 중에서 가장 맛이 좋은 영양분이다. 따라서 입맛을 충족시켜 뇌내 모르핀을 많이 분비시킨다는 점에서는 지방이 플러스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지방은 혈관을 막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이로움보다는 해로움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건강을 위해서는 지방
섭취량을 줄이는 식사법이 최상이다.
하지만 담배와 마찬가지로 지방 역시 해롭다는 사실은 알면서도 쉽게 줄이지 못한다. 게다가 무리하게 지방 섭취를
중단하게 되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되어 그만큼 독성 호르몬을 많이 분비할 위험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아직까지 많이 알려진 방법은 아니지만, 우선 근육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게 가장 좋다. 근육이 지방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아해할는지 모르겠으나, 지방은 근육 안에서만 연소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같은 양의 지방을 섭취하는 경우 근육이
튼튼한 사람은 그만큼 빨리 지방을 연소시키지 못해 결국 과잉 지방질이 몸 안에 축적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킬로그램인 사람이 매일 2000칼로리씩 식사를 했다고 하자. 이 사람이 일찍 죽느냐 오래 사느냐
하는 것은 체내에 얼마나 많은 지방질이 누적되느냐에 따라 좌우 된다. 오래 사는 사람은 당연히 지방량은 근육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근육이 튼튼한 사람은 지방을 연소시키기는 능력 역시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에 지방이 누적되는 양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근육이 튼튼하면 지방으로 인한 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려면 상당히 격렬한 운동을 해야 한다. 그러나 격렬한 운동을
하면 활성 산소가 많이 발생되는 부작용이 뒤따른다. 따라서 근육 상태가 좋은 사람은 부드러운 운동을 계속해서 몸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으로 지방을 산화시키는 것이 좋다. 근육을 유지하는 운동으로는 맨손 체조와 같이 너무 격렬하지 않은 가벼운
운동이 적합하다. 반면에 몸에 지방이 많아도 근육량이 극단적으로 부족해서 겉으로 볼 때는 전혀 뚱뚱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뚱뚱하지 않다고 안심해버리기 쉽다. 그러나 혈관의 막힘은 겉보기와는 상관 없으며, 이런 사람일수록
혈관이 언제 막힐지 몰라 더욱 위험하다. 따라서 근육량이 극단적으로 부족한 사람은 그만큼 강도가 강한 운동을 해서 근육을 일정
정도 키워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성인병에 걸릴 위험도 높아지고 오래 살 수도 없다.
뇌내 모르핀에 유익한 식사
뇌세포를 활성화시키는데 근육 다음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식생활이다. 나는 머리말에서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은
추상적인 관념 상태에서 그치지 않고, 반드시 구체적인 물질로 변화되어 육체에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물질은 그 구성 재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재료를 섭취하는 과정이 바로 식사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현대 사회는 먹을 것이 없어서 걱정하던
과거와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오히려 너무 많이 먹어서 걱정일 정도이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식사량을 줄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칼로리 섭취량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은 고단백질 식사를 많이 해야 뇌내 모르핀을 많이 분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뇌내 모르핀을 구성하는 재료가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단백질은 20종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식사를 통해 섭취한 단백질은 몸 안에 들어가 일단 아미노산으로 분해된 다음 인체의 구성 재료와 효소로 재합성된다. 20종
중에서 필수 아미노산 8종은 체내에서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섭취해야 한다.
이것은 한 번에 많이 먹어둘 수 없을 뿐 아니라, 뇌내 모르핀을 많이 분비하면 그만큼 빨리 소비된다. 그러므로 식사를
통해 매일매일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식사법이 뇌세포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작용한다. 인체가 분비하는
호르몬은 현재 백 수십 여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호르몬은 아미노산이 수십 개 연결된 단백질의 일종이므로
식사를 통해 질적, 양적으로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 못하면 플러스 발상을 아무리 많이 하더라도 뇌내 모르핀을 제대로 분비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그리고 뇌내 모르핀이라 불리는 호르몬 물질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전부 20종이 알려져 있는데,어느 것이나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티로신이 없으면 뇌내 모르핀 계통의 호르몬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티로신은 필수 아미노산이 아니기 때문에 몸에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재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고단백질
식사를 일상화하여 항상 재료를 충분히 보충할 필요가 있다. 고단백질 식사가 중요한 이유를 이제 어느 정도 납득하리라 믿는다.
뇌내 모르핀에 유익한 식사법은 제3장에서 좀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포인트 식사.운동.명상 세가지
뇌내 모르핀에 관해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사항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뇌파와의 관계이다. 뇌내 모르핀이 분비될 때는
반드시 뇌에서 α파인 뇌파가 동시에 방출된다는 사실이다. 뇌파가 β파 상태가 되면 β-엔돌핀은 사라진다. 그런데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뇌파 역시 α파나 β파로 다르게 방출된다. β파도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지만
β파만 방출한다면 인간은 오래 살 수 없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없다. 반면에 α파를 방출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슨 일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감사하며 플러스 발상을 하도록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α파 상태를 만들 수 있다. α파와
뇌내 모르핀은 닭과 계란같이 어느 쪽이 먼저인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데 α파 방출에 가장
좋은 방법은 명상이다. 따라서 명상에 임하는 훈련을 많이 하면 α파를 그만큼 쉽게 방출할 수 있을 것이다.
α파를 방출한다는 것은 β-엔돌핀 같은 쾌감 물질을 분비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이 자유자재로 가능해지면 인생의 빛깔
역시 그만큼 멋지게 바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일반적으로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무의식적으로 긴장한다. 그래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 못하게 되는 이른바 ‘노력 역전의 법칙’이 작용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는 원인은 아드레날린 계통의 신경전달 호르몬
때문이다. 이때 플러스 발상을 하여 의식적으로 뇌내 모르핀을 분비시키면 그와 동시에 뇌에서 α파를 방출하여 대뇌의
전두연합야가 활성화된다. 그러한 상태에서는 의식 세계와 잠재의식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어 성공을 향한 긍정적인 발상을
프로그램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태에서는 잠재의식을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능력을
활성화시킬 수도 있다.
잠재의식을 자극해서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도 있고 정신 상태를 예민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면 그만큼 뛰어난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식사.운동.명상 세 가지가 아주 중요하다고 말한 의미를 이제 어느 정도
이해하리라 믿는다. 뇌내 모르핀에 유익한 ‘식사’, 근육을 붙이는 ‘운동’,α파를 방출하는 ‘명상’ 이 세 가지는 정말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병은 마음에서’ 라는 옛말은 의학적으로도 타당하다
뇌내 모르핀의 효능이 밝혀짐에 따라 인간의 마음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인간의 마음은 뇌 안의 뇌관과
대뇌변연계 그리고 대뇌신피질로 구성된다고 말할 수 있는데, 마음을 관장하는 이 뇌에는 에이 텐(A10)이라는 신경이 들어 있다.
에이 텐 신경은 쾌감신경이라고도 하는데, 이 신경이 어떤 자극을 받으면 우리 인간에게 쾌감을 전달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이 신경이 성욕과 식욕, 체온 조절과 같은 극히 원시적인 생리 욕구에서 운동과 학습, 기억은 물론 지고한 인간
정신을 관장하는 전두연합야까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성행위를 하면서 굉장한 쾌감을 느끼며 스포츠나 학습을 통해서도 커다란 쾌감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이웃이나 사회에 도움이 되는 행위를 통해서도 차원 높은 정신적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인간의 사고나 행위에서
발생하는 이 같은 쾌감은 모두 에이텐 신경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에이 텐 신경은 약 17-8년 전에 발견된
신경으로, 이것은 β-엔돌핀 등의 뇌내 모르핀의 존재를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에이 텐 신경에 대한
계속된 연구는 또 다른 굉장한 사실을 발견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그것은 우리 인간의 뇌가 에이 텐 신경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개나 고양이는 물론 파충류도 에이 텐 신경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그만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동물에게는 에이 텐 신경을 조절하는 상위뇌가 없다. 그러나 인간은 대뇌신피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에이 텐 신경을 통해 쾌감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고방식 여하에 따라 에이 텐 신경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에이 텐 신경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열쇠가 되는 것이 바로 뇌내 모르핀의 하나인 β-엔돌핀이다. 대뇌신피질을 제거해 버리면 인간은 개나
고양이와 별반 다를 게 없어진다. 또한 개나 고양이의 상위뇌인 대뇌변연계까지 제거한다면 인간의 뇌는 파충류나 다를 바 없는
수준으로 떨어진다. 인간이 식생활이나 성행위에 동물과는 다른 의미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것도 대뇌신피질 덕분인 것이다.
또한 더욱 차원이 높은 사랑의 감정이나 자기 실현 같은 것으로 욕구 수준을 높여갈 수 있는 것도 대뇌신피질이 있기 대문에
가능하다.
그런데 인간이 자신의 행위를 이처럼 지고한 수준으로 승화시키려고 하는 원인은 그것이 그만큼 커다란 쾌감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매한 이상을 갖고 있다 해도 그것이 일정한 쾌감을 수반하지 않는 한 아마 어느 누구도 그렇게 살아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인간은 바람직한 행위를 하면 이로운 호르몬이 분비되는 조직을 체내에 갖추고 있다. 그래서
연인이나 아이를 위한 행동 혹은 아내나 조직을 위한 행위라면 아무리 괴롭고 힘들다 해도 그것을 통해 쾌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뇌파는 α파 상태가 되고 그만큼 많은 β-엔돌핀을 분비하게 된다. 또한 β-엔돌핀은 기억력을 향상시키거나
인간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것 그리고 의욕이나 인내력, 창조력을 발휘하는 분야에도 관계하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자신의
사고방식 여하에 따라 정신 활동을 유익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도 있고 나쁜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도 있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플러스 발상을 하도록 노력하면 β-엔돌핀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화를 내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여 남을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을 가지면 β-엔돌핀은 분비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병은 마음에서 생겨난다’는 옛사람들의 정의가 의학적으로도
극히 타당하다는 사실이다. ‘행복하다’ 거나 ‘기쁘다’ 혹은 ‘운이 좋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β-엔돌핀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동일한 상황에서도 ‘싫다’ 거나 ‘밉다’ 혹은 ‘복수하겠다’ 고 생각하면 불쾌감과 질병, 돌발사고, 적대감,
실패, 실의 좌절감과 같은 자기 파멸의 골짜기로 빠지게 된다. 뇌내 모르핀의 세계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신비에 싸여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은 아마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 단 하나 단언할 수 있는 것은 뇌내 모르핀의
정체 규명과 활용법 개발이 21세기를 향한 의료계의 최대 목표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제2장 근육이 붙으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
지방을 섭취해도 성인병에 걸리지 않는다
지방은 성인병의 커다란 원인 중의 하나다. 여기에 스트레스가 겹쳐지면 거의 대부분 질병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현대 사회는 이 두 가지가 쉽게 누적될 위험이 많기 때문에 성인병이 증가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세상에서 과식이 원인이 되어 죽음을 맞게 되는 대상은 인간과 가축 그리고 동물원의 동물밖에 없다. 가축이나 동물원의
동물도 인간이 관리한다는 점을 볼 때, 결국 그 책임은 인간에게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반성을 거듭해도 인간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본능적 욕구를 억제하기 힘들다. ‘알고 있지만……’이라고 말하면서도 나쁜 식생활 습관을 바로 잡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맛있는 음식은 예외 없이 지방을 포함하고 있다. 좀 과장해서 말한다면 과식으로 인한 죽음은 결국 지방질
누적(지방독)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방독은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 우리는 지방질 섭취를 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하다면 문제는 없겠지만 불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나는 지방질 음식을 멀리하지 못하는 심정을 이해한다. 왜냐하면 맛있는 음식은 기분을 좋게 만들기 때문이다. 기분이 좋아지면
뇌내 모르핀이 분비되어 그만큼 플러스 효과가 되는 반면, 먹고 싶은 음식을 못 먹으면 스트레스가 쌓여 그 자체로 노화나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어느 쪽이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지방독의 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을 통해 적당한 근육을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근육과
산소만 있으면 지방은 완전 연소되어 탄산가스와 물로 변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일정한 근육 상태만 유지한다면 지방독에
침해 당할 위험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중년이 되면 금방 뚱뚱해지고 쉽게 성인병에 걸리는 원인도 근육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근육은 몸의 형태를
잡아주고 몸이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역할 외에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돕는 기능이 바로
그것이다. 혈액은 펌프 역할을 하는 심장 박동에 의해 전신으로 흘러가서 각 세포에 영양소와 에너지를 공급한 다음, 세포의
노폐물을 담은 정맥혈이 되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 이 정맥혈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바로 그때 전신 근육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근육을 제2의 심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즉 인체 내부의 혈액 순환은 심장과 전신 근육 때문에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근육이 줄어들면 혈액 순환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이것이 성인병의 도화선이 되는
것이다.
근육의 유지 상태는 자신의 복부를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배가 많이 튀어나왔다는 것은 근육이 줄어들고 지방질은 그
이상 누적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배가 많이 나온 사람은 그만큼 혈액 순환이 나쁘다 할 수 있다. 배를 복강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빈 공간에 내장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배에는 빈 공간이 많아 지방이 쌓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물론
지방은 피하에도 쌓이지만 복강에 특히 많이 쌓인다. 그래서 배를 보면 지방이 쌓인 정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배가 튀어나왔다는 것은 이미 뇌세포가 상당히 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의 상태 하나로 노화의 진행 속도나 성인병에 걸릴
위험 정도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격한 운동은 25세로 마감 짓자
그렇다면 배가 나온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물론 배가 나왔다는 건 근육이 빠졌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근육을 붙이기
위해 운동을 하면 에너지가 발생하고 그러면 독성 활성 산소가 동시에 발생되므로 이것을 완전히 중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25세를
넘지 않은 젊은 시절에는 인체 내부에서 SOD를 충분히 생성하여 활성 산소의 독을 중화시키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뇌의 발육이 멈출 무렵이 되면 어떤 이유 때문인지 SOD의 발생도 멈추어 버린다. 그러므로 근육을 단련시키고자 하는
사람은 뇌가 한참 성장하는 젊은 시절에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젊을 때는 격렬한 운동을 해도 SOD를 생성하여 활성 산소를
곧바로 중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근육 단련법은 이 시기에 근육을 충분히 발달시키고, 그 이후는
그것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뇌가 발육을 멈추었다 해도 근육을 단련하면 된다. 어쨌든 25세 이후에는 가급적 과격한 운동을 피하고 지방을
산화시킬 수 있을 정도의 부드러운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드러운 운동은 뇌내 모르핀을 분비시켜 활성 산소의 독성을
중화시키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호르몬을 제대로 분비하여 독성을 중화시키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왜냐하면 뇌는 의외로 나약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뇌는 몸 전체에 비해 아주 작은 기관에 불과하지만 에너지 소비량은 상당한 양에 달한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산소 소비량만 하더라도 전체의 20%를 육박하고 있다. 따라서 항상 산소의 원활한 공급이 필요하며 잠시라도 중단되면 그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다. 뇌는 산소 공급이 중단될 경우, 단 3분도 견뎌내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장기는 살아
있더라도 뇌사 상태에 빠지는 사태가 발생한다. 또한 한번 죽은 뇌는 두 번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뇌는 이렇게 나약하기 때문에 뇌혈관 곳의 혈액 흐름이 나빠진다는 것은 다른 부분의 혈액 흐름이 나빠진다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제 1장에서 뇌내 모르핀을 분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귀찮을 정도로 강조한 이유는 그 자체의 중요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노르아드레날린이나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면 뇌혈관이 수축되어 뇌 속의 혈액 흐름이 저하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한, 혈관을 수축시키는 가장 커다란 주범은 노르아드레날린과 아드레날린이다. 이것을 많이 분비하면 혈관이 수축되고 급기야는 막혀버릴 수도 있다. 그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우선 혈관이 수축되면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한다. 혈액 흐름이 나빠지면 산소 공급량이 줄어든다. 산소가 부족하면
혈액 성분 가운데 하나인 혈소판(platelet/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혈구 중의 하나)등이 쉽게 파괴되고, 파괴된 혈소판은
혈병(thrombus/혈액 성분들에 의해 형성된 집합체)으로 변해 혈관 수축을 가속화시킨다. 또한 혈관에 지방이 침투되더라도
혈액의 흐름만 원활하면 지방은 좀처럼 끼지 않는다. 그러므로 혈관을 막는 가장 큰 원인은 호르몬에 의한 혈관 수축이라 할 수
있다. 뇌의 굵은 혈관이 막히는 것을 뇌경색이라 하는데, 뇌경색 전단계에는 반드시 가는 혈관이 막히는 현상이 일어나며 막힌
부근에 있는 세포는 점차 죽어간다. 이것이 이른바 치매의 시작이다. 30대 후반이 되면 이런 형태로 하루에 약 20만개 정도의
뇌세포가 죽어간다고 한다. 하루에 20만개는 대단히 많은 양이다.
그러나 뇌를 젊게 유지할 수만 있다면 뇌세포가 죽는 양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 인간은 본래 생체학상 120년을 살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므로 타고난 기능을 손상하지 않는 한 수명에 관해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최대의 과제는 근육을 단련시키는 데 있다. 그런데 앞에서 말했듯이,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하려면 다량의
에너지가 필요하며 에너지를 사용하면 활성 산소의 발생도 동반된다. 따라서 활성 산소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시키면서 근육을
단련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활성 산소가 발생되는 과정에 관해 상세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여기서 한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혈액이 재관류할 때 활성 산소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재관류란 일단
혈액의 흐름이 멈추었다가 다시 정상적으로 흐르는 것을 말한다. 모세 혈관의 굵기는 혈구 한 개가 겨우 통과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갑자기 모세 혈관이 수축되었다고 하자. 그러면 혈액의 흐름이 순간적으로 멈추게 된다.
그러나 심장이 펌프 역할을 하여 계속 일정한 압력으로 혈액을 내보내기 때문에 혈액은 곧바로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바로 이때
활성산소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때 발생한 활성 산소는 우선 세포를 공격하여 유전자에 상처를 입힌다. 그러면 상처 입은
부분에서 암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설사 유전자가 상처를 입지 않았다 하더라도 혈관 내피에 상처가 생겨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어떤 경우든 혈액이 봄날 시냇물처럼 원활하게 흐르지 않으면 만병의 근원이 된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이 빨리 죽고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가 오래 사는 이유는 이처럼 사고방식에 의해 다르게 생성된 물질로 인하여 혈관 수축의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운동 후, 곧바로 쉬지 않는 것이 요령
앞에서 설명한 대로 혈액을 항상 원활하게 흐르게 하려면 단단한 근육을 유지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이때 활성 산소의 해악을 최소로 줄이는 요령 가운데 하나는 갑자기 운동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를
돕는 사례로 적절할지 모르나 남녀간의 성행위를 한 예로 삼아 설명해 보겠다.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성행위는 상당히 격렬한
운동이다. 따라서 활성 산소가 대량으로 발생한다. 사람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섹스 행위는 기분을 좋게 하여 뇌내
모르핀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그래서 점점 더 격렬한 행위로 나아갈 가능성이 많다. 물론 이 과정에서 분비된 뇌내 모르핀은 몸에
이롭게 작용한다. 몇몇 고지식한 사람은 부정하겠지만, 예로부터 섹스가 미용과 건강에 좋다는 설이 있다. 뇌내 모르핀이 많이
분비된다는 사실 하나만 보더라도 이것을 단순한 속설로 외면할 수는 없다. 욕구를 충족시켜 뇌를 기분 좋은 상태로 만들면 누구나
신체적 정신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문제는 격렬한 운동을 어떻게 수습하느냐는 것이다. 격렬한 운동을 하면 혈액의 흐름이 빨라진다. 그런데 그 운동을
갑자기 멈추면 이제까지 순조롭게 흐르던 혈액에 갑자기 산소 결핍 현상이 일어난다. 이런 현상을 산소부채(O2 debate)라
부르는 데, 이것은 운동할 때 평소 여분으로 비축해 두었던 산소의 양까지 모두 소비해 갑작스럽게 산소가 부족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전력으로 100미터 달리기를 하고 나면 숨이 차서 헉헉거리게 된다. 그것은 달리는 동안 몸에서 빌려 쓴 산소를
원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서둘러 산소를 보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혈관 속에서는 재관류와 동일한 현상이 일어난다. 활성
산소가 대량으로 발생되는 것이다. 따라서 격렬한 운동을 한 다음 갑자기 동작을 멈추는 것은 건강에 매우 해롭다.
따라서 섹스가 끝났다고 등을 돌려 곧바로 코를 골며 자는 습관 역시 건강에 좋지 않다. 침대에서 일어나 방안을 걸어
다니거나 샤워를 해서 갑자기 동작을 멈추는 것을 피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섹스가 끝나자마자 동작을 멈추는 행위는
건강에 매우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행위가 끝난 다음 두 사람이 함께 기공을 하는 것이지만 보통
사람은 좀처럼 실천하기 어려우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간단히 목욕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로 몸을 씻어주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가벼운 운동이 될 수 있다.
야구 선수 가운데 투수는 경기를 마친 다음날 어깨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고통을 느낀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투구 방법이 잘못된 탓이기도 하지만 경기를 마친 후에 가벼운 피칭을 하여 급격하게 흐르던 혈액의 흐름을 서서히 늦추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시합 후에 몸을 가볍게 움직여 주면 심한 피로감이나 고통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섹스를 한
다음날 심한 피로감에 시달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행위가 끝난 뒤에 그대로 자버리기 때문에 피로가 그대로 쌓이는 것이다.
어떤 운동이든 이튿날 가장 피로감을 느끼는 곳은 전날 사용했던 근육 부분이다. 그러나 실제로 피로가 쌓인 곳은 사용한
근육만이 아니다. 비록 우리가 자각을 못하지만, 뇌 역시 상당히 지쳐 있는 상태다. 운동을 한 다음, 특히 격렬한 운동을 한
다음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갑자기 동작을 멈추어 휴식 상태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활성 산소의 해를 줄이면서 근육을 단련하는
요령이다. 이 점을 조심한다면 운동은 인체 각 기관과 뇌를 젊게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격렬한 운동은 백해무익
격렬한 운동에 관한 얘기가 나온 김에 지옥 훈련의 폐단에 관해 언급하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 지옥 훈련이란 하나의
수행과정이라 볼 수 있다. 소위 극기 훈련이란 것도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분분하다.
지옥 훈련에는 대부분 종교적인 신심이나 자기 단련을 위한 수행 등이 많다. 폭포수를 맞거나 한겨울의 혹한 추위에 얇은 옷만
입고 산 속을 뛰어 다니는 등의 훈련도 지옥 훈련의 좋은 예다. 또한 운동량이 극히 격렬한 운동 선수들의 지옥 훈련이 있는가
하면 운동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심리적으로 매우 힘든 극기 훈련도 있다. 이 같은 훈련을 모두 한데 묶어 지옥 훈련이라 할 때,
과연 이런 훈련이 인간에게 좋은가 나쁜가 하는 문제를 한 번 검토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우선 내 어린 시절에 겪었던 지옥 훈련의 경험을 몇 자 적어 보겠다.
나는 어릴 때 보통 사람들이 좀처럼 체험하기 힘든 맹훈련을 받았다. 프롤로그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우리 집안은 대대로
동양의학을 가업으로 이어왔기 때문에 가업을 이어받을 사람은 특수한 과정을 통과해야 했다. 일종의 왕위 전수 수업과 같은 힘든
과정이었는데, 나는 고작해야 대여섯 상에 불과한 어린 나이부터 이런 고된 수행을 억지로 받아야 했다. 감나무에 하루 종일 묶여
있거니 밤중에 산 속에 앉아서 아무 이유도 모른 채 밤새껏 별을 바라보아야 했다. 폭포수를 맞는 일은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온갖 힘든 수행을 강요당했다. 이러다가 죽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 속에서 수 없이 떠오를 정도였다. 이렇게 고달픈
수행을 받다 보면 너무 힘들고 괴로운 나머지 죽고 싶은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처음에는 노르아드레날린과 아드레날린은 물론
활성 산소도 많이 분비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왜 많은 사람들이 혹독한 수행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극한 상황에서도 뇌내 모르핀을 분비할 수 있는 훈련을 쌓기 위한 것이다.
극한 상황을 계속 체험하다 보면 은연중 기쁨으로 바뀌어 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 체험을DNA(deoxy
ribonucleic acid/디옥시 리보 핵산)와 RNA(ribonucleic acid/ 리보 핵산)에 주입시키면 다음부터는
쓰라린 체험을 하더라도 뇌내 모르핀을 분비할 수 있게 되고 고통 속에서도 기쁨을 맛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단식이라는 수행
과정을 하나의 예로 들어보자. 이것은 식욕이라는 본능을 억제하는 상당히 힘든 수행법 가운데 하나이다. 나는 5-6세부터
단식을 했으며, 국민학교에 입학한 다음에는 1주일 동안 단식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때는 물만 마시고 식사는 일체 하지
않는다. 몹시 배가 고프고 의식이 몽롱해 지지만, 정신은 아주 깨끗하고 맑아진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귓전에 대고 속삭이는
소리가 그대로 마음에 전해지고 서서히 행복감에 빠져들게 된다. 일반인들은 그다지 실행하지 않는 이런 수행을 한 덕분에 나는
나름대로 집념과 인내력을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이런 수행을 권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옛날에는 뇌내 모르핀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다. 극한
상황만 극복하면 그 너머에 이상야릇한 행복감과 쾌감의 세계가 있다는 정도만 어렴풋이 느꼈을 뿐이다. 그러므로 한 번 극한
상황을 극복하고 나면 다음에는 같은 상황에 처하더라도 자포자기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거기에 대처하려는 근성이 생겨난다고
믿었다.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심신을 단련하는 방법으로 수행을 실행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자신이 처한 쓰라린 상황을 플러스로 전환시키는 데 있다. 그러나 이것을 마이너스로 받아들이면
오히려 노르아드레날린과 아드레날린이 나오고 동시에 활성 산소가 분비되어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나 역시 처음에는
마이너스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다행이 선조 대대로 이런 수행을 통해 쌓아온 긍정적 요소들의 흔적이 유전자 속에 들어 있어 비교적
빨리 극복할 수 있었다. 만일 그렇지 못했다면 마이너스 결과만 초래했을 가능성도 높았을 것이다. 가끔 세간에 화재가 되고
있는 극기 훈련이라는 것도 그 취지와 효과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나는 그다지 찬성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나치게 과보호를 받고 자라는 요즘 아이들에게 합숙 과정을 통해 평소와 다른 검소한 식사나 불편한 생활을 체험하게
만드는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의학적으로 볼 대 뇌가 발육 단계에 있는 동안은 틀림없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뇌는 대부분 열 살 정도까지 성장하므로 이 같은 훈련을 하려면 열 살 이전에 하는 게
좋다. 한 사람의 성장 과정을 볼 때 세 살,다섯 살,일곱 살,열 살은 하나의 성장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얘기가 다소 옆길로 빠졌으나 어쨌든 극단적인 수행방식은 나름대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뇌내 모르핀의
메커니즘이 밝혀진 현재로서는 구태여 위험이 따르는 격렬한 운동이나 수행을 할 필요가 없다. 뇌내 모르핀에 관한 지식을 익혀서
잘 응용하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사고, 감사하는 마음, 타인에 대한 사랑, 플러스 발상 등을 행동으로 옳기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운동 선수를 모방한 힘든 운동이나 지옥 훈련은 그다지 권장할 만한 방법이 아니다.
훈련 자체의 좋고 나쁨을 떠나, 혜택 받은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이나 수행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갑자기 혹독한 수행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30대 이후에는 가벼운 맨손 체조가 이상적
젊었을 때는 과격한 운동을 해도 상관없지만, 대개 25세 이후의 과격한 운동은 득보다 해가 많다. 이 점을 명심해
두기 바란다. 그렇다면 30세 이후에는 어떤 방법으로 근육을 단련하는 것이 좋은가. 가장 좋은 방법은 체조 계통의 유연한
운동이다. 체조는 평상시 잘 쓰지 않는 근육을 움직여주는데 그 의미가 있다.
근육에는 근긴장성섬유 (tonofiboil/ 근긴장에 관여하는 근육섬유)가 있는데, 이것은 뇌의
시상하부(hypothalamus)와 이어져 있다. 그래서 이 근육이 자극을 받으면 뇌내 모르핀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운동선수가 운동을 히는 도중에 행복감은 느낄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근육은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근육을 펴주면 다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뼈 속에 많은 혈액이 흘러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근육을 펴준다고 해서 어떻게 뼈 속에 피가 흘러 들어가게 되는지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그것은 다음과 같은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가령 대나무 통 한 개가 있고 겉에 구멍 몇 개가 뚫려 있다고 하자. 그 대나무 통을 물에 젖은
수건으로 싸고 바깥쪽을 비닐로 감는다. 그리고 나서 두 손으로 꽉 눌렀다고 하자. 그러면 물은 당연히 구멍을 통해 통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근긴장성섬유를 펴주면 위의 대나무 실험과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뼈 속에 많은 피가 흘러 들어
가면 뼈의 노화를 방지하는데 큰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골다공증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데도 아주 뛰어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맨손 체조란 관절을 움직이지 않고 최대한으로 근육의 긴장을 높여가는 운동을 말한다. 맨손 체조는 본격적인 운동 전 단계에
하는 워밍업이므로 이것이 끝나면 근육을 단련하는 본격적인 운동에 들어간다. 근육을 강화하려면 일정한 힘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파워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의 힘을 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가의 문제이다. 사람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힘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면 별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반면에 힘을 너무 과중하게 사용하게 활성 산소의
해를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연령.성별 등에 근거한 다음과 같은 공식을 참조하여 자신에게 적절한 운동량을 산출해서 기준으로
삼는 것이 좋다.
남성의 최고 심박수=209-0.69×연령 여성의 최고 심박수=205-0.75×연령
위에 제시한 공식에 근거하여 개개인의 심박수를 산출하여 그 심박수의 60-75%를 유지하도록 운동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만약 지나치게 힘을 사용하면 근육은 붙지만 활성 산소의 독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근육을 붙이는
목적은 어디까지나 피의 흐름을 좋게 하고 몸에 해로운 지방질을 산화시키기 위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목적에서 벗어나
과도하게 운동을 하면 오히려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뇌를 사용하는 인문계 사람들이 오래 산다
운동 선수는 겉보기에 상당히 건강하고 강인해 보인다. 그리고 잘 단련된 근육은 아름답기조차 하다. 하드 트레이닝을
통해 육체를 단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격렬한 훈련은 반드시 활성 산소를 동반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스포츠
의학을 공부한 사람은 잘 알겠지만, 스포츠맨들은 겉보기에는 건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건강하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그렇지
않다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할 것이다.
그 증거로 일반인들은 힘든 일을 하면서도 정년 60세까지 별 탈없이 근무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스포츠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 가운데에서는 60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프로 야구만 하더라도 30세가 넘으면
베테랑이며 40대 현역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마라톤 같은 운동은 20대가 황금기이며 40대에게는 극히 무리한 운동이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맨은 일반인에 비해 신체에 자주 이상이 생기고 수명도 짧다. 이들은 스포츠를 통해 돈과 명예를 얻는
대가로 자신의 육체를 기꺼이 혹사하기로 단단히 각오하고 있기 때문에 그럭저럭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보통 사람이 이들을 흉내 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 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아마추어 마라톤이 유행이라 일반인도 많이 참가하고 있다. 마라톤이 너무 좋아 몸을 해쳐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모르겠지만, 만일 건강을 위해서 마라톤을 한다면 당장 그만 두는 게 좋다. 아마추어 마라톤은 백해무익한 일이다. 여성마라톤
선수의 경우, 그것으로 청춘을 불사르며 자신의 길을 닦아나간다는 의미에서는 나름대로 선택의 여지가 있을지 모르나, 그것을 통해
일반적인 의미에서 말하는 여자의 행복을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선수 대부분이 생리불순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생리를 한다고 해도 무배란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정자나 난자는 활성 산소의 공격을 쉽게 받기 때문에 과격한 운동을 하는
선수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낳더라도 기형아를 낳는 마이너스 결과를 초래할 확률이 높다.
지나친 운동이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운동과 수명의 관계를 나타낸 자료에서도 명확하게 나타난다. 이것은 운동과
수명의 관계를 나타낸 그림인데 장수라는 측면에서 확실히 스포츠계 사람들이 불리하다는 사실이 잘 드러난다. 몸을 단련해서
튼튼한 근육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맨 출신이 일찍 죽는 이유는 활성 산소로 인한 피해를 그만큼 많이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인문계와 이공계를 비교한다면, 인문계가 상대적으로 더 오래 사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인문계가 우뇌를 많이
사용하는 반면 이공계는 논리. 계산 등으로 좌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뇌를 많이 사용하는 인문계가 더 오래
사는 이유는 뇌내 모르핀이 우뇌에서 먼저 분비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뇌내 모르핀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잇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건강하게
장수하기를 바란다면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근육을 단련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근육을 키우는 운동과 지방을 없애는 운동
요즘은 남녀를 불문하고 살을 배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 성인병의 원인 중의 하나가 비만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정말 바람직한 경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운동으로 지방을 줄일 수 있다고 믿는
소박한 신앙이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 격렬한 운동을 해도 지방은 거의 빠지지 않는다. 지방은 오히려
부드러운 운동을 할 때 많이 빠진다.
근육 운동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근육을 붙이는 운동이고 다른 하나는 지방을 없애는 운동이다. 이 둘은
전혀 별개의 운동이라 할 수 있다. 근육을 붙이는 운동은 파워 트레이닝이다. 무거운 역기를 들어올리는 등의 운동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이에 비해 가벼운 워킹(wal-king/걷기)을 장시간 하는 것은 지방을 없애는 운동에 속한다. 어째서
격렬한 운동으로는 지방을 연소시킬 수 없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지방을 연소시키려면 많은 양의 산소가 필요한데 격렬한
운동은 대량의 산소를 소모하므로 정작 지방 연소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100m 전력 질주와 같은 격렬한
운동으로는 지방을 전혀 소모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살 빼기가 목적이라면 격한 운동은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 그런 운동은
아무 효과도 없을뿐더러 도리어 활성 산소의 공격을 받는 계기로 작용할 뿐이다. 고른 호흡을 하면서 부드러운 운동을 장시간
계속하면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어 지방을 점차 연소시킨다.
지방을 없애는 운동으로 가장 좋은 것은 워킹이다. 매일 한 시간 정도 워킹을 하면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부드러운
운동은 뇌내 모르핀을 분비하여 운동 자체를 편안하고 즐거운 행위가 되게 한다. 식사를 마치고 휴식을 취한 다음 산책을 하면
다소 과식을 했더라도 지방을 충분히 연소시킬 수 있다. 걷는 양은 하루에 총 1만 3천보 정도가 적당하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기본적으로 걷는 양이 있으므로 운동 삼아서 걷는 양은 약 8천보에서 1만보 정도가 적당하다. 각자 이것을 염두에
두고 자신이 하루에 걷는 양을 계산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설명한다면 총 1만 3천보라고 하는 운동량은 미국의 한 병원에서 환자에게 걷기 운동을 시키며 질병을 치료한
결과에서 나온 수치이다. 1만보를 걸을 때는 병이 재발되었으나 1만 3천의 운동량에서 는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하루에 걷는 양이 이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추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부드러운 운동은 웬만큼 부지런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좀처럼 실행하기 힘들다는 데에 있다.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실천에 옮기기가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함께 걸을 사람을 만들어 매일 주기적으로 산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자신에게 좋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좀처럼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것이 세상살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거나 격려해 준다면 혹은 함께 산책을 한다면 그
자체가 유쾌하기 때문에 열심히 하게 될 것이다.
운동은 기본적으로 활성 산소를 대량으로 발생시키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보면 격렬한 운동을 많이 한 사람은 일찍 사망한다.
그렇지만 지방독을 해소하려면 근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근육을 키우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 따라서 근육이 부족한 사람은 우선
맨손 체조로 가볍게 근육을 풀어 준 다음 파워 트레이닝을 하는 방법이 좋다. 그런 다음 다시 부드러운 운동을 한 시간 정도
해서 지방을 연소시키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필요 없는 지방을 연소되고 혈액 순환이 좋아져 성인병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비만도 사라지고 콜레스테롤도 낮아진다
또 한가지 성인병 예방에 큰 효과가 있는 것이 명상이다. 명상은 기공과 함께 동양의학의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 이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히 효력을 발휘한다. 그래서 나는 질병의 종류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게 가벼운
운동과 명상을 권하고 싶다. 여기에 식이요법과 메디컬 마사지를 적당히 덧붙여서 실시하면 어떤 고질적인 성인병이라 하더라도
기적처럼 치료할 수 있다.
이런 요법을 통해 개선된 사례 몇 가지를 아래에 소개하겠다. 명상에 의한 효과는 뇌파 측정기를 이용해서 α파가 방출되는 양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확인했다.
사례 1) 58세의 한 부인은 진단 결과 고혈압과 우울증으로 판단됐다. 비만 정도는 플러스 25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또한 총콜레스테롤 수치도 275로서 이것 역시 정상을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정상치 120-220). 증상은
불면과 강박관념으로, 이렇다 할 원인도 없는데 늘 쫓기고 있는 듯한 불안과 초조감에 시달려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나는 이 환자에게 식이 요법과 운동요법 그리고 명상 세 가지에 메디컬 마사지를 덧붙여서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비만도는 3.5까지 내려갔는데, 이것은 정상치 범주에 속한다(정상치는 ±10). 총콜레스테롤
수치도 215까지 내려갔다. 정상치가 120-220이라 할 때, 이것 역시 정상으로 회복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환자를
치료할 때는 명상이 특히 효과적이었다. 이 부인은 꽃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꽃을 보면 안색이 딴 사람처럼 변할 정도였다.
그래서 꽃이 가득 찍힌 이미지 비디오를 보여 주어 꽃에 관한 이미지를 뇌리에 심어놓은 다음 명상실에서 명상을 하게 했다.
이런 훈련을 몇 번 되풀이 하다 보니, 어느덧 꽃에 대한 이미지를 쉽게 뇌리에 떠올려 α파를 그만큼 많이 방출하게 되었다.
α파를 방출하는 정도는 그림과 같은 방법으로 측정한다. 우선 α파가 50% 이상 방출될 때를 1점으로 하고 이것을 점수로
환산한다. 다음에는 전체 면적에 α파가 차지한 비율을 계산하는데, 이것은 클리어 레이트(clear rate)라 한다. 그리고
양쪽 점수를 합쳐서 전체 점수(토털)를 뽑아낸다. 만점은 100점인데, 이 환자는 처음에 11밖에 되지 않았으나 치료 후에
60점까지 늘어났다. 11점이란 상당히 위험한 질병권 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건강의 기본이 되는 뇌내 모르핀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 상태이기도 하다. 이렇다 할 원인이 없는데도 ‘자기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인간’ 이라고 생각하며 언제나 우울한 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다시 말해 플러스 발상이 불가능한 것이다.
낮에는 꾸벅꾸벅 졸고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하며, 망상이 일어나고 환청이 들리기도 하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하면 정신병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높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거의 하루 종일 자는 경우가 많다.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도파민 호르몬이 고갈되어 거의 분비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파킨슨 병이라고 부른다. 파킨슨 병의 반대는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는 경우인데 이것을 ‘분열증’ 이라
부른다. 약물을 먹으면 순간적으로 반짝하는 정도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환자는 명상과 식이요법 그리고 운동을 통해 매우 좋은 상태를 회복했다. 이런 질병은 비록 그 증상이 신체적으로 나타나지만,
본질적으로 볼 때 마음의 병이라 할 수 있다. 정신 신체 장애(psychosomatic disease)라 하는 게 바로
이것인데, 지금은 이 같은 심신증 역시 뇌가 분비하는 물질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뇌내 모르핀에 대한 억제 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될 때 이런 질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이 환자가 뇌내 모르핀을 많이 분비할 수 있도록 치료했다. 정신
신체 장애는 뇌내 모르핀을 많이 분비하여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만들면 거의 대부분 호전 된다. 뇌 속을 혁명할 수만
있다면 어떤 사람이라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의사들은 이런 이야기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명상에 빠지면 머릿속을 깨끗이 비울 수 있다. 역으로
말하면 머릿속을 깨끗이 비운 상태를 명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웬만큼 훈련하지 않으면 이런 상태에 접근하기 어렵다.
머릿속을 비우려고 하면 오히려 잡념만 생겨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에서 말한 사례에서 잘 나타나듯이, 자기가
좋아하는 사물에 대한 이미지를 명상 전 단계에 미리 뇌리에 심어놓은 과정이 필요하다. 명상을 할 때 즐거운 이미지를 떠올리면
뇌내 모르핀이 나와서 기분이 좋아질 뿐 아니라, 잡념 역시 비교적 쉽게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잡념이 생길 여지를 없애면
진정한 명상의 영역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설사 그런 단계에 접근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뇌내 모르핀의 작용으로
심신이 호전되어 자연 치유력이 높아질 것이다.
사례 2) 46세의 중년 여성이다. 이 사람은 나이에 비해 간 기능이 엉망이었다. 뚱뚱한 몸이 아닌데도 고지혈증과 이로
인한 지방간 증상이 있었던 것이다. 야윈 몸매에 비해 근육은 적고 지방이 아주 많았다. 단명하기 쉬운 유형으로 암에 걸릴
확률이 아주 높은 체질이었다. 나는 이 사람 역시 앞의 환자와 같은 방법으로 치료했다. 그 결과 273에 달하던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통원 치료 4주만에 207까지 내려갔다. 간기능 상태를 나타내는 효소량인 GOT.GPT(간기능을 나타내는 효소,둘 다
0∼40까지를 정상으로 보고 있음)가 77과 88이었으나, 이것은 32와 34까지 떨어졌으며 간기능 장해를 나타내는 효소로
대개 30까지를 정상으로 봄)는 325에서 123으로 내려갔다.
이 여자는 개를 너무 좋아해서 개 얘기만 나오면 굉장히 행복스러워했다. 병원에 올 때도 늘 개를 데리고 올 정도였다. 이
환자의 경우는 개 얘기를 하면 뇌내 모르핀을 분비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환자로 하여금 아침에 개를 데리고 산책을
다니게 한 후,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 다음에 명상실로 들어가서 명상하도록 권했다. 이 환자를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그 자체로 상당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사례 3) 63세의 한 남성은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공복시의 혈당량이 273이나 되어 결국 입원 치료를
받게 되었다. 입원할 당시만 하더라도 의식이 몽롱할 정도로 상태가 아주 나빴기 때문에 처음에는 인슐린 주사를 놓았다. 그후
내복약으로 바꾸고 인슐린 주사는 중단했다. 혈당치가 273에서 126까지 떨어진 다음부터는 운동과 명상을 병행시켰다.
이 사람은 전에 항공 회사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어 비행기를 무척 좋아했다. 비행기 얘기가 나오면 옛날 일을 회상하며
즐거워하곤 했다. 그래서 나는 이 사람에게 새가 되어 하늘을 날아다니는 상상을 해보라고 권했다. 눈을 감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이미지를 떠올리도록 만든 것이다. 이 사람은 비행기를 탄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후지산이 보인다거나 날씨가 맑아서
기분이 좋다는 등의 이미지를 쉽게 형성할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몇 번 명상실을
들락거리는 사이에 약도 주사도 필요 없게 되었다. 혈당치는 인슐린 주사를 중단한 상태에서도 110이하를 유지하게 되었다.
사례4) 역시 당뇨병이 있는 43세의 남성이다. 그의 당뇨는 유전상일 뿐 아니라 통풍(gout/acid/gout 정도를
나타내 주는 수치가 됨)은 9.7로 높은 편이었다. 건강을 위해 조깅을 계속했는데, 사고로 무릎을 다치면서 운동을 못하게 된
것이 증상 악화의 원인인 것 같았다. 나는 이 환자에게도 처음에는 인슐린을 투여했다. 그리고 식이요법과 운동, 명상을 통해
α파를 많이 발산하도록 만들었다. 입원 당시에는 스트레스가 많이 누적되어 있었고, 어두운 것이 싫은 나머지 밤에 잠을 잘 때도
불을 켜놓을 정도였다. 그러나 치료를 시작한 다음부터는 생활 스타일이 개선되었고 건강 상태도 많이 향상되었다.
200이상이던 혈당치도 치료한 결과 투약하지 않은 상태에서 150이하를 유지하게 되었고, 요산치도 8.0이하로 떨어졌다.
명상에는 특별한 유형이 없다. 우리 병원명상실에서는 의자에 기대거나 옆으로 눕는 등 자유로운 자세를 취하게 하고 머리에 헬멧를
씌워 뇌파 상태를 측정하고 있다. 명상 도중에 α파가 50%이상 방출되면 찌륵찌륵 하는 벌레 신호음이 울린다. 그러면 환자는
자신의 뇌파가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고 어떤 기분이 되면 좋은 뇌파가 나오는지 자기 나름대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동양의학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의학
우리 병원에서는 명상과 운동 그리고 식이요법 세 가지가 주된 치료 내용인데 또 하나 독자적으로 메디컬 마사지를 실시하고
있다. 이것은 동양의학의 지압과 서양의학의 마사지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장점을 혼합한 것으로 그 개요는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살펴 본 바와 같이 성인병 원인의 대부분은 혈관의 노화와 혈관 막힘이라 할 수 있다. 단적으로 말해서 혈관이 약화되어 경색
증세가 일어나면 심장병과 뇌졸중, 협심증, 암, 통풍, 고지혈증 등 갖가지 장해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혈액만 원만하게
흐른다면 성인병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 근육을 강화시키고 지망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나 명상을 해서 뇌파를 조정하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동양의학은 전통적으로 피가 잘 흐르도록 돕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압 요법이나 기공이라 불리우는 건강법이 바로
그것이다. 심호흡과 체조를 통해 체내의 기와 피의 흐름을 좋게 만드는 기공은 성인병 예방에 특히 효과적이다. 기공은 단순한
호흡법이나 체조방식이 아니다. 개중에는 심리요법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너무 단순한 규정이다. 기공은
전신 이완법이라는 내향적인 방법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는 방법이며 자기 조절을 통해서 자연 본래의 상태를 회복하는 동양 특유의
운동이다. 그래서 기공은 오래 한 사람은 인간 본연의 상태, 즉 천인합일(사람과 하늘이 일체화되는 것)의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 이것은 인체 내부의 잠재능력을 끌어내고 생명력의 근원을 강화시키는데 지대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를 의학적으로 해석하면 결국 기공이 뇌내 모르핀을 그만큼 많이 분비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위암은 심한 스트레스나 알코올로 찌든 위에 염증이 생기거나 어떤 발암 물질이 침투하여 화학반응을 일으킬 때
발병한다. 혹은 활성 산소가 발생되어 유전자에 상처를 입히는 경우에도 발병할 수 있다. 그런데 염증이란 것은 피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혈액 흐름이 원활한 사람이라면 암에 걸릴 확률 역시 그만큼 낮아질 것이다. 메디컬 마사지는
동양의학의 지압요법에 서양의학의 마사지 요법과 검사 방법을 도입하여 혈액의 흐름 상태나 울혈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치료하는 방법이다.
인간에게는 좌우 대칭으로 31대의 척수 신경이 있으며 이 신경은 전신의 말초신경으로 퍼져 나간다. 인체 어딘가에 이상이
있으면 아무리 구석진 곳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척수 신경을 통해 뇌로 연결된다. 동양의학에서 볼 때, 인체는 365개소의
경혈(신체의 표면에 침이나 뜸으로 자극을 가하는 자리)을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경혈은 경로라는 신경 대동맥을 통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 경혈을 자극하면 특정기관의 혈액 흐름이 원활해진다. 또한 경혈은 뇌의
상행망양부활계(ascen-ding reticuloactivating system)라는 신경계를 경유해서 뇌 속의 에이텐 신경과
연결되므로 경혈을 자극하면 뇌내 모르핀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
특별한 병이 없는데도 마사지를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건강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마사지를 하면 뇌내 모르핀이 나와서
혈액 순환을 좋게 만들기 때문에 인체의 좋지 않은 기관이 자연스럽게 치유된다. 병에 걸리기 직전, 즉 미병의 단계에서 다시
건강한 상태로 되돌린다는 동양의학의 기본적인 사고방식도 바로 여기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동양의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특정한 경혈에 침을 놓아서 진통 효과를 발휘시켰다. 침을 놓아서 마취 효과를 강화시킨 후에
외과 수술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특정한 경혈을 자극하면 진통 효과가 창출되는 이유는 오랫동안 의문에 싸여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의학적인 성과에 의해 그것이 바로 뇌내 모르핀 덕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뇌내 모르핀은 에이 텐 신경계를
자극하게 되는데 이 신경계는 인간의 창조력과 의식, 의욕, 기억, 감정 등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능을 높여 주는
효과도 동반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동양의학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의학이다. 기분이 좋아지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기억력이 향상된다. 또한
면역력이 높아지고 창조력이 생기며 긴장이 완화되고 염증도 고칠 수 있다. 이처럼 모든 것이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 동양의학의 기본 개념이다. 메디컬 마사지를 할 때는 우선 MRI(magnetic resonance
imagination/자기 공명 영상) 등의 첨단 의료기기를 사용하여 혈관이 막힌 상태를 검사하거나 내시경으로 위 내부
조직을 검사한다. 여기에서 나온 각종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적절한 처방을 내리게 된다. 기본적으로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을
결합할 때 비로소 가능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치료는 발의 경혈을 자극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장딴지와 넙적 다리
그리고 등의 경혈로, 하부에서 점차 중추로 상승하여 마지막으로 복에서 끝낸다. 이 마사지는 한 번 하는데 약 두 시간이 걸린다.
얼굴의 경혈을 마사지하는 경우도 있다. 얼굴은 경혈 덩어리이기 때문에 이곳만 제대로 마사지해도 호르몬 분비를 상당히 좋아지게
만들 수 있다. 어깨가 뻐근할 때 그 부분을 만져 보면 딱딱하게 굳어 있을 뿐 아니라 우드득거리는 소리도 난다.
동양의학에서는 이것을 ‘나쁜 기가 뭉쳐 있다’라고 말하지만, 서양의학의 입장에서 설명하면 유산이 뭉쳐 있기 때문이다.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나쁜 기의 정체가 바로 한곳에 똘똘 뭉쳐 빠져나가지 못하는 유산 등의 여러 가지 불완전 연소 물질인
셈이다. 이렇게 되는 원인은 혈관이 수축된 결과 더러운 피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동시에 신선한 피가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소가 부족하게 되고 불완전 연소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불완전 연소는 산성 물질을 발생케 하고 혈관
수축을 가속화시킨다. 이 같은 악순환이 일정 정도 진행되면 성인병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메디컬 마사지는 이러한 악순환을
막아 미연에 성인병을 방지할 수 있게 해 준다.
병에 걸리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동양의학은 뇌내 모르핀을 끌어내는 의학이며 그 지표로 삼는 것이 뇌파다. 뇌파가 α파 상태가 되면 뇌내 모르핀이
분비된다. 그러나 뇌파를 쉽게 α파 상태로 만들 수 있는 환경에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조건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뇌파를 α파로 바꿔주는 기계를 사용하여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 뇌파를 α파 상태로 만들어 주면 뇌내 모르핀을 분비시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기공이나 명상이지만 좀처럼 그럴 기회나 시간을 만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해소하는 편이
건강에 훨씬 유익할 것이다. 현대인은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각자 나름대로 해소법을 찾아내며 살아가고
있겠지만, 개중에는 자각이 불가능한 스트레스도 있다. 특히 오랜 시일에 걸쳐 먼지처럼 조금씩 쌓여 가는 스트레스는 그만큼
포착하기 힘들 것이다. 특별히 아픈데도 없고 건강 진단을 받아도 별 이상이 없다. 그러니까 나는 건강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나 믿음은 잘못된 것이다. 건강은 의료 검사에서 나온 수치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 보건기구, 즉 WHO(World Health Oranization)는 건강에 대해 다음과 같은 유명한 정의를 내렸다.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에 걸리지 않거나 병약하지 않은 상태를 뜻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도 안전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것은 건강에 대한 매우 바람직한 해석이라 생각한다.
내가 진찰한 사람 가운데에는 사회적으로 상당히 성공한 사람도 많다. 이런 사람은 사회적으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대부분 충족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사람을 진찰해 보면 매사에 의욕이 넘치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별다른
부정적인 징후가 나타나기 않는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만으로 볼 때, 이런 사람은 병원에 찾아올 필요가 없다. 이런 사람들이
병원에 찾아오는 이유는 대개 건강 진단을 받기 위해서인데, 현재의 의료계 수준이라면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내려 되돌려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그처럼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잠시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곧 질병으로 발전하고 말 요소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그들 중에는 굉장한 투쟁형의 인간이나 공격적인 인간 혹은 염세주의적인 사람이 많다. 아직은 아무 병에도 걸리지 않은
상태이지만 그대로 두면 가까운 장래에 성인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나는 이런 사람을 대하면 뇌내 모르핀에 대한 얘기를 해주고
사고방식을 전환하도록 넌즈시 권유한다. 공연한 말참견이라 생각하겠지만, 특별히 아픈 데가 없더라도 곧 병에 걸릴 위험에 놓여
있거나 단명으로 끝날 요인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금까지 그런 판단은 거의 적중했다. 메디컬 마사지를 하면서 몸을 만져 보기만 해도 질병에 걸릴 징후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병원은 병에 걸린 사람이 찾아오는 곳이므로 의사라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나는 많은 환자를 상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환자를 마주할 때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씻어 버릴 수가 없다. 할아버지는 내게 ‘환자가
찾아오면 두 손 모아 사죄하라’ 는 사상을 늘 강조했었다. 동양의학에서 의사는 기본적으로 환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존재한다.
미병의 단계에서 예방.치료하여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는 존재인 셈이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본인은 전혀 병을 자각하지 못하고 단지 살을 빼기 위해 입원했는데 결과적으로 완전히 건강한
몸으로 퇴원하게 된 청년과 같은 사례가 앞으로 펼쳐 나가야 할 의술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동양의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는 동서양의 울타리를 허물어 인류 전체가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의술을 지향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위의 청년이 치료받은 의료 데이터를 아래에 적어보겠다. 그러면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이 만난 의료 행태가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형적인 치료 사례이므로 자세히 소개하기로 한다.
이 청년은 신장이 173센티미터, 입원 당시에 체중은 103킬로그램이며 연령은 28세였다. 결혼을 앞둔 그는 약혼자가 살을
빼라고 해서 입원하게 되었다. 이 청년은 자신은 상당히 건강하지만 살이 많이 찐 것이 문제라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찰한 결과 곧 질병에 걸리게 될 징후가 여러 가지 나타났다. 그래서 우리 병원은 칼로리 제한과 근육 트레이닝을
중심으로 청년을 치료했다. 영양사가 짜 준 식단에 의해 식이요법에 충실하고, 아침 저녁 매일 두 차례씩 워킹 머신과 카이오
바이크(운동 부하용 자전거)를 가지고 운동을 실시했다. 여기에 명상을 덧붙여서 약40일간에 걸친 치료를 했다. 그 결과는
입원과 퇴원 당시의 두 데이터를 비교하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입원할 때 이미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상태였다. 그대로 두면 성인병에 걸릴 게 불 보듯 뻔했다. 30대나 40대가 되면 매우 심각한 성인병에 시달릴 상황이었다. 곧
결혼하여 아이도 생길 터인데, 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에 아버지가 병에 걸려 장기 입원하게 된다면 젊은 부인의
걱정은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그러나 이것은 나 혼자만의 걱정이고 본인은 전혀 눈치조차 채지
못했다. 그런 사람이 하루에 1600∼1800칼로리의 식이 요법과 근육 트레이닝으로 체중을 15킬로 그램이나 줄였으며 다른
수치도 거의 정상치로 되돌렸다. 그러나 청년은 자기가 병에 걸릴 위험에 놓여 있었다는 사실도, 그것이 나았다는 사실도 모른 채
살이 빠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아주 만족스러워하며 퇴원했다. 사실 체중 15킬로그램을 줄인 정도의 다이어트는 아주 만족할
만큼 대단한 일은 아니다. 체중 감량 20킬로그램 정도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른 수치와 균형을 이루기 위해 체중을
급격하게 줄이지 않았을 뿐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뚱뚱하다는 이유 하나로는 입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 청년 역시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 약혼녀가 원한다는 특수한 계기로 인해 입원했다. 그러나 시간적인 여유만 있다면 입원하지 않아도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이 어떠한 상태에 있느냐는 것은 검사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건강 상태만 체크하면 지금
같은 생활 방식을 계속할 경우 몇 년 후에는 어떠어떠한 병이 생길 것이라고 가르쳐 줄 수 있다. 또한 병에 거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활 지도도 해줄 수 있다. 지도 사항을 잘 지켜 실천에 옮긴다면 대부분의 질병은 미연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병에 걸린다면 그때 병원에 가는 것이다. 나는 현재처럼 질병에 걸린 다음에야 치료하는 형태의 의술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라도 몸을 단련시켜서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여러 가지 시설과 의료 시설을
하나로 통합한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 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α파를 일으키는 명상법
지금까지 소개한 치료법을 모면 명상이 대단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사실 명상이야말로
동양의학의 중심 사상이며 이것만 가능하다면 뇌내 모르핀이나 α파는 물론 근육이나 혈관에 관한 문제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아니
명상은 여기에서 설명한 그 이상으로 대단한 효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명상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지금까지 한 설명으로
어느 정도는 이해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세간에는 선이나 요가 등에서 수행하는 명상법을 명상의 전부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명상이란 그렇게 틀에 박힌 것이 아니며 또한 머리를 깨끗이 비우는 등의 어려운 행위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기분이 좋다고 느끼는 그 자체도 하나의 명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의 귀여운
모습을 생각하거나 젊은 남녀가 사랑하는 연인을 생각하는 그 자체도 명상이다. 옛일을 생각하며 추억에 젖거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거나, 건전한 취미에 몰두하거나, 아름다운 음악이나 그림을 감상하는 행위는 물론 시냇물 소리나 산새의 지저귐
소리, 낙수가 떨어지는 수리, 바람이 부는 소리를 가만히 듣는 일도 명상의 하나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공항이나 항구의 소음도
기분을 좋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α파를 발산하도록 자극하는 대상이라면 모두 명상의 재료가 될 수 있다. ‘푸리에의 α파 법칙’ 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물결 모양의 중심선이 ‘f 분의 1’선상에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어 명상에 도움이 된다. 이 법칙은
1920년경에 전기 공학 분야에서 많이 논의된 ‘f분의 1 소음’이라는 진동관의 열 잡음에 관계된 소음의 한 형태에서
시작되었다. 열 잡음은 일정한 경향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규칙적인 진동이 생긴다는 것이다. ‘f분의 1 진동’은 그 잡음
연구의 원리에서 힌트를 얻어 창안한 이론으로, 최근에는 우주 창조의 원리도 이 이론으로 해명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발표되고
있다. ‘f분의 1 진동’이 원자나 분자의 운동은 물론 생명의 탄생에 이르는 모든 것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음악을 예로 들어 ‘f분의 1 진동’이론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보겠다. 음의 주의 주파수를 Y축으로 하고 음의 강도를
X축으로 할 때, 음의 강도와 주파수가 반비례하여 경사각 45도를 나타내는 직선이 있는데, 템포나 리듬의 중심이 이 직선
위에 자리하는 음악은 정서적으로 사람을 안정시킨다는 것이다. 우주가 만들어진 이래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는 ‘f분의 1
진동’ 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이것은 오감을 통해 인간의 정서를 안정시킨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증명 되었다. 그러나 개인차가
있어서 누구나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 병원에서는 α파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400가지 정도 개발해
놓았다. 누구에게나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어떤 대상이 있을 것이다. 명상은 바로 그런 대상을 머리에 떠올리는 행위라
해도 무방하다.
반면에 어려운 말이나 학설은 전부 이해한다고 해도 뇌에 무리를 주어 β파를 발산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하다. 명상의
목적은 뇌파를 α파로 만드는 데 있다. α파가 많아지면 뇌내 모르핀이 나온다. 차츰 익숙해지면 명상하는 도중에 그 대상을 다른
대상으로 바꿀 수도 있다. 따라서 명상을 하다 보면 매우 커다란 행복감을 맛볼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인체를 위협하던 징후는
서서히 꼬리를 감추게 될 것이다.
인간의 육체는 매우 교묘하게 만들어져 있을 뿐 아니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악이 필요할 때는
내부의 제약 공장을 가동해서 필요한 만큼 공급해 준다. 그러므로 인체 내부의 능력을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이상이 생기거나
병에 걸릴 위험은 거의 사라진다. 동양의학은 본래 인간이 갖고 있는 능력을 철저하게 활성화시키는 것을, 만일 스스로 그런
능력을 활성화시킬 수 없다면 지압이나 명상 그리고 호흡법이란 기술을 통해서 그 능력을 이끌어내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반면에 서양의학은 인간의 육체를 상세히 관찰하여 여러 가지 징후를 밝혀내고 만일 좋지 않은 징후가 있다면 약을
투여해서 고치거나 절단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약의 발상도 마찬가지이다. 약은 당장은 인간을 괴롭히는 증상에
대해서 효과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는 불필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몸 전체로 볼 때 결과적으로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
혈당치를 내리는 인슐린이 좋은 사례이다. 당뇨병이란 인슐린이 부족해서 생기는 병이다. 따라서 외부에서 주사를 통해
인슐린을 인체 내부에 주입하면 일단 급한 고비는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인슐린 부족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췌장이 이
호르몬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체외에서 이 호르몬을 주사기로 투입하면 췌장의 인슐린 생성 기능은 그만큼 더
후퇴하게 된다. 결국에는 장기 자체가 퇴화해 버리는 위험도 있다. 이것은 당장의 고비를 넘기기 위한 조치가 인체 전체에는
커다란 마이너스로 작용하게 되는 서양 의술의 한계를 잘 나타낸다.
그래서 나는 당뇨병 환자를 만나면 단단히 각오하고 인슐린 주사를 중단하라고 권유한다. 물론 적절한 시기를 설정해서 행동에
옮겨야 하겠지만, 앞에서 소개한 사례에서 잘 나타나듯이, 당뇨병은 인슐린 주사 없이도 충분히 완치할 수 있다. 대부분은
절절한 운동과 식사 그리고 명상을 성실히 수행하는 정도로 가능하다. 이 같은 방식은 당뇨병은 물론 소화성 궤양이나 고혈압,
지방간, 암 등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에도 상당한 효과를 올리고 있다.
하루 최저 5000보, 우뇌를 활동시키며 걷는다
인간의 육체는 대개 25세를 전후로 발육을 멈추고 점차 노화의 단계로 들어선다. 노화의 진행을 그대로 방치하면 뇌
세포는 하루에 10만개 꼴로 죽어가고 근육도 쇠퇴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사회생활에 시달리다 보면 정신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인체를 단련할 여유가 점차 줄어든다. 그렇다면 일상 생활을 하면서도 뇌세포를 지키고 근육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없을까.
다행스럽게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 하나가 있다. 하루에 최소한 5000보를 걷는 것이다. 걷는 운동은
뇌내 모르핀을 분비하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원래는 1만 3천보를 기준량으로 잡고 있지만 최소한 5000보를 걸어야 한다.
이것을 꾸준히 실천하면 위에서 말한 목적은 거의 실현할 수 있다. 일상 생활을 통해서 기본적으로 걷는 양이 있긴 하지만
현대인의 생활 패턴으로 볼 때 아무래도 그 양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부족한 양을 의식적으로 보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걷는
양이 부족하다고 느낀 날은 퇴근한 다음에라도 산책을 해서 부족한 양만큼 보충해야 한다. 비가 와도 우산을 쓰고 걸어야
한다. 심한 폭풍우가 불지 않는 한 매일 5000보 이상 걷는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산책 코스를 여러 개 만들어 놓고,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선택하는 것도 싫증나지 않게 걷는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걷는 동안에는 명상을 하는 석이 좋다. 편하게 눕거나 좌선으로 이완시켜야 명상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산책을 하면서
명상을 하면 오히려 3∼4배 이상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걸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나는 꿈이나 희망 그리고 장래
계획에 관해서 생각한다. 앞으로 병원을 어떻게 경영해 갈 것인가, 이상적인 병원을 만들려면 어떤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
등의 생각을 떠올려 본다. 일단 이런 생각을 시작하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쉽게 멈출 수 없다. 심지어 비가 내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어버릴 때가 있다.
이런 상태에 빠져든다는 것은 우뇌가 그만큼 바쁘게 활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α파는 우뇌에서 나오므로 우뇌를
활동시키려면 좌뇌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그런데 좌뇌를 진정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걷는 운동이다. 좌뇌가
잠잠해지면 우뇌에서 지혜가 솟아오른다. 가만히 앉아서 하는 명상이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나, 가만히 있으면 좋은 지혜가
떠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많은 잡념이 생긴다. 그러므로 산책을 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에 관해 생각하는 습관을 일상화하는
것이 몸에도 좋고 머리에도 좋다. 창조적인 생각이나 기발한 아이디어는 몸을 움직이면서 명상할 때 불쑥 튀어나온다.
철학자 칸트는 매일 빼놓지 않고 산책을 했다고 한다. 어쩌면 칸트의 위대한 철학 사상은 산책을 통한 명상의 결과물인지도
무른다. 인간에게는 의식할 수 있는 세계와 의식할 수 없는 세계가 존재한다. 의식 세계와 무의식 세계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의식할 수 있는 세계에서 도출한 사고의 내용은 깊이가 얕을 수밖에 없다. 책상 앞에 앉아서 이론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쓰지 말고 몸을 천천히 주기적으로 움직여 좌뇌를 진정시키면서 모든 기억이 담겨 있는 무의식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경험한 일체의 기억은 물론 DNA에 새겨진 선조의 지혜까지 뒤섞여 있는 무의식의 세계에 들어가게
되며 거기에서 굉장한 착상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지에 들어설 때 뇌파는 α파 상태가 되며, 뇌내 모르핀이 충분히
분비된다는 사실을 현대 의학은 증명해 보이고 있다.
성인병에 걸리는 원인은 대부분 지방 때문이다. 누적된 지방에 강한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근육만
적당히 유지할 수 있으면 지방독의 해를 막을 수 있다. 노르아드레날린과 아드레날린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주요 물질이다. 이것을
많이 분비하면 혈관이 수축될 뿐만 아니라 급기야 막힐 위험도 있다. 항상 혈액을 원활하게 흐르게 하려면 근육이 튼튼해야
한다.
근육은 제2의 심장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섹스가 끝난 후에 곧바로 잠들면 그대로 피로가 누적되어 몸에 해롭다. 어느
운동이든 격렬한 운동을 한 다음에는 사용한 근육을 서서히 풀어주는 것이 피로를 막는 가장 좋은 요령이다. 근육은 물론 폐나 뇌
역시 갑자기 활동을 멈추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러면 활성 산소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30대 이후에는 맨손 체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통해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맨손 체조는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움직여 주는 아주 좋은
운동이다.
근육에는 근긴장성섬유가 있는데, 이것은 뇌의 시상하부와 이어져 있다. 그러므로 이 근육이 자극을 받으면 뇌내 모르핀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운동 선수가 운동을 하는 도중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1만 3천보를 걸으면 근육을 유지하고 지방을 연소시킬 수 있다. 아마 이보다 좋은 건강법은 없을 것이다.
이때 명상을 하면 효과가 더욱 커진다. 동양의학은 전통적으로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압
요법이나 기공이라 불리는 건강법이 바로 그것이다. 심호흡과 체조를 통해 체내의 기와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기공은
성인병 예방에 특히 효과적이다. 동양의학은 뇌내 모르핀을 끌어내는 의학이며 그 지표로 삼는 것은 뇌파이다. 뇌파가 α파
상태가 되면 뇌내 모르핀이 분비된다.
그러나 뇌파를 쉽게 α파로 바꿀 수 있는 환경에서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조건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에는 뇌파를 α파로 바꿔 주는 기계를 사용하여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 쫓기는 속에서도 뇌세포를 지키고 근육을 유지하기 위한 아주 좋은 방법이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하루에 최소한 5000보를 걷는 것이다. 걷는 운동은 뇌내 모르핀을 분비하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제3장 항상 뇌를 젊게 보존하는 식생활
뇌내 모르핀을 만드는 단백질
동물이 이리저리 배회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 이유는 대부분 먹이를 구하기 위한 것이거나 자손을 번식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암컷과 수컷이 만나 생식을 하는 시기는 대체적으로 정해져 있으나, 먹이를 찾는 작업은 따로 정해진 시기가
있을 수 없다. 다시 말해서 동물은 일생을 먹고 사는 문제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옛날에는 인간 역시
동물과 마찬가지로 음식물을 확보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여야 했으며, 이는 모든 투쟁의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먹을 것이 남아돌 지경이어서 그런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은 없다. 확실히 우리는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본래 인간의 육체는 굶주림 상태를 전제로 하여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불시에
영양 보급이 끊어질지도 모른다는 상황에 대비하여 식욕 기능이나 지방 비축 기능이 가동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비해 음식물이
과잉 공급되는 상황에 대한 대응책은 의외로 미흡하다. 식료품이 남아도는 현대 사회에서는 자기 스스로 식생활을 컨트롤하지
못하면 건강을 해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우선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은 칼로리 과잉이다. 다행히 이 점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구태여 강조할 필요는 없겠으나, 다만 꼭 한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다. 앞에서도 강조했지만 그것은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단백질은 뇌내 모르핀을 구성하는 곳이 뇌내 모르핀을 충분히 분비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미노산은 뇌 안에 극소량밖에 축적할 수 없으며 곧 소모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한꺼번에 많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해서 아미노산을 비축한다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 뇌가 건강하고 활기차게 활동하도록 만들려면 양질의
단백질을 매일 공급해 주어야 한다. 이때 저칼로리 식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식사가 바람직한가. 좋은 식생활의 모델로 승려들이 먹는 정진요리를 들 수 있다. 전통적인
정진요리는 뇌의 젊음을 유지하는데 가장 좋은 식사 형태이다. 특히 콩을 가공한 두부나 밀병 그리고 삶은 나물 등은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하여 옛날 스님들이 치매를 예방하고 장수하는데 최고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요즘처럼 식료품이 풍부한 시대에 옛날
승려와 같은 정진요리 식사법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미식을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먹는 것 역시 인생의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이므로 이런 즐거움을 빼앗아 버리면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다. 맛 없는 음식만 먹거나 먹고 싶은 양을 마음껏
먹는다면 편식이나 과식으로 인한 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는 뇌내 모르핀이 분비된다 하더라도 편식이나
과식은 활성 산소가 발생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신체에 해를 입히게 되는 것이다.
고단백·저칼로리 식생활이 이상적
우리가 음식에서 섭취하는 영양소 가운데에서 단백질은 그다지 맛이 좋은 편이 아니다. 단백질 그 자체가 맛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맛있는 영양소는 지방이고 그 다음이 탄수화물이다. 단백질 식품이 맛있는 이유는 그 음식에 지방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다는 스테이크나 장어가 맛있는 이유도 지방질 때문이다. 따라서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이런
음식을 많이 먹으면 몸이 뚱뚱해지기 쉽다. 지방은 에너지원을 비축하는 데 가장 효율적이다. 인간의 몸은 지방이 체내에 들어오면
곧 저축 체재로 돌입한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일 수밖에 없다. 지방이 아닌 다른 물질로 에너지를 축적하려면 체중
60킬로그램인 사람은 315킬로그램의 거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이라는 편리한 영양소로 에너지가 축적되기 때문에 지금
현재의 체구로 생활 가능한 것이며, 며칠 동안 굶어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넘치는 것보다는 모자라는 것이 낫다. 지방 역시 필요 이상으로 축적되면 혈관을 막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식생활에서 한가지 주의할 일은 고칼로리 식사를 하면 단백질이나 탄수화물 등 남아도는 모든 영양소가 지방질로
변한다는 사실이다.
에너지로 축적되는 영양소가 모두 지방질로 바뀐다.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등 남아도는 영양소가 전부 지방으로 바뀐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지방 섭취만을 줄이는 방식으로 비만을 막는다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3대 영양소는 각각 다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들은 근본적으로 서로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어느 경우나 과식은 지방을 축적시키는 원인이 된다. 단백질은 체내에 들어가면 일단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각용도에 따라
재합성 되는데, 이때 아미노산이 100개 이상 합성된 분자를 단백질이라 부른다. 바로 이것이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이다. 반면에
100개 이하인 경우에는 단백질이라 하지 않고 펩티드(peptide)라고 부른다. 뇌내 모르핀은 바로 이 펩티드 형태이기
때문에 에너지로 바뀌지 않고 호르몬으로 기능하게 된다. 그런데 뇌내 모르핀에는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으며, 티로신 단체(홑원소 물질)만으로도 뇌내 모르핀과 거의 같은 작용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금방 산화해 버리는
특성이 있어 유감스럽게도 티로신 단체만으로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다.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백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사용하고 남은 단백질은 모두 지방으로 변해서 혈관을 막게 되고 이것은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항상
저지방·저칼로리 식사를 하도록 유념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식사법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대해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식료품이 풍족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으로서는 영양에 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어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결국 칼로리 과잉이 되기
쉽다. 다행히 최근에는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양학 책이 많으므로 이런 책을 참고하여 식생활 패턴을 조절하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다시 강조하지만, 고단백·저칼로리 식단을 생활화해야 하며 될 수 있는 한 지방의 섭취를
줄여가야 한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지방은 근육 내부에서 산화되므로 운동을 통해 지방을 연소시킬 수 있다면 적당량의 지방을
섭취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한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혈당치가 높은 사람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혈당치가 높으면 지방을 근육 속에 집어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방을 근육 안에 넣을 수 있는 혈당치는 일반적으로
100밀리 이하이며 아무리 높더라도 150밀리 이하가 되어야 한다. 혈당이 이 정도 수치라면 지방을 근육 내부의 대사경로로
보내 산화시킬 수 있다. 그것은 마치 쌍 갈래 길에 선 것과 같아서 오른쪽으로 가면 지방이 산화되고, 왼쪽으로 가면 에너지로
비축되는 것이다. 지방은 당연히 파란 신호등이 켜진 길을 선택하게 된다. 바로 이때 신호등 역할을 하는 것이 혈당으로
150밀리 이하면 지방을 연소하는 방향으로 보낼 수 있는 반면, 그 이상이면 섭취한 지방은 모두 비축 창고 쪽으로 가게
된다.
이러한 누적 현상을 막으려면 식후에 조금씩 몸을 움직이는 게 좋다. 식후 30분 후에 산책이라도 해서 가볍게 몸을 풀면
혈당치가 현저히 낮아지므로 지방을 연소하는 방향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빨리 뚱뚱해지는 지름길은 식후에 달콤한
디저트를 먹고 곧바로 잠자리에 드는 일이다. 식사로 혈당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다시 디저트로 혈당치를 높이고,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은 채 곧바로 잠자리에 드는 습관은 아주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초원의 사자는 배가 부르면 벌렁 드러눕는다.
그것이 너무나 편안해 보여 우리도 무의식적으로 눕게 된다. 그러나 사자나 기타 동물들이 식후에 바로 눕는 행위는 우리 인간과
정반대의 의미에서 정당성을 갖는다. 언제 먹느냐 먹히느냐를 예측할 수 없는 동물의 세계에서는 가능한 한 지방을 많이 축적해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반면에 상황이 전혀 다른 우리 인간이 그것을 흉내 낸다는 것은 오히려 수명을 단축하는 지름길이 될
뿐이다.
뇌 건강에 바람직한 식생활은 고단백·저칼로리 식사라는 것은 이미 충분히 설명했다. 하지만 눈앞에 먹을 것이 쌓여 있고
본능적으로 미식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매일매일 수도승 같은 식사를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미식 자체는 그다지 해롭지 않다.
단, 미식으로 인한 해를 막으려면 식후 30분이 지난 다음 가볍게 몸을 움직여 주어야 한다. 20분 정도 운동하면 충분하다.
가장 좋은 운동은 적당한 산책이나 파워 트레이닝이다. 여기서 식후 30분이란 시간을 설정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식사를 마친 직후에는 아직 위 속에 음식이 들어 있으므로 바로 움직이면 오히려 소화기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30분쯤 지나면 먹은 음식이 소장으로 옮겨지므로 운동을 해도 무방하다.
미식을 해도 살찌지 않고 근육을 붙일 수 있다. 미식을 하면서도 비만을 피하고 근육을 붙일 수 있는 방법이 또 하나
있다. 잠들기 전에 즐거운 생각을 하여 편안한 수면 상태에 들어가는 방법이 바로 그 것이다. 즐거운 생각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명상을 의미하므로 뇌파가 α파 상태가 되고 몸이 이완된다. 이런 상태에서 수면에 들어가면 체내에서 성장 호르몬이
분비된다. ‘잘 자는 아기가 잘 자란다’는 말이 있는데, 수면시에는 성장기에 있는 아이뿐 아니라 성인의 인체 내부에서도 성장
호르몬이 분비된다. 물론 성인의 경우는 성장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해도 키가 크거나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비된 성장 호르몬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 지방을 연소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물론 성장 호르몬은 깨어 있을 때도
분비되지만, 이는 극히 소량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수면 중에 분비된다. 또한 명상 중에도 많이 분비된다.
일반적으로 식사 후에 명상을 하면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근육 안의 피의 양도 증가하며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는 효과가
덧붙여지기 때문에 운동을 하지 않고도 근육을 붙일 수 있다. 물론 운동이라는 능동적인 수단도 좋으나, 명상이나 수면으로 α파
상태를 유도해도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α파의 또 다른 흥미로운 효능은 혈당치를 억제하는 힘이 잇다는 것이다.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으로는 인슐린이 있고 혈당을 높이는 호르몬으로는 글루카곤(glucagon)이 있다. 그런데
글루카곤이 분비되기 전에는 반드시 다른 호르몬이 먼저 분비된다. 노르아드레날린과 아드레날린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몹시
흥분하거나 화를 내면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그것은 다시 췌장으로 하여금 글루카곤을 분비하도록 유도해서 혈당치를 높인다.
그러므로 자주 화를 내거나 흥분하는 일이 되풀이 되면 점점 비대해진다.
위의 메커니즘에서 알 수 있듯이 식후에는 되도록 뇌내 모르핀이 분비되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 유익하다. 그러면 혈당치가
내려가고 지방이 잘 연소될 뿐 아니라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어 근육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 명상은 동양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인데, 이를 습관화하면 뇌내 모르핀의 분비는 물론이고 그 저장 창고도 커지게 된다. 따라서 여기에 검소한 음식과 가벼운
운동만 덧붙인다면 매우 효율적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고령화 사회가 시작되자 노인의 건강법에 대한 여러 가지 방법론이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노인들에게 ‘운동을 자주해서 몸을
단련하라’고 권장하는 방법은 조금 문제가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운동은 전혀 안 해도 해롭지만 지나치게 하면 더 해롭기
때문이다. 과격한 운동은 25세 정도로 마감 짓고, 그 이후에는 근육을 유지하는 정도의 가벼운 운동으로 만족해야 한다. 지방을
연소시키기 위해서는 부드러운 운동도 효과적이지만 무엇보다 효율적인 것은 뇌내 모르핀을 잘 분비시키는 것이다. 명상이나 기공을
통해 뇌내 모르핀을 원활하게 분비한다면 얼마든지 건강한 근육을 유지할 수 있다.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뇌내 모르핀
뇌 안에는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해마라는 부분이 있는데, 뇌내 모르핀은 이 부분을 활성화시켜 건망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효능도 가지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에이 텐 신경 즉 쾌감신경은 해마를 지배하고 있으며 뇌내 모르핀을
활성화시키는 신경 덩어리의 근본 역시 에이 텐 신경이다. 뇌내 모르핀이 분비되지 않으면 머리가 나빠진다고 하는 얘기가
있다. 이것은 학습이나 기억력에 관계하는 해마 역시 뇌내 모르핀을 관장하는 에이 텐 신경의 지배하에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에이 텐 신경은 최종적으로 대뇌신피질의 전두연합야와 이어지는데 기억에 관한 한 해마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시각의 예를 들어 보자.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굉장히 많은 사물을 본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은 바로 기억에서 사라진다.
전철이나 길거리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을 접하지만 얼굴은커녕 마주친 기억조차 깨끗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뇌는 한 번
본 내용을 최소한 무의식의 형태로라도 전부 기억하고 있다. 바로 그 기억을 담고 있는 저장 창고가 해마이다. 나중에 어떤
필요에 의해 저장 창고에서 기억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것은 뇌내 모르핀 덕분이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뇌내 모르핀은
증폭 효과(앰플리파이어)를 발휘하기 때문에 해마에 담겨 있는 희미한 기억을 마치 라디오의 볼륨을 올리듯 증폭시켜 주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에 의해 그때그때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억력이 좋은가 나쁜가는 머리의 좋고 나쁨이라기 보다는 뇌내 모르핀을 얼마나 분비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뇌내 모르핀이 원활하게 분비되지 않으면 기억력이 둔화되는 것이다. 물론 뇌혈관이 막히거나 뇌를 다치는
등의 물리적 타격으로 인하여 기억력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뇌내 모르핀 역시 기억력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뇌내 모르핀이 기억력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한 예를 들어 살펴보기로 한다. 조로증으로 고생하는 58세의
남성이 찾아왔다. 이 남성은 아직 그럴 나이가 아닌데도 건망증이 매우 심했다. 1분전에 자기가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다. 알츠하이머(흔히 노망이라고 일컫는 병으로 뇌기질 이상으로 생김. 정확한 원인이나 치료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음)와
비슷한 치매 증상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건강을 진단해 보니 비만 상태는 플러스 21, 콜레스테롤 수치는 263이나 되었다.
이 환자 역시 우리 병원의 고정 메뉴인 식사와 운동, 명상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이 환자는 대단한 낚시광이었다는 사실이
명상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낚시 얘기만 나오면 대단한 흥미를 보였기 때문에 우리는 낚시를 이메이징 훈련 대상으로
이용했다. 우선 낚시에 관한 비디오를 본 다음 자신이 겪은 낚시 에피소드를 자랑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몇 번을 되풀이해서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낚시에 관한 한 기억력이 정확히 되살아나는 게 분명했다. 그런 다음 명상을 하도록 유도했다. 이런
치료를 지속한 결과, 전에는 산책을 나갔다가 집을 찾아오지 못해 부인이 집 전화 번호를 항상 주머니에 넣어 줄 정도로 심했던
건망증이 이제는 30분 정도 산책하는 것은 아무 문제 없이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향상되었다.
그리고 사소한 일에 흥분하여 자주 가족들과 말다툼하던 습관도 고쳤다. 비록 완쾌시켰다고 볼 수 없지만, 다른
방법이었다면 이 정도의 치료도 불가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전에는 간호원이 쌀쌀맞다거나 아내가 오지 않았는데도 아내가
가져온 세탁물이라며 남의 세탁물을 가져가는 등 상당히 문제가 많았으나, 낚시를 이용한 명상 요법으로 어느 정도 기억력을 되찾게
된 것이다. 뇌파를 측정한 결과 아주 낮았던 α파의 비율도 상당히 높아졌으며,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263에서 정상 수준인
207로 떨어졌다. 그리고 비만 상태도 플러스 21에서 마이너스 3까지 내려갔다. 일체의 부작용 없이 이만큼 향상되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것은 바로 뇌내 모르핀 덕분이다. 인간의 뇌는 발육이 멈추는 단계부터 쇠퇴기로 들어간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150∼180억개나 되는 뇌세포가 하루 10만개씩 죽어가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개인차가 있다. 노르아드레날린이나
아드레날린이 많이 분비되면 활성 산소를 빈번하게 발생시켜 뇌세포의 노화를 가속화시킨다. 그러나 뇌내 모르핀은 기억이나 학습과
연관된 뇌를 – 특히 해마를 – 항상 자극시키므로 뇌내 모르핀을 많이 분비하면 항상 건강한 뇌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활성 산소의 독을 중화시키는 물질
인간이 일생 동안 들이마시는 산소량은 2천 1백만 리터라고 한다. 이것이 체내에서 소비할 수 있는 산소의 양이다.
그런데 체내에서 어떤 물질을 생성할 때 산소 가운데 일부가 활성 산소로 변화된다. 칼로리가 높은 식사를 하는 것 역시 인체에
많은 일을 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활성 산소가 발생한다. 활성 산소는 적게 발생할수록 좋다. 활성 산소 자체가 몸에
해로운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인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산소의 양을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급적 스트레스를 피하고
산소 소비량도 최소한으로 줄여서 활성 산소가 발생할 요인을 줄여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식사량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인간이 먹는 음식 역시 산소와 마찬가지로 일생 동안 체내에서 소비할 수 있는 양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이후 죽을 때까지 먹을 수 있는 양이 저축의 형태로 정해져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음식을 먹는
것은 저축한 양을 조금씩 찾아 쓰는 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저축 액수가 1억원일 경우 1년에 백만 원씩 꺼내 쓴다면
100년을 쓸 수 있는 반면, 2백만원씩 쓴다면 50년만에 바닥이 나고 말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과식을 하는 것은 ‘가늘고
길게’ 사는 대신 ‘굵고 짧게’ 사는 쪽을 선택하는 것과 같다. 음식물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많이 먹는
것은 몸에 해롭다.
가급적 적은 양을 효율적으로 먹고 동시에 이미 발생한 활성 산소를 중화시켜 활성 산소의 해를 최소한으로 줄여가야 한다.
가능하면 뇌내 모르핀을 분비시키는 방식으로 활성 산소를 줄여나가는 게 좋으나 활성 산소를 중화시키는 다른 물질도 많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활성 산소를 중화시키는 데 가장 좋은 물질은 수소다. 수소를 무공해 에너지라
부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산소는 820밀리볼트의 플러스 전위를 갖고 있는데 비해 수소는 마이너스 420볼트의 전위를
갖는다. 가급적이면 마이너스 전위를 갖는 물질이 우리 몸에 이롭다. 갓 태어난 아기는 대개 0에서 100밀리볼트 이내의 전위
상태를 유지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차차 플러스 쪽으로 바뀐다. 따라서 외부에서 받아들이는 물질이 마이너스에 가까우면 그만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자료를 통해서 우리는 수돗물이 플러스 상태가 가장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것은 수돗물이 약보다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백분(염소)이 투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염소를 투입하는 이유는 세균을 죽여 물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의
일환인데 이 같은 발상이야말로 현대인을 온갖 질병의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최대의 함정이라 할 수 있다. 세균을 죽이기 위해 염소를
투입한다는 발상은 벌레에게 살충제를 뿌리고 세균성 질병에 항생물질을 투여하는 것과 똑같은 대증요법(원인 치료는 하지 않고
그때그때 증상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적 발상이다.
당장은 효과를 볼지 모르나 이런 방법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고질적인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항생 물질에 의지한다는 것은 영원히 쫓고 쫓기는 게임을 계속하는 결과이며 오히려 사태는 점점 악화된다.
염소를 넣은 수돗물은 인체 내부에서 새로운 화학 반응을 일으켜 발암 물질을 발생시킬 위험성도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염소를 쏟아 부은 수영장이다. 보건소가 이것을 의무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한심스러울 뿐이다.
수영이 건강에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염소를 많이 투입한 물에서 수영을 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앞에서 운동 선수가 일반인에 비해 수명이 짧다고 했는데, 수영 선수는 다른 운동에 비해 현역 활동 기간이 비교적
짧아 그 해를 조금은 피하고 있을 뿐이다. 최근에는 어린이를 상대로 한 수영 교실이 유행이며 중년이나 노인들 가운데에도 건강을
위해 수영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러나 수영장 측이 지금처럼 많은 염소를 물에 쏟아 붓는다면 수영을 통해 얻는 플러스
효과와 염소로 인한 마이너스 작용을 비교하면 수영을 안 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 될 정도다.
물이 더러워지기 때문에 염소를 넣어야 한다는 것이 보건 당국의 주장이지만, 노송 나무 에센스(essence)나 자외선
살균법으로도 얼마든지 물을 깨끗이 할 수 있다. 최근 질병에 걸리는 아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살충제·농약·항생
물질 등의 약품류와 수영장의 염소·수돗물 같은 것이 복잡하게 뒤엉켜서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물은 몸의 3분의 2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 매일 보급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질이 나쁜 물은 노화를 촉진시키고 성인병의 원인이 되므로 될 수 있는 한 정수된 물을 마셔야 한다. 시판 중인 미네랄
워터(mineral water)는 수돗물보다 안전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매번 사서 마신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반면에 수돗물은 한 번 끊이는 정도로 상당히 안전해지므로 좀 귀찮더라도 건강을 위해서 꼭 끓여먹는 것이 좋다.
최고의 자연 식품인 된장
뇌세포 활성화에 특히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된장을 들 수 있다. 자료를 보면 된장은 마이너스 전위 200선 가까이
있는데, 이것은 된장이 최고의 자연 식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스님들이 콩을 가공한 식품을 많이 먹는다는 사실은 콩과 관련된
식품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는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콩은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일 뿐 아니라 값도 저렴해서 상당히 경제적이다. 청국장이나 된장국 등 콩을 이용해서 만든
음식은 아미노산 밸런스가 극히 뛰어나 뇌내 모르핀을 만드는 재료로 가장 적합하다. 이런 음식은 쌀밥과 같이 먹으면 특히
좋은데 쌀에 부족한 아미노산은 콩에 들어 있으며, 콩에 부족한 아미노산은 쌀에 들어 있어서 서로 결점을 보완해 최고의 아미노산
밸런스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된장보다는 조금 떨어지지만 동물의 간이나 신장 등의 장기류 식품도 권장할 만하다. 닭이나 돼지, 소등의 내장은 재료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활성 산소의 해를 퇴치하는 좋은 소재로 작용한다. 녹차의 전위는 0이며, 이보다 약간 우수한 식품이
클로렐라(chrorella)이다. 일반 식물은 햇빛을 받으면 대량의 활성 산소를 발생시키지만 클로렐라는 햇빛을 받아도 활성
산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과다한 일광욕은 건강에 해롭다는 발표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자외선은 생명체에 위험한 존재다. 그러나
식물은 자외선 에너지를 이용하여 광합성 작용을 하므로 태양 광선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식물은 태양 광선에 시들지 않는
방어 기구를 갖추고 있다. 그 비밀이 바로 엽록소이며 엽록소 덩어리가 바로 클로렐라인 것이다.
나는 오래 전부터 클로렐라를 복용하고 있는데 그 효과가 뛰어나다. 50대 중반인데도 흰머리가 없고 나이에 비해 너무
젊다며 깜짝 놀라는 사람이 많다. 녹차 역시 클로렐라와 더불어 항산화식품으로 권장할 수 있다. 그리고 녹황색 야채도 엽록소와
항산화 비타민(비타민 C, A, E)을 얻을 수 있으므로 신선한 것을 잘 조리해 먹으면 좋다. 건강 식품 가운데에서는
로얄제리 같은 것을 추천할 만하다. 참고로 설명한다면, 도표에 있는 황송죽은 한방 약의 일종이다.
α파를 발생시켜 기억력을 좋게 하는 식품
프랑스에서는 한 식품을 대상으로 한 흥미 있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북대서양 심해 1500∼2000미터 지점에서
서식하는 ‘모르바 가디데아’라는 생선의 내장에서 추출한 영양 보조 식품이 바로 실험 대상이었는데, 이것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줄고 뇌파가 α파로 바뀐다는 것이다. 모르바(심해어)가 바로 그것이다. 뇌파가 α파가 된다는 것은 뇌내 모르핀이 그만큼 잘
분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먹는 것만으로 플러스 발상이나 명상을 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바쁜 현대인에게
더없이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프랑스 국립 뇌 노화 방지 연구소’가 행한 임상 실험의 개요를 간단히 소개하기로 한다. 실험 대상은 35세에서
75세에 달하는 남녀 백 명이었고, 실험 목적은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모르비라고 하는 심해어 캡슐(이하 모르바
캡슐이라 한다)을 투여할 경우에 일어나는 변화를 조사하는 것이다. 별도로 플라시보 그룹(placebo, 비교 대상으로 삼기
위해 가짜 약을 먹인 그룹)을 만들어 60일간 매일 모르바 캡슐을 투약하고, 투약 전·15일째·60일째 세 차례에 걸쳐 기억력
테스트를 했다.
위 연구소는 그 결과를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실험 결과 우리는 모르바 캡슐이 심리적 안정과 집중력을 증진시켜
장단기간에 걸쳐 기억력을 개선시킨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우리 병원에서도 모르바 캡슐을 사용해 보았다. 위염·간염·췌염
환자를 재상으로 석 달 동안 매일 모르바 캡슐을 복용시킨 다음 뇌파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30일이 지난 다음부터
α파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60일, 90일 기간이 지나면서 더욱 좋아졌다. 이것은 모르바 캡슐이라는 영양 보조
식품이 뇌의 에이 텐 신경(쾌감신경)을 자극시켜 기분을 전환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에서 실시한 연구에서는 기억력 향상이 확인되었고, 우리 병원에서 실시한 연구에서는 릴랙스(relaxation)효과를
확인한 셈이다. 아인슈타인 박사가 연구에 몰두하고 있을 때 뇌파를 측정한 결과, 계산이 잘 되고 있을 때에는 뇌파가 α파
상태고 계산이 잘못된 순간 바로 β파로 바뀌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뇌의 계산 기능은 좌뇌로 알려져 있는데, α파가
방출된다고 하는 것은 우뇌가 주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뛰어난 주산 실력의 소유자가 암산을 할 때도 뇌파는 α파 상태를
유지한다. 우리는 여기서 인간이 고도의 사고 능력을 발휘하고 있을 때는 좌뇌가 아닌 우뇌가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뇌는 선천뇌라고도 한다. 그래서 우뇌를 잘라내면 본능적인 행동을 할 수 없다. 갓 태어난 아기가 엄마 젖을 빨 수 있는
이유는 선천뇌에 그 본능이 입력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예는 얼마든지 있다. 간혹 전생에서 겪은 일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 역시 선천뇌에 담겨 있는 기억이
의식 표면에 나타난 현상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그런 기억을 끌어낼 수 없다. 그 기억은 DNA와 RNA에
새겨져 있어 쉽게 의식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면의 자아는 모두 의식하고 있다. 그래서 이것이 본능이나 생리적인
욕구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는 본능적·생리적 욕구에는 원초적 욕구뿐 아니라 보다 높은 차원의 정보도
입력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을 이끌어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명상이나 기도를 열심히 하면 나름대로 접근 가능하다. 아인슈타인이나 뉴턴도 순간적인 번득임을 통해 위대한 법칙을
발견했다. 그러나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해도 뇌에 입력되지 않은 것이나 기억에 없는 정보는 발휘할
수 없다. 반면에 이것은 우리 같은 보통 사람에게도 놀라운 능력이 잠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정보를 의식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이 문제다.
그 열쇠가 지금까지는 기도나 명상 또는 편안한 수면이었다. 그러나 모르바 캡슐처럼 기억력을 개선시키고 집중력을 증강시킬 뿐
아니라 α파까지 분비시키는 식품이 발견된다면, 그런 식품을 섭취하여 무의식의 세계로 접근해 가는 시대가 올는지 모른다.
현재는 ‘β-엔돌핀 연구회’라는 곳에서는 모르바 캡슐에 관해 구체적으로 연구한다고 한다.
바둑의 명인들이 대국할 때도 뇌파가 α파 상태를 유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시 말해 천재란 뇌파를 α파 상태로
바꾸어 뇌내 모르핀을 그만큼 쉽게 끌어내는 요령을 체득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말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도
뇌내 모르핀을 많이 분비하는 생활을 일상화한다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뇌내 모르핀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시킬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을 천재의 영역으로 끌어올려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세상은 그만큼 평화롭고 안전하고 풍요롭게 변할 것이다.
스트레스가 장기간 누적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가
통풍이란 병이 있다. 요산이 체내에 일정 정도 고이면 바늘처럼 뾰족한 결정체로 변해 신경을 건드리게 되는 몹시
통증이 심한 병이다. 요산이 고인 정도가 이 병을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요산은 세포가 새로 만들어질 때 생기는 일종의 가스로
오줌이나 담즙의 형태로 배설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이것이 갑자기 많이 발생하거나 배설이 원활하지 못해 체내에 고이면
바람이 불기만 해도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통풍이라는 병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요산은 신장 장해나 요로결석(vrinary stone)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요산이 고이는 원인은 지나친 운동이나
강한 스트레스 그리고 음식 때문일 수 있는데, 생선의 내장 및 육류나 조개류에 포함된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이 그
주범으로 밝혀졌다. 통풍은 미식을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요산은 활성 산소를 아주 많이 발생시킨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과잉 누적된 요산은 단순히 인체 내부에 고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량의 활성 산소를 발생시켜 세포에 상처를
입히고 염증을 유발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신장 기관에 발생하면 오줌이 잘 나오지 않게 되며 급기야
만성 신장 장해로 발전하여 생명을 위협할 위험도 있다.
병에 걸리면 약을 먹는다. 머리가 아프면 두통약 신세를 진다. 약이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철썩 같이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사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좀 거북하지만, 약은 대부분 우리 몸에 독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진통제를 먹었다고 하자. 그러면 진통제는 혈액안에 들어가서 세균을 물리치는 호중구라는 백혈구를 활성화시킨다. 그러면
백혈구는 퇴치할 세균이 없는 상태에서도 활성 산소를 발생시킨다. 또 위 속에는 헤리코박터(helico bactor
pylori)라는 세균이 있는데, 백혈구가 이 세균에 닿으면 활성 산소가 발생한다. 그러면 이 활성 산소는 과산화수소로 변해서 뇌
안에 있는 염분과 뒤섞여 차아염소산이라는 물질을 발생시킨다. 차아염소산이란 앞에서 인체에 해롭다고 설명한 염소 가루를
말한다. 만일 체내에 염소 가루가 생겨나 요소와 섞이면 맹독성 발암물질로 변한다.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체내에 생성되는 발암 물질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담배를 피우면
벤즈파이렌(benzopyrene)이란 발암 물질이 나온다. 이 물질은 담배뿐 아니라 훈제 식품에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햄의
발색제로 사용되는 아초산염은 위 속으로 들어와서 단백질 분해 물질과 만나 니트로소아민(nitrosoamine)이라는 발암물질을
만든다.
한마디로 말해서 현대를 사는 우리 인간은 발암성 물질을 끝없이 자기 입에 집어넣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모든 물질이 활성 산소를 발생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활성 산소를 분비시키는 물질은 너무나 많다. 저절로
발생하는 경우를 포함시켜 모두 다 조사한다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이다.
그러나 활성 산소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원인은 뭐니뭐니해도 스트레스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식품이나 약품 등도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스트레스인 것이다. 게다가 노르아드레날린과 아드레날린까지 분비시킨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결국 이 스트레스는 현대인을 질병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원흉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암도 발생시키고 뇌혈관도 막히게 하는
등 모든 질병의 근원으로 작용하여 인간으로 하여금 본래 타고난 120년의 수명을 고작 80년에서 마감 지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활성 산소는 인류의 가장 커다란 적이다. 그러나 그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결국에는 스트레스가 자리잡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할 때 우리 인간의 건강에 가장 해로운 것은 스트레스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란 무엇인가? 그것은 심리적·생리적으로 일그러진 상태, 간단하게 말해서 정신적으로 ‘싫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외부의 자극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불안이나 걱정, 욕구 불만이나 증오, 질투나 부러움, 열등감 등의 모든
마이너스 발상이 여기에 속하는데, 바로 이럴 때 달려드는 스트레스가 우리 인간을 병약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것을 피하게 하는 것이 뇌내 모르핀이다. 뇌내 모르핀이 나오면 스트레스는 마이너스로 작용하지 않는다.
스트레스에는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스트레스와 플러스로 작용하는 스트레스가 있는데, 이것은 수용하는 자세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찬 생선을 보고 ‘발암 물질이 있을 텐데 괜찮을까’라고 걱정하면서 먹으면 마이너스 스트레스가 된다. 간이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술을 마시면 정말로 간에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담배를 피울 때도 폐암에 걸리면 어쩌나
하는 등의 자책감을 느꼈다고 하자. 그것이 원인이 되어 폐암으로 발전하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그로 인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것 하나는 확실하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그로 인해 활성 산소가 발생하고, 그 결과 우리 인체가 어떤 해를 입게
되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더라도 ‘아, 이제 일이 끝났구나. 담배 맛 정말 좋군!’이라고 생각한다면 뇌내 모르핀인
β-엔돌핀이 분비되어 인체에 그만큼 이로운 작용을 할 것이다. 인간의 사고방식은 습관의 지배를 받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마이너스 발상을 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마이너스 사고를 하고 플러스 발상을 하는 사람을 계속 플러스 사고를 하게 된다.
플러스 사고와 마이너스 사고가 일정 기간 누적되면 현격한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뇌의 성장 완성기인 25세
전후까지 육체적으로 동일한 조건을 갖고 있던 두 사람이 ‘플러스 발상’의 인간형과 ‘마이너스 발상’의 인간형으로 나뉘어
생활하다 20년 후에 만났다고 하자. 외관상 나타나는 연령이나 건강 상태 그리고 노화의 정도 등을 볼 때 전자와 후자는 상당한
차이를 나타낼 것이다. 이것은 뇌내 모르핀을 정복한 사람은 인생을 정복할 수 있다는 논리를 증명하는 좋은 증거가 된다.
산화는 두렵다, 오래된 음식은 피하자
산소 때문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보면 산소가 서로 다른 두 가지 얼굴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산소는 우리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불가결한 물질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몸 밖에서 영양분을
섭취하고 그것을 산소로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는다. 만약 산소가 없다면 인간은 물론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물이 멸종하고 말
것이다. 산소는 이렇게 모든 생물에게 에너지 원천으로 작용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산소는 우리에게 매우 유익한 반면 앞에서 설명한 활성 산소로 변화되어 질병을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시키며 끝내는 생명까지 앗아가기도 한다. 공기 중에서 산소가 일으키는 다음의 작용을 보면 산소가 얼마나 나쁜 역할을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① 쇠에 녹이 슨다.
② 고무가 탄력을 잃는다.
③ 버터나 식용유가 변한다.
④ 껍질을 벗겨 놓은 사과가 변색한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산소가 독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을 이해하려면 우선 지구에서 제일 먼저
생명체의 형태로 생겨났던 미생물에 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지구상에 최초로 생겨난 미생물은 처음에는 산소 없이도 살 수
있었다. 오히려 산소가 있으면 곤란한 생명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태양 광선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마름이 번식하기 시작했고, 이 수초는 노폐물로 산소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인간이 산소를 들이마시고 탄산가스를 토해내는 것과
정반대 현상이다.
이렇게 마름이 산소를 점점 토해내자 산소가 없이도 잘 자라던 미생물은 산소독의 해를 입어 모두 멸종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에 산소를 이용하는 미생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산소가 있는 곳에서 살 수 있는 미생물을 호기성 미생물이라
하는데, 산소로 구성된 대기권이 지구를 에워싸게 되면서 이 같은 호기성 미생물이 지천에 퍼지게 되었다. 한편 산소가 있으면
살지 못하는 미생물을 혐기성 미생물이라 하는데, 이런 미생물은 거의 사라지고 공기가 닿지 않는 깊은 땅 속이나 바다 속 혹은
인간의 내장 속에서 근근이 생명을 유지하게 되었다.
우리 인간의 체내에는 산소를 꺼리는 혐기성 미생물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세포 핵이 바로 그것이다. 세포 핵
주변에는 에너지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 미토콘드리아의 활력이 떨어지면
세포의 핵과 산소가 닿게 된다. 그것을 현미경으로 관찰해 보면 핵은 산소와 부딪치는 순간 바로 죽어버린다. 이 현상에서 잘 알
수 있듯이, 산소는 인간이 사랑하는 에너지를 만드는 데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지만 동시에 독으로 작용하는 부정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산소를 캡슐로 싸서 에너지를 만들 때만 조금씩 사용하고 그 외는 공기가 없는 환경에서 살 수 있다면 인간의 생명이 몇 백
년으로 연장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산소는 생물에게 독약이나 다를 바 없는 물질로 작용하는 것이다. 식품을 공기 중에
두면 점점 상하게 되는 것이 그 증거 가운데 하나다. 고기나 생선은 산소에 닿으면 10초 단위로 상태가 나빠진다. 이것이
산화라는 현상이다.
산화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체내에 산화물을 집어넣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녹을 체내에 집어넣는 것과 같으며, 따라서
그 인체 역시 그만큼 산화가 촉진된다. 이 같은 산화를 억제하는 물질을 항산화 물질이라 하는데 비타민C,비타민A 그리고
비타민E 등이 이 같은 작용을 한다. 야채나 허브(herb) 등의 식품은 자체 내에서 스스로 산화를 막는 항산화 물질을 만들고
있으므로 이런 식품을 섭취하면 항산화력을 키울 수 있다.
참고로 식품을 섭취할 때 가장 이상적인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주스를 마실 경우에는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즉석에서
갈아 미시는 것이 가장 좋다. 캔에 넣어 아무리 잘 저장한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일정 부분의 산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초밥도 미리 썰어 놓은 생선은 이미 상당 정도 산화가 진행된 상태이므로 즉석에서 잘라 만든 초밥은 그 신선도
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나타낸다. 흔히 식이요법을 할 때 무엇을 먹느냐, 얼마나 먹느냐에 가장 관심을 기울이기 쉬우나 실은 그
재료가 얼마나 신선한가 하는 점에 제일 먼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건강을 위해서는 오래 된 식품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신선도라는 관점에서 볼 때, 식품 가운데서 특히 주의할 식품은
기름을 사용한 가공 식품이다. 기름을 사용한 가공식품은 대개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데, 식물성 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 많기 때문에
분자 구조가 불안정한 상태로 체내에 들어가서 역시 분자 구조가 불안정한 활성 산소와 섞이기 쉽다. 이 양자가 결합되면
과산화지질아라는 녹 성분으로 변화되어 노화와 성인병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일을 열심히 하던 사람이 정년 퇴직 후에 성인병에 걸리는 이유
식사가 건강이나 젊음을 유지하는 열쇠가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기 나름대로 올바른 식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아무리 고령화 사회가 되어 전보다 오래 살 수 있다고 해도 건강하지 않으면 즐거운 노후를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암·심장병·뇌혈관 장해라는 이른바 3대 성인병은 변함없는 위세로 사람들의 인생을 괴롭고 음울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뇌의 노화나 치매 현상까지 걱정해야 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심각하게 걱정할 나이가 아닌데도 건강이 나빠져 고생하는 사람 역시 늘어나고 있다. 한창 일할 나이에 성인병으로
도중하차하는 사례나 개미처럼 열심히 일하던 회사원이 정년 퇴직을 고비로 갑자기 쇠약해지는 예도 흔히 보게 된다. WHO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일을 왕성하게 할 수 있는 건강한 사람에게 일을 시키지 않고 시간과 돈을 충분히 제공한
것이다. 따라서 실험 대상으로 선정된 사람들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마음껏 놀아야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얼마 안 가서
성인병 형태로 나타났다.
일을 하는 것은 건강에 좋다. 이것이 WHO의 실험을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일을 좋아하고 기기에서 보람을 느끼는
사람한테는 열심히 일하는 과정 자체가 뇌내 모르핀을 분비하는 계기가 된다.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일할 기회를 빼앗기면 중성
지방이 증가하거나 혈당치가 높아져서 쉽게 질병 위험 권에 들어간다. 의학적으로 볼 때, 정년 후에 치매 현상이 나타나거나 질병에
걸리는 현상은 충분히 설명 가능한 것이다.
여기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현대 사회는 WHO의 실험에서 부여한 상황을 정년이 지난 사람에게
자동적으로 떠안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60세라는 연령은 현역으로 일할 수 있는 충분히 건강한 나이다. 그런데도 강제로
일을 빼앗아버리는 것이다. 돈만 있다면 먹는 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 요즘 세상이다. 굶어 죽는 상황을 체험하기가 오히려
힘든 시대라 할 수 있다. 돈도 연금이라는 형태로 일정액을 지급받고 있다. WHO의 실험과 너무나 비슷한 상황에 처하는
사람이 양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같은 환경에 처하면 어떤 인간이든 성인병에 쉽게 걸린다는 WHO의 실험 결과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건강과 장수는 병행한다. 유일한 예외는 의료 기술이 발달하여 식물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것뿐이다. 이것을 제외하면 건강과
장수는 거의 대부분 병행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한창 일할 나이인 60세 고참 대부분은 아주 쉽게 질병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결과를 면치 못할 것이다. 통계적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난다고 해도 그것은 억지로 생명을 부지하는 사람의 수를
늘리는 외에 다른 의미가 없다.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이 같은 사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정부는 국가 시책이나 법률 문제를
떠나 국민 개개인이 바라는 바를 충족시켜 주는 차원의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마즈로의 욕구 단계설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인간에게는 갖가지 욕구가 있다. 그리고 그 욕구는 각기 단계가 있어 저
차원적인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비로소 다음 단계의 욕구로 발전한다. 따라서 개개인이 욕구를 느끼는 단계는 각자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그것을 한데 모아 관리한다는 것은 사실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욕구를 파악하면
총체적인 관리가 가능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대인 일반은 과연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을까. 건강 분야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이
집약할 수 있을 것이다.
①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싶다.
②치매를 예방하고 싶다.
③오래 살고 싶다.
④기억력을 유지하고 싶다.
⑤노화 속도를 늦추고 싶다.
⑥퇴직 없이 오랫동안 일하고 싶다.
⑦피로를 풀고 싶다.
⑧암을 비롯한 기타 질병에서 해방되고 싶다.
⑨살을 빼고 싶다.
⑩스트레스를 피하고 싶다.
⑪여유를 즐기고 싶다.
⑫정력을 유지하고 싶다.
대충 이런 내용이 아닐까? 그래서 이런 욕구를 전부 충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즐겁고 활력이 넘치는 인생을 살아갈 것이며, 이런 사람이 늘어난다면 사회 전체에 활력이 생길 것이다.
뇌를 활성화시키는 식생활의 세 가지 포인트
병이란 ‘생물체의 몸에 생리적으로 이상이 생기는 현상’이라는 것이 종래의 견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를 통해 병이 인간의 마음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최근에 잇달아 밝혀졌다. 인간의 마음은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및 시대와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다. 사회 환경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고 한 인간의 마음은 그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의사가 한 인간을 진찰할 때, 육체를 살펴보고 혈액이나 심전도를 검사하는 등의 의료 행위 그 자체만 중시하면 그 사람의
질병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없다. 그 사람이 신봉하는 사회 이념과 사회나 가정에서의 위치도 자세히 파악하여 질병이 생기게 된
원인을 다각도로 규명하여야 한다. 물론 의료 행위 그 자체만 충실히 하면 현재의 건강 상태는 파악할 수 있겠으나, 앞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선적인 예측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사회’와 ‘몸’과 ‘마음’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진정한 건강이라 말할 수 없다. ‘병은 마음에서’라는 옛말에 나오는 ‘마음’은 사회가 만들어내는 것이며 그 시대의 환경에
따라 영향력을 발휘하는 양태가 다르다 할 수 있다.
병의 유무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으로 의료 행위가 끝나는 시대는 지났다. 앞으로는 병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 즉 예방에
대한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병을 미연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영양 보충, 적당한 운동 그리고 스트레스의 해소가 불가결한
요소가 된다. 명상으로 이완 상태를 만들어서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적당한 운동을 통해 근육을 붙이고 기존의 근육을 유지시켜야
한다.
그리고 다음 세 가지 사항을 착실하게 지키는 식생활이 필요하다.
①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한다.
②혈관 막힘을 예방한다.
③활성 산소를 중화시킨다.
식생활로 뇌의 건강을 유지하려면 위에 열거한 세 가지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우선 항목 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설명해 보겠다.
뇌내 모르핀은 누차 말했듯이 단백질로 구성된다. 그런데 이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사슬처럼 엮여 만들어지는 물질이므로
아미노산이 필요하다. 반면에 아미노산은 식사를 통해서 섭취한 단백질이 분해되어 생겨난다. 아미노산은 20종이 있으며 그 중
8가지는 체내 합성이 불가능한 필수 아미노산이므로 음식물에서 섭취해야 한다. 나머지 12종은 체내 합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양질의 단백질을 매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으면 쉽게 지칠 뿐
아니라 뇌가 금방 망가져서 노망하거나 빨리 죽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뇌가 지치거나 망가지는 데는 개인차가 있다.
뇌세포를 활성화시켜 주면 망가지는 세포 수는 현저하게 감소한다. 여기서 뇌세포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뇌내 모르핀이므로 뇌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도록 유의해야 한다.
현재 뇌내 모르핀은 20종 정도가 알려져 있는데, 그 중에서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이미 앞에서 충분히 설명했다. 티로신은 아미노산 한 개로 이루어진 극히 단순한 물질이지만 마약 모르핀과 아주 흡사하며 그 작용도
거의 같다. 마약 모르핀은 중독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따르지만 이것은 그런 위험이 전혀 없다는 차이가 있다.
바로 이 티로신이 뇌내 모르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단백질은 지방처럼 한꺼번에 많이 먹어둘 수 없는 영양소이므로 필수 아미노산을 많이 포함한 음식을 매일 충분히 먹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육류와 생선류 그리고 콩류가 좋은데, 이 식품들은 단백질의 보고라 할 수 있다. 반면에 티로신 그 자체는
필수 아미노산이 아니지만, 뇌내 모르핀은 티로신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므로 각종 아미노산을 골고루 섭취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식생활에서 항목 ②를 충족시킬 방법에 대해 정리해 보자.
혈관을 막히지 않게 하는 데는 제 2의 심장이라 불리는 근육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제 2장에서 언급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물질은 식사를 통해서 체내에 들어오므로 식생활 역시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혈관이
막히는 원인으로 우선 지방을 들 수 있다. 지방은 음식 맛의 원인으로 작용하므로 인간은 지방이 많은 음식을 즐겨 먹을
수밖에 없다. 반면에 지방질이 적은 음식은 혈관에 좋지만 맛이 없어서 식사하는 즐거움을 잃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을
섭취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지방 자체를 피하는 식사법보다는 전체적으로 저칼로리를 지향하는 식사법을 통해 음식 맛도 느끼고 체내로 들어온 지방 자체도
소모시키는 방식이 가장 무리가 없는 것이다. 저칼로리 식사법은 예로부터 수도를 쌓는 사람이 지켜야 할 철칙 가운데 하나로
알려질 정도로 중요하다. 반면에 과식은 젊음과 건강을 해치는 최대의 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과식은 몸에 해로운 것인가. 남아도는 영양소가 모두 지방으로 변해 혈관에 누적되기 때문이다. 지방은 우선
혈관에 고인 다음 간장과 피하의 순서로 고이게 된다. 이처럼 누적되는 지방의 특성 때문에 우리는 몸을 움직여서라도 소모시켜야
한다. 지방을 산화시키려면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사실 역시 이미 앞에서 충분히 설명했다.
세 번째로 식생활에서 항목 ③을 충족시킬 방식에 대해 정리토록 하겠다.
활성 산소를 중화시키는 대책으로 바람직한 것은 항산화 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항산화물질이란
산화를 억제시켜 주는 물질로 비타민 C, A, E 등이 알려져 있다. 그 밖에도 최근에 녹차나 참깨, 녹황색 채소나 각종
식물, 어패류 등에서도 새로운 항산화물질이 발견되고 있다. 또 하나는 체내에서 활성 산소 중화제 SOD를 충분히 합성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SOD는 효소 즉 단백질이므로 여기서도 단백질을 충분하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한 관건으로 작용한다. 또
하나는 미네랄(mineral/광물질. 생리 기능에 필요한 광물 화합물이나 광물 원소)이다. 음식을 통해서 철이나 아연
그리고 셀레늄(selenium) 같은 미네랄을 충분히 섭취하면 체내에 SOD 합성 능력을 증가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다음으로 몸을 녹슬게 하는 성질을 가진 기름, 특히 식물성 기름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식물성 기름에는 불포화성
지방산이 많은데, 이것이 체내에 들어가면 활성 산소와 결부되어 과산화지질이라는 일종의 녹을 만들게 된다. 이 녹이 단백질과
합쳐져서 노인성 검버섯의 노화 색소를 만든다. 물론 불포화지방 가운데에는 인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도 있으나, 평소 식생활을
통해서 충분히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을 포함한 식품은 물론 드레싱이나 마요네즈 같은 형태로 기름을 과다 섭취하는 식생활은
적극적으로 피하는 것이 좋다.
활성 산소는 체내에서 에너지를 발생할 때 반드시 발생한다. 이것은 피할 방법이 없다. 그뿐 아니다. 활성 산소는
자연계에서도 발생한다. 저기압이 되면 공기 중에서 다량의 활성 산소가 발생하여 지병으로 시달리는 사람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정도의 영향을 미친다. 원래 공기 중에는 0.2%의 활성 상소가 있다. 즉 활성 산소는 천재와 같은 것이어서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지 모르나, 살아 있는 한 그 해를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 독을 중화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음식의 재료와 먹는 양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고칼로리 식사를 하면 단백질이나 탄수화물 등 남아도는 모든 영양소가 지방으로 변한다. 뇌를 위해서는 고단백질 식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이에 따른 지방의 섭취가 문제가 된다. 지방은 혈관 막힘의 큰 원인이 되므로 그것을 막으려면 저칼로리
식품을 섭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쾌적한 수면을 취하면 체내에서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 성장 호르몬은 잠자고 있는 사이에도 근육을 강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식후에 흥분하게 되면 노르아드레날린이 나오고 이것은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혈당치를 높인다. 기억력에
관여하는 뇌 속의 해마는 에이 텐 신경(쾌감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뇌내 모르핀을 이끌어 내는 신경 덩어리의 근본도 에이 텐
신경이다. 산소는 플러스 전위를 가지며 수소는 마이너스 전위를 갖고 있다. 마이너스 전위를 갖고 있는 물질이 몸에 좋다.
수영 자체는 건강에 좋으나 염소 분말을 투입한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행위가 된다. 식수로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될 수 있는 한 정수된 물을 마시도록 해야 한다.
된장은 뇌세포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최고의 자연 식품이라 할 만큼 건강에 도움을 준다. 콩을 사용한 식품은 아미노산
밸런스가 뛰어나 뇌내 모르핀의 재료로써 가장 적합하다. 특히 쌀밥과 콩을 곁들이면 쌀에 부족한 아미노산은 콩이 함유하고
있고, 콩에 부족한 아미노산은 쌀이 함유하고 있어 결점을 상호 보완하여 최고의 아미노산 밸런스를 이룬다. 갓 태어난 아기가
엄마 젖을 빨 수 있는 것은 이미 뇌 안에 그러한 노하우가 입력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억은 DNA, RNA에 새겨져 있으며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자아는 늘 자각하고 있다. 이것은 본능이나 생리적 욕구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독성인 활성 산소가 많이 발생되는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란 신체에 가해진 심리적, 생리적 일그러짐을
말한다. 매사에 마이너스로 받아들이면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불안이나 근심, 욕구불만이나 증오, 질투나 부러움, 열등감
등의 마이너스 발상은 모두 스트레스의 원천이 된다. 뇌내 모르핀이 분비되면 스트레스가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일을 즐기는 사람에게서 그것을 빼앗으면, 중성지방이 증가하여 혈당치가 높아지고 곧 질병 위험 영역으로 들어서게 된다.
샐러리맨이 정년 퇴직 후 치매나 성인 병에 걸리게 되는 원인은 좋아하는 일로부터 소외 당한 결과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뇌내 모르핀을 잘 분비시킬 수 있는 식생활의 포인트는 다음 세 가지이다.
①양질의 단백질(아미노산)을 섭취한다.
②혈관 막힘을 예방한다.
③활성 산소를 중화시킨다.
제4장 뇌가 젊으면 125살까지 살 수 있다
지금까지 간과되어 온 뇌의 건강
최근 평균 수명이 80세에 가까워지면서 사람들은 오래 살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본래 인간의
수명은 이보다 훨씬 긴 120∼125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물체로 유지할 수 있는 자신의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는다. 가끔 개나 고양이의 수명은 어느 정도이며 말의 수명은 몇 년인가 궁금할 때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수명’이란 한계
수명을 말한다. 인간의 한계 수명은 대충 계산해 보더라도 100년이 넘는다. 동양의학에서는 ‘160세설’이라는 말도 있으며,
신선도 같은 책에는 장수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근거가 없으니 뭐라고 말할 수 없다.
일본만 하더라도 백 살 이상의 노인이 5천여명이나 있다. 그러나 이것을 초장수로 볼 수는 없다. 이런 분들이야말로 인간
본래의 수명을 살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25살이라는 한계 수명은 어디에 근거하는 것일까. 이것은 뇌의 발육 기간을
근거로 산출한 수치이다. 인간의 뇌는 대개 25살까지 성장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한계 수명은 뇌 성장 기간의 5배이므로
25×5=125년이라는 기간이 산출 되는 것이다. 척추 동물 모두가 이 등식의 적용을 받는다. 우리 집안에는 109살,
107살, 105살로 100살 이상 장수한 선조가 세분이 계시나, 아직 110살 대로 들어간 사람은 없다. 나는 금년에
56살인데 어떻게든 그 선을 돌파해 보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의 학문 수준으로 볼 때 이것은 충분히 실현 가능한
욕심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인간은 한계 수명보다 일찍 죽는가. 평균 수명을 나타내는 통계 수치는 사고와 유아의 사망도 포함한
것이므로 실제보다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00살 이상 장수하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해도 아직 그리 많은
숫자가 아니다. 분명 어딘가에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있는 것이다. 그 원인은 대부분 라이프 스타일에서 비롯된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식생활이다. 과식이나 편식, 화학 물질의 영향 등이 특히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철야를 하거나 밤낮을 거꾸로 사는 생활도 바이오 리듬(biorhythm/육체·감정·지성 등을 통해 일정한 주기로 나타나는
생명 활동 리듬)를 깨뜨려 몸에 무리를 준다. 세 번째는 부족한 운동량이 몸을 녹슬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뇌라고 할 수 있다. 뇌가 튼튼하고 근육만 어느 정도 붙어 있다면
100살 이상 사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뇌를 돌보지 않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몸을 단련하고 식사에 신경을 써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뇌를 단련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데 있다. 흔히 머리를 쓰라고 말하지만, 지금까지 누누이
설명했듯이 무턱대고 쓴다면 아무 효과도 없다.
건강과 장수를 위해 머리를 쓰라는 것은 플러스 발상을 습관화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플러스 발상을 하면 뇌내 모르핀이
분비된다. 뇌내 모르핀이 분비되면 뇌세포가 활성화된다. 그래서 라이프 스타일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면 언제나 젊음을 유지할 수
있고 성인병도 예방할 수 있다. 장수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최대의 적은 성인병이다.
현대처럼 의료 기술이 발달한 시대에서도 성인병은 좀처럼 고치지 못한다. 어쩌면 이것은 당연한 현상일는지 모른다.
성인병은 만성 질환의 일종이기 때문에 아무리 퇴치시키려고 노력해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왜냐하면 성인병은 그 원인의
80∼90%가 누적된 스트레스, 즉 마음의 병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양의학은 병이 난 국소만 치료하고
가장 중요한 마음의 치료는 소홀하게 다루어 왔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어떤 면에서 너무나 당연한 결과일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서양의학은 병이 난 국소는 얼마든지 진단할 수 있지만, 마음을 판단할 방법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이 가능하다. 뇌생리학의 발달로 마음의 변화를 상당 부분까지 물질적으로 해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뇌내 모르핀을 잘 분비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밝혀졌다. 한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에 따라 뇌 안의 물리적
환경도 변화된다. 이런 변화를 관찰하면 그 사람이 건강한 몸으로 지낼 수 있는 지, 가까운 장래에 어떤 병에 걸리게 될
것인지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현대의학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 아직도 질병 부위에 초점을 맞춘 치료만 고집하고
있다. 위에 염증이 생기면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을 준다. 하지만 그 약이 염증을 가라앉히는 동시에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염증을 고치는 것이 급선무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암이 발생하면 환부를
잘라내거나 방사선으로 태워버린다. 하지만 발병 원인을 파악해서 그 원인을 제거하지 않는 한 암이 재발할 건 너무나 뻔한
사실이다. 이런 관행이 잘못된 의료 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이유는 현재의 의료 제도가 이미 병이 난 환자만
상대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은 병원에 찾아오지 않는다. 찾아오는 것은 병에 걸린 사람뿐이다. 반대로 건강 관리를 위한 시설에서도 환자를
받아주지 않는다. 쇠약해 보이는 사람도 없다. 건강한 젊은 이들만 모여서 육체를 단련하고 있을 뿐이다. 인간이 나이가 들어
쇠약해지는 것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고령화 사회로 전환해 가는 이 시점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은 나이 든
사람들이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게 하려는 발상의 전환과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적절한 시설이다. 병을
치료하는 시설도 중요하지만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휴식을 취할 시설도 필요하다. 이런 시설에서 병에 걸리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생활 지도를 한다면 노인을 괴롭히는 건강상의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이며 많은 사람이 인간의 한계 수명인 125살까지 살
수 있으리라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인간이 병에 걸리는 것이야말로 이상한 일이다
사람은 병에 걸리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나이가 들어
병에 걸리지 않으면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병은 우리에게 가까운 존재가 되어 버렸다. 의술과 의료 기관은 환자를 구제하기
위하여 존재한다. 그런데 의술이 발달하고 의료 기관이 이렇게 많아졌는데도 환자는 줄지 않고 오히려 점차 늘어나는 실정이니 정말
어이가 없다. 인간은 본래 병에 걸리지 않는 건강체로 한계 수명까지 살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늘날
갖가지 질병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난치병이 점점 증가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하나는 병에 걸리는 게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라는 사고가 만연하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당연히 병이 생기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서양의학의 발달이 가져다 준 웃지 못할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옛날에는 ‘404병’이라고 해서 병의 수를 나타내는 말까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의사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병의
종류가 많아졌다. 이것은 국소·장기별 의학이 가져다 준 크나큰 폐해이다. 장기별 의학은 병의 가짓수만큼 치료법도 많아진다.
게다가 그 치료법은 국소의 병을 치료하는 데만 전념하기 때문에 그 병은 낫지만 또 다른 병을 유발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변한 이유는 의사도 일반인도 병에 걸리는 것이 이상할 게 전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심리학 분야에서 최근에 밝힌 중요한 사실은 ‘인간은 자신이 사고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논리에서
볼 때,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리는 현상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병이나 환자의 수가 점점 증가한다고 말할 수
있다. 동양의학은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은 앞에서 충분히 설명했다. 동양의학이 이렇게
사고하게 된 배경에는 ‘인간은 본래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존재’라는 건강관이 깔려 있다.
나는 동양의학의 이 같은 사고방식을 철저하게 지지한다. 동료들 가운데에 의학은 참으로 멋진 것이라고 늘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그 이유는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고쳐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 동료는
병이 난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의사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며, 의사는 병을 고쳐 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서양의학의 배경에 깔려 있는 사고방식이다.
사회적 상황도 이런 사고를 부추기는 커다란 원인으로 작용한다. 병에 걸리지 않는 방법을 지도해서 미연에 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되면 병원에 찾아오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고 그러면 의사가 먹고 살기 어렵게 될 것이다. 동시에 거대한 자본을 투자한
의료 재단 역시 경영상 커다란 문제에 봉착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여기에서 더욱 위험한 것은 그 치료 방법이다. 병원끼리 혹은 의사끼리 치료 성과를 다툰다고 하면 이상하겠지만, 어쨌든
국소의 병만 신속하게 치료하고 끝내려 하기 때문에 몸 전체 상태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의료 형태 때문에
암세포는 없앴지만, 환자는 죽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병을 고친다고 해서 환자가 건강을 되찾는다고 할 수
없다. 이런 모든 현상은 결국 ‘병에 걸리는 것이 이상하다’는 인식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개선하지 않는 한, 질병의 종류와 환자의 숫자 그리고 의료비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생물계 전체를 볼 때, 인간만큼 병치레를 많이 하는 동물은 없다. 동물은 의사가 없어도 종족을 보존하며 번영을 누리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자연계의 동물들이 질병에 대해 전혀 아무런 대책 없이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뇌 안에
새겨져 있는 본능에 따라 유익한 것은 받아들이고 해로운 것은 배제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몸에 갖추고 있는 자연 치유력과 체내의
제약 공장을 풀가동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히 건강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동물과 같은 이런 생활 방식, 즉
인간의 육체가 갖추고 있는 생명력을 최대한 살려나가는 것이 동양의학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이다.
그런데 그것은 언제부터인가 낡은 사고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 원리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경혈에 침을 놓으면 통증을 느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혈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어떻게 병을 낫게 하는가. 이 같은 의문점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 동양의학은 과학의 토대 위에 쌓아 올린 서양의학의 방법론에 늘 우위를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음양이나 사기라는 것은 전위이며 활성 산소이고 호르몬이었다. 동양의학의
원리를 이렇게 물질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자, 성인병 계통의 질병을 고치는 데는 서양의학보다 동양의학이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게 되었다.
병이 늘어나는 두 번째 이유는 지난 200∼300년 동안 인간이 저질러 온 형태와 관련이 있다. 특히 지난 100년
동안의 영향이 크다. 상징적으로 말한다면 벌레나 세균이 자라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인간도 살 수 없는 법이다. 인류는 농약을
사용해서 곤충이나 작은 동물은 물론 세균까지 모조리 죽여가면서 겉보기에만 훌륭하고 먹음직스러운 야채나 과일을 재배하는 데
열중했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여기에서 파생된 부작용의 한 예로 요즘 유행하고 있는 아토피(atopic, allergie/선천적으로 과민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과민성 피부염)를 들 수 있다. 아토피는 항상균과 공존할 수 없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사람의 피부에는 이로운
균과 해로운 균 등 여러 가지 균이 있으며, 이 균은 서로 상호 작용을 하며 피부를 보호한다. 그런데 그 균형이 깨졌을 때
아토피 증상이 일어 나는 것이다.
인간의 내장 안에서는 백 종 이상의 균이 서식하면서 인간과 공존하고 있다. 공존하다 보면 서로 해가 되기도 하지만 이익을
제공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국소 치료를 하는 약물이나 화학
물질이 섞인 식품·음료수 등이 이 같은 공존을 깨뜨려서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동물이나 곤충 혹은 미생물이 살
수 없는 토양에서 자라난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곤충과 세균 그리고 동물과 먹을 것을 다투는 환경이 오히려 인간의 건강에
유익하다. 다행히 최근에는 그런 환경을 되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으며, 그 방법론을 연구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몇 번씩 강조하지만 본래 인간은 건강하게 120년 이상 살아갈 수 있는 신체적 구조를 갖고 있다. 간장이라는 장기는
80%까지 잘라내도 생명에 지장이 없다. 그만큼 뛰어난 수용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건강체로 태어난 인간이 한계
수명인 125년을 살지 못하는 가장 커다란 원인 가운데 하나는 잘못된 건강관이다. 인간은 필요한 모든 것을 체내에 갖추고
있으며 늘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가슴속에 담아두기 바란다.
장수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끙끙 앓지 않는 것’
그러나 지나치게 자유롭게 제멋대로 살아가는 생활 방식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오래 살려면 세 가지 포인트에 유의해야 한다는 사실을 앞에서 설명한 바 있다. 그 세 가지 포인트에 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첫 번째로 식사를 들 수 있다. 동양의학에는 ‘의식동원’이란 말이 있다. 여기에서 ‘의’는 치료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의학적 측면에서 받아들이면 ‘질병을 치료하는 식품이 있다’는 뜻이 되겠지만, 실제로는 ‘먹는 것이 곧 치료’라는 말이다. 이
말은 잘못된 식사법은 건강을 해치지만 올바른 식사법은 병을 치유하고 건강을 유지시킨다는 뜻이다. 여기서 올바른 식사법이란
고단백·저칼로리 식사를 의미한다.
식생활이 건강의 열쇠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볼 때 사찰의 정진요리가 좋은 참고가 된다고 앞에서 설명했다. 확실히 그것은 좋은 식사법 가운데
하나지만 사람은 개개인에 따라 각자 그 신체적 조건이 다르다. 요산치가 높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당뇨기가 있는 사람도
있다. 혹은 간장이 약한 사람도 있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은 물론이고 질병에 걸릴 위험권에 들어 있는 사람 역시 자신의 신체적
특성에 맞는 식생활을 해야 한다. 개개인에 맞는 식생활 지도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올바른 식생활을 지도하는 기관은
거의 없다. 일단 질병에 걸리면 여러모로 보살펴 주지만, 질병에 걸릴 위험이 있더라도 아직 증상이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
사람에게는 식사법에 대한 적절한 지도를 해주는 기관이 없다.
나는 직업상 백 살까지 장수하는 사람과 만날 기회가 많다. 그런데 이런 분들은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음식을 가리지 않고 무엇이나 잘 먹는 다는 것, 둘째는 식사량을 정량의 80%정도로 억제한다는 것, 셋째는 동물성
음식에 치우치지 않고 야채를 많이 먹는다는 것, 마지막으로 몸을 많이 움직여 주는 것 등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조심해야 할 사항은 동물성 지방은 물론 식물성 지방도 지나치게 섭취하면 좋지 않다는 사실이다. 식물성
기름에는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체내에서 활성 산소와 합성되어 몸을 산화시키고 세포막을 상하게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성 기름은 특별히 섭취해야 할 이유가 없으므로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좋다. 한식과 양식을 비교하면 한식이
훨씬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것은 내가 동양인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서양식이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염분을 줄이고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에 유의한다면 한식은 최고의 장수식이라 할 수
있다.
장수의 두 번째 조건은 혈관이 막히는 현상을 예방하는 일이다. 성인병은 대부분 혈관 이상에서 시작된다. 당뇨병이나
통풍, 고혈압이나 동맥 경화도 결국은 혈관 막힘으로 인해 생기는 병이다. 그런데 혈관이 막히는 현상을 피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근육을 쇠퇴시키지 않는 것이다. 근육은 심장과 마찬가지로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근육이 약해지면 피의 흐름이 그만큼 나빠진다. 이것이 혈관 막힘 현상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앞에서
설명했다.
또 다른 하나는 혈관을 막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지방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은 혈관에
쌓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연소되면 큰 문제는 없으나, 지방은 근육 속에서만 연소되는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지방을
연소시키기 위해서라도 근육을 단련시킬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운동량이 줄어든다. 그러나 이것을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 나이 많은 사람이 과격한 운동을 하면 활성 산소의 해를 입을 가능성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운동량이 감소하는 현상은 자연의 섭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 역시 동물이기 때문에 운동을 중단하면 안 된다. 움직이지
못하면 동물은 죽는다.
움직이지 않는 것은 건강에 결정적인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나이가 들어도 평소대로 자연스럽게 활동하면 젊었을 때 붙은
근육이 줄어드는 일은 별로 없으며 근육을 유지하는 한 혈액 역시 원활하게 흐를 것이다. 성인병이 늘어나는 원인중의 또 다른
하나는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교통 수단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 많이 움직일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장수의 세 번째 포인트는 뇌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인간의 모든 활동은 뇌의 명령을 받는다. 면역체의 기능 역시 뇌의
통제를 받는다. 따라서 뇌를 쇠퇴시킨다는 것은 건강을 악화시킨다는 것과 직결된다. 그러나 현대인 가운데 뇌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머리를 쓰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면 좋은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되는 뇌 활용 법은 플러스 발상이다.
세계 어디를 가도 오래 사는 사람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끙끙 앓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플러스
발상이 생활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뇌내 모르핀을 그만큼 많이 분비할 수 있는 것이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뇌내
모르핀을 많이 분비시킨다면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 뇌내 모르핀을 분비하는 기준은 바로 α파인데, 뇌파를
α파 상태로 만들려면 항상 편안하고 즐거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너무 바빠서 좀처럼 그런 것에 신경을 쓸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있다. 잠자는 시간을 이용하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아무리 바쁜 사람이라도 하루에 한
번은 잠을 잘 수밖에 없다. 바로 이때를 활용해야 한다. 아무리 혹독한 상황에 처했다 해도 잠자리에 들 때는 미래의 꿈이나
희망 혹은 인생의 계획 등을 떠올리도록 하는 것이 좋다. 과거의 즐거운 추억을 되새기는 것도 좋다. 편안한 기분으로 잠들면
뇌세포가 활성화되고 근육에도 좋은 자극을 주어 운동한 것과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심한 스트레스가 쌓여 그것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그것을 플러스 발상으로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처음에는 힘겨울지 모르나 점차
익숙해질 것이다. 이것이 건강과 장수를 누릴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직결된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기 바란다.
그저 오래 산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건강하고 맑은 정신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식사와 근육 유지 그리고 플러스
발상에 유념한다면 이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고령화 사회로 들어서면서 사회적 문제가 조금씩 파생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약자가
된 노인을 젊은 노동력이 받쳐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령화 사회는 힘든 사회’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사회 제일선에서 물러났을 뿐, 노인은 그렇게 나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인생 경험이
풍부한 선배로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꼭 필요한 존재다. 체력이 필요한 일은 젊은 이들이 담당하고, 고령자들은 경험이 필요한
일을 담당하면 될 것이다. 물론 이런 역할 분담이 가능 하려면 노인도 건강한 육체와 맑은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노인은 자신은 물론 사회를 위해서라도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의사는 삼기 중에서 약과 메스만 사용하고 있다
세상에는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도 있지만, 지나치게 건강해서 인생을 헛되이 낭비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돈 버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거나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와 명예를 탐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것 자체는 크게
비난할 일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사람도 산 속에서 조난을 당하게 되면 지금까지 필사적으로 손에 넣은 것들이 아무 소용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돈이나 명예가 목숨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그것이 통용되는 사회는 상상외로
좁다. 거액의 수표를 끊는다 해도 조난을 당한 상황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10배, 100배의 돈을 벌었다
해서 10배, 100배를 먹은 것은 아니다. 역시 10배, 100배를 더 사는 것도 아니다.
반면에 성공한 사람일수록 고독하게 살기 쉽다.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사람이 주위에 없기 때문이다. 직장인도 회사
일에만 열중하면 당시는 만족할지 모르나 정년이 가까워지면서 ‘내가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하는 회의를 품게 된다. 이런
회의가 생기는 이유는 기존의 생활 방식에서 진정한 만족을 느끼지 못한 탓이다. 일에 열중하는 생활 방식이 꼭 허무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세상이 그만큼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마즈로의 욕구 단계설로 설명한다면, 전쟁 후 우리는 제 1단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단계에서 시작하여 안전과 소속의 욕구도
충족시켰고, 현재는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에서 자기 실현의 욕구로 전환하고 있는 단계라 할 수 있다. ‘내가 잘 되고 회사가 잘
된다면야……’라는 생각은 더 이상 현대인을 만족시키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이겨 돈과 명예를 획득했다고
가정하자. 과거에는 그런 성공을 향해 모두가 박수 갈채를 보냈다. 그러나 이제 이런 아메리칸 드림은 더 이상 박수를 받을 수
없다. 남을 짓밟고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왜냐하면 공생의 규칙이 확립되지 않는
한 인류는 멸망을 향해 치달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경 파괴 등의 행위는 자신 스스로 목을 조이는 행위와 똑같은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건강할 때나 성공을 거두고 있을 당시에는 좀처럼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기분이 최고조일 때도 남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또 이와 반대로 구사일생을 했거나 실의의 밑바닥에 빠져 있을 때 혹은 큰 병을 얻어 죽음에 대한 체험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런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서면 기존의 사고는 백팔십도 달라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질병이 꼭 나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순풍에 돛을 단 듯 살다가 생사의 고비를 헤매게 하는 질병과 맞닥뜨리는 순간, 정신이
번쩍 뜨이고 이제까지 굳어 있던 사고에 균열이 생긴다. 그 시점이 언제인가가 문제다. 죽음의 병상에서 뉘우친다면 이미 늦은
것이다. 가능하면 더 빨리 깨우치는 게 좋다.
건강이 지나치게 좋아서 인생을 헛되이 보내는 사람은 불을 환하게 밝히고 계란을 줄줄이 낳는 양계장의 닭과 같다. 그 닭은
머지않아 알을 못 낳게 되고 결국 닭고기로 팔리는 신세가 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 중에 어이없이 일찍 죽어버리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 역시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내 인생이니 어떻게 살아가든 내 마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지금까지
아무리 자기 멋대로 살아온 사람이라 하더라도 역시 누구나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욕심은 갖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위해 혹은 이웃을 위해 뭔가 보람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도 가끔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나는 그 사람에게 뇌내
모르핀 이야기를 해준다. 건강한 사람이나 현재 자기 생활에 별 문제가 없는 사람은 처음에는 좀처럼 수긍하지 않지만 어떤 계기가
생기면 갑자기 순수하게 받아들일 때가 있다. 바로 이럴 때 나는 의사가 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병에
걸릴 확률을 현저하게 줄이는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의사는 삼기 중에서 주로 약과 메스에만 의존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화를 통해서도 치료가 가능하다. 대화를
통한 치료는 환자의 몸 속에 있는 본연의 치유력을 이끌어내서 병을 치유하는 방법으로 아무 부작용이 없으므로 의사로서 자부심을 가질
만한 치료법이다. 전통 무예에서는 흡기와 호기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한다. 숨을 들이마셨다가 바로 내뱉는 것은 좋지 않으니,
숨을 들이마시는 것과 내뱉는 동작을 잠시 멈추라는 것이다. 그러면 혈관이 확장하여 대사 작용이 좋아진다. 내뱉을 때는 가슴
안의 혈관이 확장되지만 그 밖의 부분은 수축된다. 따라서 숨을 멈추었을 때 밸런스가 가장 좋다. 바로 이때 나쁜 기가
빠져나간다. 무도를 하는 사람은 바로 이 호흡법을 활용하고 있다.
기공 역시 동양의학의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태극권을 기공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태극권을 기공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태극권만 기공은 아니다. 넓은 개념에서 태극권이나 기타 무술을 비롯 명상도 기공에 포함된다.
즉, 아무것에도 구속되지 않은 편안한 상태에서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바로 기공인 셈이다. 그러므로 자기가 움직이고 싶은
대로 몸을 움직이는 것도 기공이며 즐거운 생각을 하면서 길을 걸어가는 것이나 세상을 위해 어떤 일을 할까 상상하는 것도
기공이다. 또한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편안한 마음으로 산책하는 것도 기공이다. 자연계의 에너지 리듬에 맞게 뇌내 호르몬의
밸런스를 조정하는 것은 모두 기공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플러스 발상을 하는 법
뇌내 모르핀을 분비하는 최고의 조건은 플러스 발상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플러스 발상을 한다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간단하기 않다. 왜냐하면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성공보다 실패를, 즐거운 일보다는 괴로운 일을 많이 접하기 때문이다.
즐거운 일이 있을 때 플러스 발상을 하는 것은 간단하다. 그러나 실패했을 때나 혹독한 환경에 처했을 때 어떻게 플러스
발상을 하는가. 바로 이것이 뇌내 혁명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플러스 발상의 진수는 좀처럼 플러스로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을 플러스 발상으로 전환시키는 데 있다. 설령 육친과
사별하더라도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최선의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평범한 인간은 좀처럼 그런
경지에 이르기 힘들겠지만, 마이너스 상황을 플러스 발상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테마이므로 이 점에 대해서 잠시
숙고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만약 죄가 있어서 죽어야 한다면 차라리 자기가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상대방이나 본인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갓
태어난 아기가 갑자기 죽었다고 가정하자. 부모의 슬픔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이 아이는 왜 태어났을까.
잠시 동안 부모에게 기쁨을 주었다가 그것을 송두리째 빼앗아 비탄의 나락으로 빠뜨리기 위해서 태어났는가. 그렇다면 너무나
가혹하다. 하나님도 부처님도 없느냐며 하늘을 향해 저주를 퍼붓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주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와 비슷한 사례가 성경의 욥기에 나와 있다. 재물과 가족, 명예와 출세 등 사회적으로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고, 또
독실한 신앙심 역시 따를 자가 없었다고 하는 욥. 그는 갖가지 재앙이 닥쳤을 때 한때는 하늘을 저주하지만 이윽고 자신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피조물인 인간은 창조주의 의도를 알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의학적으로 보더라도 인간의 인체 구조에는 해명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 간 하나만 보더라도 전체의 20%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80%를 제거해도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이다. 뇌세포 역시 전체 180억개 가운데에서 극소수만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일반 세포는 헤이프릭의 한계라고 하는 수명을 가지고 있는데 어째서 암세포는 영양만 공급되면 영원히 살 수
있는가. 이것도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다. 이런 의문에 대해 아직 명확한 해답이 없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한가지 사실은 명확하게 밝혀졌다. 뇌는 우리 인간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인생을 즐기며 살아 가기를 원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물론 우리 인간은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으므로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런 방향으로 살아갈 수 있으며, 인생을 불행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런 방향으로 살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이것이 뇌내 모르핀의 발견을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다만 전제 조건은 창조주의 의지에 합당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창조주의 의지에 역행하는 행위를 하면 아무리 행복하게
살고 싶어도 점차 파멸을 향해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노르아드레날린이나 아드레날린의 세계가 바로 그것이다. 뇌의 명령은 창조주의
명령과 일맥상통한다. 의학적인 견지에서 보면 창조주가 바라는 세상은 결국 자기 실현을 향한 세계로 귀착하게 된다.
그렇다면 자기 실현이란 무엇인가. 마즈로 박사의 해석을 빌리면 그것은 진, 선, 미, 약동, 개성, 완전, 필연, 완성,
정의, 질서, 단순, 풍부, 즐거움, 자기 충실 등의 개념이다. 말하자면 누가 보더라도 올바르고 훌륭한 생활 태도, 남에게
비난 받지 않고 즐겁고 충실하게 살아가는 생활 태도를 몸에 갖추는 것이 자기 실현이며 인간으로 태어난 목적이라 할 수 있다.
훌륭한 행동을 할 때 최고의 행복과 기쁨을 느끼게 되는 이유 바로 이것 때문인 것 같다. 지나치게 거창한 해석이라 뭔가
속아넘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실제로 뇌내 모르핀에 관련된 에이 텐 신경의 활동 유형을
살펴보면 역시 이것이 인생의 진실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에이 텐 신경은 원뇌에 있으며 파충류나 개나 고양이도 갖고 있는 신경이다. 이 신경은
쾌감신경이라 불리는데, 이 신경 세포가 자극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섹스나 식욕의 만족감을 쾌감이라 부르는 이유도 모두 이
신경 세포가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이것은 뇌내 모르핀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신경은 불가사의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일반 신경은 자극을 받는 방향이 플러스로 나가든 마이너스로 나가든 일정 정도에 도달하면 브레이크가 걸린다. 아무리
성욕이 강하더라도 일단 충족되면 그것을 억제하는 호르몬이 나와서 욕구를 멈추게 된다. 이것을 네거티브 피드백이라고 한다는 것은
앞에서 말한 바 있다. 식욕의 경우에는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과 인슐린이 그러한 관계에 있다. 뇌내 모르핀의 경우에도 억제
물질이 작용한다. 그러나 에이 텐 신경이 인간 특유의 전두연합야와 연결되어 작용할 때는 브레이크 기능을 하는 물질이
생기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인간이 진선미에 관계되는 행위를 하거나 정의로운 행동을 할 때는 그것을 방해하는 물질이
분비되지 않는다. 뇌내 모르핀이 계속 분비되어 나온다. 그런데 뇌내 모르핀은 마약 모르핀에 비해서 그 효력이 훨씬 크기 때문에
인간은 자기 실현을 하고 있을 때 가장 커다란 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나는 바로 이 같은 물리적 현상에서 창조주의
의도나 목적 같은 것을 느낀다.
일반적으로 예술가가 오래 사는 이유는 이들이 진선미에 관계된 일을 하기 때문이다. 뇌내 모르핀이 끊임없이 분비되어 창작
의욕을 고조시키며 나아가 창작의 기쁨으로 이어지게 된다. 나이팅게일이나 슈바이처가 90세까지 장수를 누릴 수 있었던 원인
역시 그들이 세상과 이웃을 위해 살았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의 눈에는 괴로운 일 투성이로 보이지만, 그들은 우리 생각과 달리
고도의 쾌감을 느끼며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 위인이나 현인들의 발자취를 보고 ‘고생이 많았겠다’고 하는 것은 속인들의 얕은
생각에 불과하다. 그들 자신은 실제로 굉장히 풍부한 마음의 재산을 누렸던 것이다.
20세기도 다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 뇌내 모르핀의 커다란 효능이 밝혀졌다는 것은 세상이 크게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필연성과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의지가 현존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든다. 너무나 훌륭한 대상을 보면 이제까지 우리는
외경심을 품을 뿐 자신이 직접 도전하려는 용기는 좀처럼 낼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길은 너무 힘들고 고되게 보일 뿐 조금도
즐거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인간은 전두연합야와 에이 텐 신경을 연관시켜 활동시킬
때 최고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것이 바로 마즈로 박사가 말한 ‘자기 실현’의 경지인 것이다. 자기
실현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지고체험’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판단한 마즈로 박사의 통찰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병에 걸리지 않게 만드는 것이 목적
나는 병원 사업 이외에 건강 의료원, 헬스 클럽, 메디컬 에스테, 건강 호텔 사업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확대
주의자란 말도 듣고 있으나, 이것은 모두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가 목표로 하는 것은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뿐이다. 건강 의료원은 병원과 별 차이 없으나, 이곳을 찾는 사람은 환자가 아니라 모두 건강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혹시 고질적인 질병이 발견되지나 않을까 두려워하며 찾아온다. 그런 사람들에게 쓸데없이 심리적인 부담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왔다가 ‘오기 잘했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려고 약간 정성을 기울인 것이 소위 ‘건강 의료원’이다.
우선 내부 장식을 완전히 우리 식으로 꾸미고 안내하는 사람도 간호사 복장 대신 전통 의상을 입게 만들었다. 그리고 전통
음악을 틀어주고 검사 후에는 즉석 요리도 서비스 하고 맥주도 마실 수 있게 했다. 너무 파격적이라서 처음에는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켰다. 그러나 가격이 예상외로 저렴했기 때문에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모두 놀라워했다. 일반 종합 병원에서 실시하는 검사
가운데에는 검사 대상으로 하여금 불안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많다. 특히 위 내시경은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건강 진단을
하는 단계에서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스트레스를 주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병을 예방하기 위한 장소에서 병의 씨앗을 뿌리는 행위와 같다. 이러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건강한 사람은 좀처럼
종합 병원을 찾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건강할 때 진단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종합 병원에 찾아오는
부담감을 덜어 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편안한 호텔 같은 공간을 연출해 보았던 것이다.
경영상의 적자는 각오하고 시작했는데 뜻밖에도 초만원 사태를 이루게 되었다. 지금은 헬스 클럽과 메디컬 에스테 시설도 갖추게
되었고, 앞으로 건강 호텔도 만들 계획이다. 나는 이런 것을 통틀어서 ‘토탈 헬스 엔지니어링’이라 부르고 있다. 환자만 찾아오는
병원에서는 동양의학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건강 의료원에서는 그 사람의 아킬레스건을
찾아내서 어디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충분히 살핀다. 또한 ‘이 상태가 계속되면 곧 뇌가 상하게 됩니다’, ‘심장이 나빠집니다’,
‘암이 됩니다’라고 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처방해 준다. 처방 내용은 올바른 식사와 운동,
명상 그리고 메디컬 마사지이다. 일반 종합 병원에서는 여러 가지 수치만 제시하는데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은 그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모른다.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경영상 돈벌이가 안 되기 때문이며 현재의 의료보험 제도가
잘못 되어 있기 때문이다. ‘건강을 회복시키면 그만큼의 보험료를 지불한다’는 시스템으로 전환하면 의사도 올바른 의료 행위를
하게 될 것이다. 현재의 의료 형태는 본래의 보습을 많이 역행하고 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의사에게 굽실거려야 하는 현상도
뭔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의사가 으스댄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동양의학에서는 환자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오늘날 그것이 뒤죽박죽 되어버린 것이다. 최근에 인폼드 컨센트(informed consent/환자의
동의·승낙)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는데, 나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의사로 일해온 지 30년, 그 동안 내가
추구해온 일이 바로 그런 것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겨우 내
의도를 이해하는 것 같다. 다행히 나는 어려서 동양의학을 접할 수 있어 남보다 빨리 그런 치료 방식을 실천할 수 있었다.
동양의학이 전반적으로 재평가되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으로 볼 때, 나는 앞으로 의료 행위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한시라도 빨리 고쳐야 할 것은 건강을 위해 뭔가를 희생시켜야 한다는 사고방식이다. 약물
요법이 하나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어린이가 천식 발작을 일으키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약물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도 소개했지만 우리 병원에서는 인슐린 주사를 맞던 당뇨병 환자가 찾아오면 인슐린과 내복약을 최대한 빨리
중단시킨다. 식사 요법과 운동과 명상 그리고 메디컬 마사지로 대신한다.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병이 나서 의사 신세를 지는 일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의사에게 배워 일상 생활 속에서 실행하면 성인병은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성인병에 걸리는 원인은 대개 그 사람의 문란한 일상 생활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건강했던 사람이라도
좋지 않은 생활 습관이 붙게 되면 차츰 질병의 골짜기로 빠져들게 된다. 만일 의사가 그 진행 과정을 알게 되면 그 단계에서
적절한 처방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단계에서 처방을 받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의사와 아주 친한 사람만
그 단계에서 처방을 받을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나는 병을 예방하는 차원의 전문의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동양의학은
건강을 증진시켜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고 환자의 자연 치유력을 끌어내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일반 의사 역시 그런 사고를
갖는 것이 사회 전반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의료 행위가 병만 치료하던 시대는 이제 종말을 고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병에
걸리지 않는 방법’에 관해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의사나 환자도 그런 생각에 의견을 일치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상당한
의료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우뇌를 많이 사용하면 α파 상태를 만들 수 있다
뇌파가 α파일 때 뇌내 모르핀이 나온다. α파와 뇌내 모르핀이 하나의 짝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뇌파가 α파를
유지하는 상태는 깨어 있는 것도 자고 있는 것도 아닌 그 중간 정도의 상태다. 잠에서 깨어나 일상적인 행동을 하고 있을
때는 잔뜩 긴장하게 되므로 뇌파는 β파 상태가 된다. 반면에 깊이 잠들어 있을 때는 θ파, δ파 상태가 된다. 하지만 깨어
있는 상태에서도 잠을 자는 것처럼 뇌의 활동을 떨어뜨리면 매우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면 잠재 뇌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DNA에는 본능 이외에 선조의 경험이나 지혜는 물론 정보까지 입력되어 있다고 설명했는데, 바로 그것이 우뇌에
저장되어 있다. 편안한 상태로 긴장을 이완시키면 잠재 뇌가 활동하고, 그러면 우뇌 역시 활발해져 α파를 방출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역으로 뇌파가 α파 상태가 되어 β-엔돌핀이 분비되면 내부에서 잠자고 있던 재능이 활동하여 우뇌에 저장된 기억이나
정보를 자유자재로 이끌어 낼 수 있게 된다. β파 상태에서는 상상도 못한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α파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뇌파를 α파로 바꾸는 요령은 좌뇌를 진정시키는 것이다. 우뇌와 좌뇌를 비교해 보면 평상시에는 좌뇌가 우위에 있다.
말이나 계산 논리를 관장하는 좌뇌는 말하자면 이성의 뇌이며, 사람이 잠에서 깨어나 활동하고 있을 때는 거의 좌뇌를 사용하게
된다. 좌뇌는 태어난 이후에 받은 모든 자극을 저장한다. 그러나 반복해서 동일한 자극을 받게 되면 그 자극이 우뇌로 입력되어
간다. 우뇌에 입력된 이것은 유전자에 새겨져 영구 보존된다. 천부적으로 그림을 잘 그린다거나 리듬 감각이 예민하다는 등의
천재적인 재능은 과거에 선조의 선천 뇌에 새겨져 있던 능력이 그 사람의 단계에서 발휘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의
선천 뇌에나 훌륭한 재능은 감추어져 있다. 소위 잠재 능력이 바로 이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능력을 끌어낼 수 있다면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인간이 훌륭한 재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재능을
계발하기는커녕 그 싹을 잘라 내 버리는 현재의 획일적인 교육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학교는 죽었다. 인간으로 하여금
자유롭고 활달한 분위기에서 자신의 독특한 개성을 계발하게 만드는 학교가 없기 때문이다. 획일적인 규격에 따라 평균 점수가
나오고 그 점수만 좋으면 괸다는 식이므로, 어느 특정 분야에 뛰어난 재능이 있더라도 다른 부분이 떨어지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그런 교육은 전근대적인 기업에 도움이 되는 인간만 길러왔을 뿐이다. 그것은 좌뇌만 사용하는 효율적인 기계 부품을
만들어낸 것과 같다. 전쟁 후에 비로소 발전의 틀을 다지기 시작한 우리 현실을 볼 때 그것은 당연한 결과였는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앞에 펼쳐진 세계는 그런 교육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의학적으로 볼 때도 우뇌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좌뇌는 의식적으로 에너지를 발생시켜야 하지만 우뇌는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도파민을 작용시킬 수 있다.
사람이 개성을 가지고 자신의 최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이 세상은 더욱 살기 좋은 사회로 변할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뇌내
모르핀을 분비할 수 있는 교육, 뇌파를 α파 상태로 만들 수 있는 교육, 우뇌를 많이 사용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그런 상태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최근에는 뇌파계가 있어서 그것을 사용하면 자신의 뇌파 상태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기계를 이용해서 자신의 뇌파가 어떤 때 α파 상태가 되는지 파악한 다음, 그런 상태를 최대한 오래
지속하도록 훈련하는 방법이 좋다.
또 하나는 신념을 갖는 일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 신이나 절대적인 존재 혹은 동경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신념이라 부른다. 신념이 있으면 사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면 플러스 발상 역시 그만큼 쉬워진다. 이런
상태는 신앙심이 독실한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종교에 깊이 빠지면 남이 보기에 이상하지만 본인을 무한한 행복을
느낀다. 어떤 종교든 나름대로 신자를 획득할 수 있는 이유는 믿음 그 자체로 뇌내 모르핀을 분비시킬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태가 되려면 신앙심도 좋지만 신념이나 사명감을 갖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신념을 갖고
있으면 뇌를 컨트롤하기 쉬워진다.
현재의 교육제도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이 같은 신념을 길러 주지 못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최근 교내
폭력과 동료 학대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것은 신념이 없는 사회가 만들어낸 전형적인 피해의 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피해자에게 지나친 동정을 보이는 반면 가해자를 규탄하는 데 열중하고 있으나, 내가 보기에는 가해자
역시 피해자인 것이다. 교통사고의 가해자가 나중에 피해자 이상의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교내 폭력도
이와 같다. 친구를 학대하거나 구타하는 아이들의 뇌 발육 과정을 보면 정신구조가 마즈로의 첫 번째 욕구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아직 안전에 대한 욕구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마음의 안정에 대한 욕구는 거의 무방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누가 보아도 잘못된 행위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친구를 협박해서 돈을 빼앗다가 발각되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행위를 태연하게 되풀이한다는 것은 일종의 자살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저급한 단계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자신을 망치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그 욕구 자체가 어린이 당사자에게는
살아가는 보람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보람을 누리기 위해 무척이나 애쓴다. 그것을
추구하지만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자포자기한 나머지 자기 학대를 향해 내닫기도 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게
더욱 막막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극도로 초조해진다. 그러나 뇌가 좀더 발육하면 자기가 저지른 행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닫게 된다. 그러면 자연히 안전에 대한 욕구가 생겨 자신에게 마이너스가 되는 행위에 제동을 걸게 된다.
최근에 교내 폭력이 증가하는 또 다른 배경으로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을 들 수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바라든 바라지 않든
아침부터 밤까지 공부를 강요당한다. 정말로 공부가 좋아서 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런 아이들은 공부를 하면 할수록
뇌내 모르핀을 분비할 수 있어 더욱 열심히 공부에 임할 수 있다. 부모들은 툭하면 ” 를 봐라,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라고
말한다. 그러나 공부가 싫은 아이를 강제로 시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노르아드레날린과
아드레날린의 세계에 빠져들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친구들과 놀면서 몸을 단련시키고, 인간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규범을 배워 성인으로 살아갈 준비를 하게 된다. 운동 경기를 통해 다른 아이와 경쟁하면서 ‘나보다 뛰어난 아이가 있다’
든가 ‘노력하면 그 나름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며 성장한다. 그런데 현대 교육은 절대적 가치 평가의 잣대만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상대보다 좋은 점수를 얻기만 하면 최선이다. 이런 경쟁 구조에서는 상대를 밀어내는 것이나 적대시하는 것밖에
배우지 못한다. 다시 말해 ‘나만 잘 되면 된다’는 이기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대체로 공부를 잘하면 좋은 대학에
사고 그러면 일류 기업에 취직할 수 있다. 그런 것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는 자체가 발상의 빈약함을 뜻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인간의 유형과 인생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하는 즐거움을 완전히 빼앗기고 말았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너무 불쌍할
뿐이다.
어느 학급이든 학업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 한두 명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동시에 성적이 형편없는 아이도 한두 명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힘이 센 아이가 있는가 하면 친구를 잘 사귀는 아이도 있다. 갖가지 개성이 하나의 학급 속에 뒤섞여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학업 성적이 좋은 학생 이외에는 모두 쓸모 없는 인간으로 규정하는 것이 현재의 교육 현실이다. 이런
학교에서는 학업 성적 이외의 재능을 가진 학생은 무척이나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자신의 개성을 정상적으로 발휘할 공간이 없어진
학생은 급기야 쇠막대로 부모를 때리거나 살인 강도 행위도 서슴지 않게 된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모두 다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다. 수준을 한 단계 높여서 우리 인간은 무엇 때문에 태어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가를 가르쳐야 하는데, 그런 것을 가르칠 사람이 없다. 일반인은 물론 교사 자신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이런 문제점을 차분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물론 반도체나 자동차를 잘 만들어서 수출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이것은 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상당히 필요한 역할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만 혈안이 된 나머지, 가장 중요한 인간
교육은 뿌리 채 뽑혀나가고 말았다.
뇌내 혁명은 삶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
노골적으로 말하면, 인간은 원래 쾌감 법칙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동물이다. 뇌내 모르핀을 분비하자는 이유도 이 법칙에
충실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저 차원적 욕구만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인간은 파충류나 개나 고양이와 별 차이가 없는 존재로
전락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뇌내 모르핀이 뇌의 전두연합야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전두연합야네는 인간의 예지가 들어 있어
이것이 에이 텐 이라는 쾌락 신경과 연결되면 인간은 쾌락을 즐기면서 높은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진흙땅에 넘어졌다고 하자. 이때 자신의 옷을 더럽히면서도 도와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르는 체
지나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아이를 도와준 사람의 심리는 도대체 어떤 것일까. 옷을 더럽히면서까지 아이를 도와주는 행위는
어디로 보나 훌륭하다. 그러나 이것도 뇌가 그런 행위를 명령했기 때문이며 그 결과 그 사람은 그만한 쾌감을 느끼게 된다.
반면에 그냥 지나친 사람은 뇌가 그냥 지나치도록 명령했기 때문에 모른 척 한 것이다.
명령하지 않았는데도 의무감이나 책임감 때문에 아이를 도와준다면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결국 원하지 않는 행위를
함으로써 정신적으로 커다란 손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뇌내 모르핀을 잘 분비하는 훈련을 쌓았기 때문에 이런 사람은 어느 상황에서나
쉽게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부럽다면 부러운 일이겠지만 자진해서 배우고 싶은 생각은 없다. 유명한 마술사를 만난 것 같은
놀라움은 있겠지만, 결코 정신적으로 높은 경지에 도달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이 분비하는 뇌내 모르핀 역시
그다지 높은 레벨이라 할 수 없다. 아무리 뇌내 모르핀이 많이 나오더라도 신의 선물을 받지 못할 때가 있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각자 독특한 사명을 갖고 태어났다. 그것이 무엇인지 자각할 수 있을 때 신은 그 인간에게 뇌내 모르핀을
분비하게 해주고, 지칠 줄 모르는 활력과 성실함으로 발전적인 사고를 펼쳐나가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파악하려면 DNA에 의존 할 수 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뇌파를 α파 상태로 만들어 잠재의식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뇌내혁명이란 바로 그런 것이며, 그것은 삶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면 그
사람은 무한한 기쁨 속에서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